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형의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다 ⓒ 곽혜미 기자
▲ 김선형의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맹봉주 기자] 수비수 2, 3명이 멍하니 바라만 봤다. 돌파하는 걸 알고도 막을 수 없었다.

김선형이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SK가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결정 지은 10일 5차전에서 20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김선형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13.3득점 5.3도움을 기록했다. 1988년생, 30대 중반에 나이에도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 시즌 중 김선형은 "내 몸 상태는 데뷔 후 통틀어 지금이 손꼽을 정도로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챔프전에선 더 위력적이었다. 시리즈 5경기 평균 17.8득점 6.8도움을 기록했다. 떨어지면 쏘고 붙으면 팠다.

특히 속공 마무리 능력이 일품이었다. 수비수가 여려 명 붙어도 스피드와 다이나믹한 자세로 슛을 성공시켰다. 5차전 3쿼터 12점 차 열세를 뒤집고 SK가 역전한데는 김선형의 속공이 결정적이었다.

김선형은 "지고 있을 때 활로를 뚫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 안 되면 내 개인능력을 활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의도했다. 수비가 여러 명 붙어도 속공 레이업을 떴다. 우리 홈이다. 속공 1, 2개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4쿼터엔 우리 흐름일 거라 봤다"고 말했다.

SK 우승이 확정된 후 김선형은 펑펑 울었다. 경기 중 재밌는 세리모니로 팬들을 즐겁게 했던 표정과 정반대였다.

김선형은 "안 울 줄 알았다. 그런데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감독님, 선수들과 안으면서 과거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더라. 비시즌 힘든 훈련과 컵대회, 정규리그, 3년 전 다친 것도 생각나며 울음이 났다"고 털어놨다.

올해 여름 김선형은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프렌차이즈 스타이자 전성기가 현재진행형인 김선형을 SK가 붙잡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다.

김선형도 몸 상태에 자신감을 보였다. "3년 전 발목 부상을 당하고 완전히 돌아오기까지 2, 3년이 걸렸다. 그동안 스피드와 운동능력이 떨어진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자존심이 상했다. 3년을 칼 갈고 준비했다. 이번 우승은 그 결과다. 신체나이는 20대 후반인 거 같다. 자신 있다. 개인적으로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된다"며 "SK가 잘해줄 거라 믿고 있다. 그래도 가능성은 열어두는 게 맞다. 솔직히 말하면, SK가 잘해주면 SK쪽으로 마음이 기울 것 같다"고 자신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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