'제 2의 이승현'을 꿈꾸는 오리온 이승현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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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생애 첫 우승을 위한 큰 조각을 잡았다. 고려대를 이끈 '두목 호랑이' 이승현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1순위를 잡은 이상 고민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 오리온 구단은 '33번 이승현'이 박힌 유니폼을 준비할 정도로 그의 영입을 바랐다. 추 감독은 "2013년부터 이승현이 합류한 오리온을 그렸다"는 말까지 했다.
대학 때까지 주연을 놓지 않았던 이승현이지만 프로에서는 비중 있는 조연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어떤 위화감 없이 새 팀에 녹아들었다. 추 감독은 2014년 드래프트 당시 이승현에 대해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했다. 대학 농구의 스타였는데도 팀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본보기가 될 선수"라고 밝혔다. 그 기대대로였다.

이승현은 "우리 팀을 보면 공격할 수 있는 선수가 워낙 많다. 그래서 수비에서 보탬이 되려고 했다. 공격에서는 50만 하더라도 수비에서 100을 다 쏟겠다는 마음으로 뛰었다. 기회가 나면 자신 있게 쏘지만 (공격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처음)팀에 왔을 때부터 내가 할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잘 뛸 수 있을지 생각했다. 감독님이 저를 많이 믿어 주셔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감독님의 시스템 농구가 저와 무척 잘 맞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릴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그의 후배 2명이 이른바 '톱3'로 꼽힌다. 이종현과 강상재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프로아마최강전에서 우승한 날, 이승현은 '패자' 고대 선수들에게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서도 두 선수의 대표팀 합류 여부를 궁금해 할 정도로 후배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그는 "농구로는 후배들에게 조언할 것이 없다. 기량이 워낙 뛰어나다. 경험만 쌓인다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다만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며 "몸관리 잘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 최고 센터로 꼽히는 이란 하메드 하디디를 막았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국내 최장신 센터 KCC 하승진을 밀어냈다. 이제는 대학 최고 센터 이종현과 선후배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종현이 오리온에 입단할 확률은 0에 가깝다. 고대 트윈 타워가 프로에서 매치업되는 장면을 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승현은 "매치업 기대 된다. 제대로 붙어 보고 싶다"며 "지난해 프로아마최강전에서 이종현이 몸이 좋지 않았다고 했는데 저도 마찬가지였다. 몸이 안 좋다는 건 핑계다"며 의지를 보였다.

후배 호랑이들을 기다리는 '전직 두목 호랑이'는 이제 KBL의 두목을 향해 나아간다. 드래프트 지명 이후 "KBL의 두목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승현은 "신인왕이 됐을 때 첫걸음을 뗀 거라고 생각한다. ('KBL 두목'까지)모두 10걸음이라고 하면 이제(챔피언 결정전 MVP로) 두 번째 걸음이다. (양)동근이 형(모비스) 정도는 돼야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직 멀었다"며 겸손해 했다.
두 번째 시즌을 마친 이승현의 새 시즌 목표는 공격력 강화다. 김병철 코치와 '야자 타임'의 영향도 있었다. 이승현은 우승 파티에서 김 코치에게 그동안 쌓인 감정을 풀었다. 고민 끝에 어렵게 꺼낸 한마디가 "슛 갖고 그만 뭐라고 그래!"였다. 조용히 웃던 김 코치의 반응은 너무나 농구인다웠다. 그는 이승현에게 "쌓인 게 많았구나? 그럼 내가 널 슈터로 만들어 주마"였다고 한다.
이승현은 "지난 시즌에는 수비에 치중했다면, 이제 그 수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격력을 보완해서 팬들에게 '이승현이 공격까지 되는구나'하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프로에서 자제했던 포스트업 공격은 물론이고 장점인 미들 레인지 점프슛도 더 가다듬을 생각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오리온은 또 하나의 해결사를 얻을 수 있다.
언젠가 농구계에 '제 2의 이승현'이 오는 날이 올까. "당연히 선배님들 이름을 딴 별명을 얻은 것은 영광이지만 '제 2의 누구' 이런 수식어보다는 이제 후배들에게 '제 2의 이승현' 이런 말을 듣도록 하고 싶습니다. 성적으로 비유하자면 동근이 형만큼 챔피언 반지를 껴야죠. 그래야 아무래도 제 2의 이승현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프로 2년째 시즌을 마친 이승현이 바라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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