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휴 잘 보내셨나요? 격투기 전문기자 이교덕입니다. 주말에 있었던 경기 결과 중심으로 다양한 소식들 전해 드리겠습니다.

▲ 지난 주말 아놀드 앨런은 정찬성을, 모브사르 에블로예프는 아놀드 앨런을, 일리아 토푸리아는 모브사르 에블로예프를 겨냥했다.
▲ 지난 주말 아놀드 앨런은 정찬성을, 모브사르 에블로예프는 아놀드 앨런을, 일리아 토푸리아는 모브사르 에블로예프를 겨냥했다.

자선사업가

기가 치카제는 틈만 나면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붙고 싶다고 노래를 부릅니다. 집요한 추격자입니다.

그런데 두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옥타곤 밖에선 암 환자의 치료를 돕는 자선사업가입니다. 2013년 유방암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2014년부터 형편이 어려운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도와 왔습니다.

UFC는 치카제를 사회에 봉사하고 선행을 베푼 파이터에게 주는 특별상 '포레스트 그리핀 커뮤니티 어워드(the Forrest Griffin Community Award)'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또 다른 추격자

UFC 페더급 8위 치카제 말고도 5위 정찬성을 노리는 또 다른 파이터가 있습니다. 6위 아놀드 앨런입니다. 5일 트위터에 태극기와 좀비 이모티콘을 올리고 "우리는 확실히 상위 랭커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썼습니다.

앨런은 UFC 9승 무패로 총 전적 18승 1패를 기록하고 있는 젊은 강자입니다. 만 28세 영국 파이터로 외모도 준수하죠. '판정 머신'이라는 지적을 받다가 지난 3월 댄 후커를 1라운드 TKO로 잡고 피니시 능력을 자랑했습니다.

▲ 모브사르 에블로예프는 댄 이게에게 판정승하고 16연승을 달렸다.
▲ 모브사르 에블로예프는 댄 이게에게 판정승하고 16연승을 달렸다.

회전목마처럼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 같습니다. 누군가를 쫓고, 누군가에게 쫓깁니다. 앨런이 정찬성과 싸우고 싶다고 하자, 앨런을 노리는 랭커가 등장했습니다. 모브사르 에블로예프가 앨런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에블로예프는 지난 5일 'UFC 파이트 나이트 207'에서 댄 이게에게 3-0 판정승을 거두고 "앨런은 날 두려워한다. 그의 홈그라운드 영국에서 그를 꺾고 싶다. 몇 주 안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름 없는 파이터들과 싸우는 데 지쳤다. 난 이름값 있는 파이터와 상대할 자격이 있다. 내가 미래의 챔피언이다. 강자를 달라"고도 했네요.

16-0

현재 UFC에서 활동하는 무패 파이터 중 최다 승리를 거둔 선수는 16승 무패의 잭 쇼어(밴텀급), 모브사르 에블로예프(페더급), 알렉산더 로마노프(헤비급)입니다. 기억해 둬야 할 이름입니다.

▲ 일리아 토푸리아는 모브사르 에블로예프가 자신에게서 도망가고 있다고 도발했다.
▲ 일리아 토푸리아는 모브사르 에블로예프가 자신에게서 도망가고 있다고 도발했다.

12-0

당연히 에블로예프를 노리는 파이터도 있는데요. 바로 일리아 토푸리아입니다. 토푸리아는 UFC 4연승으로 총 전적 12승 무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UFC 270'에서 에블로예프가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맞대결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토푸리아는 에블로예프가 이게에게 승리한 경기를 보고 트위터에 "에블로예프는 창피하지 않은가. 피니시 시도도 없이 또 판정승이다. 나와 붙겠다는 배짱은 없겠지. 이제 모두 네가 어떻게 도망가는지 볼 수 있다"고 썼습니다.

토푸리아는 지난 3월 감량이 버거워 라이트급으로 싸워 이겼는데 다시 페더급으로 올 마음이 있는 거 같습니다.

정리하면, 정찬성←아놀드 앨런←모브사르 에블로예프←일리아 토푸리아 구도입니다. 

▲ 알렉산더 볼코프는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라이크를 1라운드 2분 12초 만에 TKO로 이겼다.
▲ 알렉산더 볼코프는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라이크를 1라운드 2분 12초 만에 TKO로 이겼다.

드라고

지난 5일 'UFC 파이트 나이트 207' 메인이벤트에서 '드라고' 알렉산더 볼코프가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라이크를 1라운드 2분 12초 만에 TKO(레퍼리 스톱)로 이겼습니다. 

