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손에 넣은 최민정이 17일 메달 플라자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손에 넣은 최민정이 17일 메달 플라자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이 17일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마스크를 쓰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이 17일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마스크를 쓰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경기 끝나고 김연경, 김연아로부터 메시지가 왔어요."

최민정은 16일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치른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연속 정상에 오르는 실력을 보여주며 '얼음공주'의 위엄을 과시했다. 

1000m 은메달로 눈물을 쏟아냈던 최민정은 3000m 계주 은메달로 동료들과 미소를 나눈 뒤 1500m에서는 완벽한 실력으로 금메달을 만들며 환하게 웃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최민정에게는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수잔 슐팅(네덜란드) 등 라이벌과 겨루기에서 이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17일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민정은 "1500m 우승 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경기 기간도 길어서 끝났다는 것 자체가 실감 나지 않았다. 축하 연락도 받았고 금메달 따고 감정 정리도 하면서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초반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었다. 최민정도 500m에서 코너를 지나다 미끄러지며 메달 수확 기회를 날렸다. 혼성 계주 박장혁에 이어 자신도 빙판과 호흡하지 못하며 노메달 위기가 고조됐다. 남자 1000m에서는 황대헌이 편파 판정으로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1500m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따내며 숨을 돌렸다. 

최민정도 "어려운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더 단단하게 뭉치려는 의지가 강해다. 모든 국민이 분노하고 슬퍼하며 위로해줘서 함께하는 올림픽이라 느꼈다. 힘든 시기에 힘을 준 것 감사하게 생각한다. 해외에서 애국가를 듣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함께 들어 기쁘다"라고 전했다. 

▲ 태극기를 두르고 링크를 돌며 웃는 최민정 ⓒ연합뉴스
▲ 태극기를 두르고 링크를 돌며 웃는 최민정 ⓒ연합뉴스

 

 
입때껏 획득한 모든 대회 메달 중 이번 1500m 금메달이 가장 값지다는 최민정은 "1000m가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가장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내 1500m를 우승했다.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워낙 많은 연락을 받아 답을 제대로 못 했다는 최민정은 "경기 중 메시지 확인을 거의 못해서 2주 동안 쌓여 있었다. 그래도 1000m 후 김연경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경기 후 문자 하려고 했었는데 1000m를 보고 마음이 싸해져 남겼다고 한다. 같은 운동선수로서 더 위로가 많이 됐고 힘도 났다.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물론 김연아도 1500m가 끝난 뒤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한다.

책임감으로 올림픽에 나선 최민정이다. 심석희 문자 메시지 유출로 심적 고통이 있었고 일부 선수가 교체되는 등 어수선했다. 세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이었던 3000m 계주는 은메달이었다. 그는 "여자 계주가 이번에 처음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전 선배들 만든 좋은 성적을 유지 못 했던 아쉬움, 속상함이 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 후회 없는 경기였다"라고 평가했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지휘했던 수장은 김선태 현 중국대표팀 감독이다. 최민정은 "따로 인사 못 했다. 어쨌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올림픽이 끝났으니 수고했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라며 예의를 지켰다.

집밥이 먹고 싶다는 최민정은 소위 황대헌의 치킨 영구 무료 공급과 관련해 "추가로 메달을 획득하고 나서는 다시 꺼낼 자리가 없어서 딱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냥 좀 계속 말하기 그렇다. (황)대헌이 옆에서 먹을 때 껴서 먹겠다"라며 웃었다. 

슐팅, 폰타나와의 경쟁은 최민정에게도 성장의 자양분이었다. 흥미롭게도 슐팅 1000m, 폰타나 500m, 최민정이 1500m 황금분할처럼 2대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최민정도 "4년 전과 개인 종목 우승자가 같아서 신기하다. 최고의 경쟁자와 오랜 시간 경쟁하는 것은 선수로서 성장에 좋은 기회다. 슐팅은 물론 대표팀에 있었던 8년 동안 경쟁자가 계속 바뀌었다. 그런 경쟁자들이 저를 더 성장하게 해준다. 선의의 경쟁은 정말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100점 만점에 70점으로 이번 대회를 정리한 최민정은 "여자부는 전 종목에서 올림픽 기록이 달라졌다. 속도가 많이 올라갔다는 생각이다. 속도감에 적응하면서 움직이고 레이스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힘을 늘리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라며 강철 체력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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