지난 3월 톰 아스피널의 레슬링과 주짓수에 속절없이 당했는데, 타격전에서는 여전히 매서웠습니다. 총 전적 35승 10패가 됐습니다.

KO의 정의

로젠스트라이크는 심판 허브 딘이 너무 일찍 말렸다고 불만을 나타내네요. "그런 식으로 끝나서 실망스럽다. 문제에 빠져 있던 상태였지만 경기를 포기할 만큼은 아니었다. 바닥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있던 게 아니잖아? 그걸 KO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습니다.

지난해 9월 커티스 블레이즈에게 판정패하고 또다시 고배를 마신 로젠스트라이크는 "눈에 띄는 부상은 없으니 곧 돌아오겠다"고 했습니다. 전적 12승 4패가 됐습니다.

심판에게 물어봐

볼코프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펀치를 적중했을 때 로젠스트라이크는 KO 직전까지 갔다. 그를 KO로 끝낼 수 있는 기회였다. 거의 바닥에 누울 것 같았다. 어쨌든 불리한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네요. 

"경기는 심판이 멈췄다. (만약 이른 중단이었다면) 내 잘못이 아니다. 내가 아니라 심판에게 물어봐라. 난 내 할 일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올렉 탁타로프가 오랜만에 UFC 무대에 모습을 나타냈다.
▲ 올렉 탁타로프가 오랜만에 UFC 무대에 모습을 나타냈다.

레전드

UFC 레전드 파이터 올렉 탁타로프가 볼코프의 세컨드로 나타난 것이 화제였죠. 탁타로프는 이날 옥타곤 데뷔전에서 승리한 러시아의 리나트 파흐레트디노프의 코너에도 있었습니다.

탁타로프는 삼보 유도 주짓수 마스터로 1995년 UFC에서 활약했습니다. 1995년 7월 UFC 6에선 데이브 베네토(길로틴초크)→앤소니 매시어스(길로틴초크)→탱크 애봇(리어네이키드초크)을 차례로 꺾고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총 전적 17승 2무 5패로 2008년 은퇴했고, 영화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알저메인 스털링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페트르 얀에게 승리해 타이틀을 지켰다.
▲ 알저메인 스털링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페트르 얀에게 승리해 타이틀을 지켰다.

1.5만 명

UFC 밴텀급 챔피언 알저메인 스털링은 허브 딘이 좋은 시점에 경기를 잘 말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FunkMasterMMA'에서 "로젠스트라이크가 두 번 주춤한 것으로 봤다. 절뚝거리듯 주춤한다는 건 뇌와 몸의 신경이 잠시 끊어진다는 의미기 때문에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면서 "로젠스트라이크가 금방 회복했지만 다시 경기를 보면 나쁘지 않은 스톱 타이밍이었다는 생각이다. 계속 진행됐다면 로젠스트라이크의 상황은 악화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털링은 열심히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구독자는 1만5000명 정도에 그치고 있군요.

가장 어려운 상대

스털링 얘기가 나와서 지난 3일 스털링의 흥미로운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스털링은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해 "큰돈을 만들어 주고 판을 흔들 만한 상대를 UFC가 안다고 생각한다. 조제 알도가 빅 매치를 만들어 줄지는 모르겠지만, TJ 딜라쇼는 그럴 수 있다. 일단 USADA에 물어봐야겠지만. 그다음 헨리 세후도도 후보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돈을 만들어 주는 상대와 별개로, 가장 힘든 상대를 알도로 꼽았네요. "내 업적을 쌓기 위해 상대할 만한 파이터는 딜라쇼, 알도 정도다. 도미닉 크루즈도 있겠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이들 중 가장 어려운 상대는 알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말론 베라가 전 UFC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와 맞붙을 전망이다.
▲ 말론 베라가 전 UFC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와 맞붙을 전망이다.

운동선수와 싸움꾼

말론 베라는 챔피언을 진정한 파이터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브랜든 샤웁의 '푸드 트럭 다이어리즈'에서 "스털링은 뛰어난 운동선수(Athlete)다. 그러나 파이터(Fighter)는 아니다. 그가 파이터가 아니라는 것에 내 집을 걸겠다. 일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금방 포기하는 스타일"이라고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선수를 '운동선수과(科) '와 '싸움꾼과(科)'로 나눕니다. 뛰어난 신체 능력으로 전략적으로 흐름을 이끌어가는 스타일을 운동선수라고 하고, 승부욕을 앞세워 난전을 불사하는 터프한 스타일을 싸움꾼이라고 말하죠. 

베라는 스털링이 투지가 떨어진다고 보고 "파이터(싸움꾼)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베라 vs 크루즈

3연승 중인 베라는 타이틀 도전권을 받기 위해 베테랑을 상대할 전망입니다. 오는 8월 14일 'UFC 파이트 나이트 212'에서 도미닉 크루즈와 메인이벤트가 추진 중입니다.

▲ 제프 몰리나는 무지개 무늬가 작게 새겨진 바지를 입고 싸웠다가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 제프 몰리나는 무지개 무늬가 작게 새겨진 바지를 입고 싸웠다가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무지개

제프 몰리나는 지난 5일 'UFC 파이트 나이트 207'에서 잘가스 주마굴로프를 2-1 판정으로 이기고 UFC 3연승을 달린 플라이급 파이터인데요. 반바지 때문에 화제가 됐습니다.  

몰리나는 무지개 색깔로 이름을 새긴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치렀는데, 그게 팬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온라인에서 지탄의 대상이 됐죠.

무지개 색깔은 성소수자(LGBT)의 인권을 나타내는 것인데요. 몰리나의 경기복은 UFC가 6월 성소수자 프라이드 몬스(pride month)를 맞이해 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날 옥타곤걸도 무지개 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몰리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의 반응에 충격받았다. 색깔이 예쁘고 좋은 의도도 제작된 것이라 골라서 입었다"며 "2022년 사람들은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내가 틀렸다"고 말했습니다.

무고죄

간호사를 팔꿈치로 때렸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한 파울로 코스타가 인스타그램에 해명 영상을 올렸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은 여성 폭력을 반대하는 운동에 신뢰성을 떨어뜨릴 뿐이다. 거짓 주장은 심각한 문제다. 이 여성이 공개적으로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코스타는 백신 접종을 위해 지난 1일 브라질 콘타젱의 쇼핑몰을 찾았다는데요. 거기서 간호사를 팔꿈치로 가격했다는 브라질 매체 보도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코스타가 백신 주사를 맞지도 않고 접종 카드를 들고 가려다가 이를 제지하는 간호사와 실랑이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간호사는 입술이 붓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네요.

코스타는 백신 주사도 맞았다고 주장합니다. 일단 '중립 기어'입니다.

▲ 아스카 모자로프의 가슴엔 고릴라 문신이 있다.
▲ 아스카 모자로프의 가슴엔 고릴라 문신이 있다.

우크라이나 코너 맥그리거

'우크라이나 코너 맥그리거'로 불리는 아스카 모자로프가 UFC 데뷔전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UFC 파이트 나이트 207'에서 알론소 메니필드에게 크루시픽스 팔꿈치 연타로 1라운드 TKO패 했습니다.

모자로프는 경기 전부터 몇 가지 이슈로 이름이 오르내렸죠. 가슴의 고릴라 문신이 맥그리거를 따라 한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모자로프는 "맥그리거와 관계 없다. 문신 스타일만 같다. 그림 자체는 완전히 다르다. 우크라이나에서 사람들이 날 우크라이나 맥그리거라고 부르긴 한다. 물론 맥그리거를 좋아하지만 난 아스카 모자로프다"고 답했습니다.

모자로프가 UFC 데뷔전을 앞두고 두 번이나 탭폴로지와 셔독 전적을 수정했다는 것도 문제가 됐습니다. 25승 7패에서 21승 11패로, 그다음 19승 13패로 고쳤다는 건데요. 모자로프는 다른 파이터와 전적이 섞였고 세미 프로 경기도 포함이 돼 있어 바로잡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NFL, UFC 그리고 복싱

NFL 미식축구 선수 출신으로 UFC에서 활동하다가 재계약에 실패한 그렉 하디가 프로 복싱에 도전합니다. 10월 9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블랙 십이라는 프로모션이 주최하는 대회에 나서게 된다는데요. 상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파이터를 만든 영화

오는 12일 'UFC 275'에서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에 도전하는 이르지 프로하스카는 프라이드에 영향을 받은 세대입니다.

"고등학교 가기 전, 내가 경험한 첫 무술은 게임 '철권'이었다. 그리고 2007~2008년 라몬 데커, 미르코 크로캅,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의 경기를 보고 흥분했다"고 밝혔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한 편의 영화였습니다. "'네버 백 다운(Never Back Down)'이라는 영화를 보고 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무에타이를 먼저 했고 곧 사랑에 빠졌다"고 했네요.

영화 '네버 백 다운'은 고등학생이 종합격투기를 훈련하고 강해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겟 썸'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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