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의 역대 그랜드슬램 대회 및 올림픽,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ATP 파이널 우승 기록 ⓒATP 홈페이지 캡처
▲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의 역대 그랜드슬램 대회 및 올림픽,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ATP 파이널 우승 기록 ⓒATP 홈페이지 캡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2년 전에는 세계 1위인 조코비치와 비교해 나달이 하드코트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나달)는 두 명(조코비치, 페더러)을 앞질렀고 몸 상태도 꽤 잘 버티고 있어요. 4~5주 전만 해도 그가 프랑스 오픈에 출전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미국 여자 테니스의 전설이자 테니스 칼럼니스트, TV 해설가인 크리스 에버트(67, 미국)는 7일 유로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라파엘 나달(36, 스페인, 세계 랭킹 4위)이 GOAT(Greatest of All Time : 역대 최고 선수) 경쟁의 선두로 나섰다고 평했다.

남자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나달과 노박 조코비치(35, 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 그리고 로저 페더러(40, 스위스, 세계 랭킹 50위)의 GOAT 경쟁은 한층 뜨거워졌다. 

지난해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과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그리고 윔블던을 휩쓸며 'GOAT 논쟁'의 마침표를 찍는 듯 보였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지난 1월 열린 호주 오픈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문제로 호주 정부로부터 입국 비자를 받지 못하며 추방당했다. 

이 대회 4연패에 도전한 조코비치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또한 페더러는 지난해 윔블던을 끝으로 1년 가까이 코트에 서지 못하고 있다. 무릎 부상 회복 기간은 길어졌고 이달 열리는 윔블던 출전도 불투명하다. 

▲ 2022년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라파엘 나달이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2022년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라파엘 나달이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잠시 뒤처진 나달은 GOAT 경쟁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나달은 프랑스 오픈에서 통산 14번째 및 두 번째 5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준결승전에서 조코비치에게 1-3(6-3 3-6 6-7<4-7> 2-6)으로 역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윔블던과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다. 여기에 고질적인 발 부상으로 US오픈 출전을 포기하며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호주 오픈이 개막하기 전, 조코비치는 나달과 페더러를 제치며 '역대 최고 선수'라는 명칭에 한 발짝 다가설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진 미접종 문제로 상황은 급변했다. 여기에 페더러의 부상은 장기화됐고 나달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나달은 올해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는 통산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를 '22'로 늘리며 조코비치와 페더러(이상 메이저 우승 20회)를 앞질렀다.

영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윔블던 4강에 진출한 테니스 해설가 팀 헨먼(47)은 "앞으로 누가 가장 많은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할지 정말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2022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8강전을 마친 라파엘 나달(오른쪽)과 노박 조코비치
▲ 2022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8강전을 마친 라파엘 나달(오른쪽)과 노박 조코비치

헨먼은 "몇 년 전에는 확실하게 조코비치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나달이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때 스웨덴 테니스의 간판으로 활약한 마츠 빌란데르는 "나달은 지금은 로저(페더러)와 노박(조코비치)보다 그랜드슬램 타이틀에서 앞서있다. 이것은 나달이 역대 최고 선수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달의 올해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 우승은 조코비치 쪽으로 기울어진 'GOAT 경쟁' 판도를 뒤집었다.

그러나 나달은 조코비치와 페더러보다 훨씬 무서운 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뮐러 와이스 증후군'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 이 희소병은 발바닥 관절뼈가 변형되면서 괴사하는 특징이 있다.

올해 세 번째 그랜드슬램 대회인 윔블던은 오는 27일 개막한다.

나달은 윔블던 출전 여부에 대해 "몸 상태가 윔블던에 나갈 준비가 된다면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마취 주사를 맞으면서까지 뛰고 싶지는 않다"라는 입장도 드러냈다.

▲ 자신의 홈 무대와 다름 없는 스타드 롤랑가로스의 붉은 앙투아 점토 위에서 환호하는 라파엘 나달
▲ 자신의 홈 무대와 다름없는 스타드 롤랑가로스의 붉은 앙투아 점토 위에서 환호하는 라파엘 나달

나달은 극심한 발 통증을 견디기 위해 왼발에 마취 주사를 맞고 이번 프랑스 오픈을 치렀다. 앞으로 치료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스페인 HM Torr 대학병원의 외상외과 전문의인 디에고 가르시아-게르먼 박사는 "뮐러 와이즈 병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발바닥 관절이 괴사 상태로 진행한다. 수술할 경우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 그러나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나달과 페더러는 완쾌하기 어려운 부상 및 희소병과 씨름하고 있다. 반면 이들 가운데 가장 어린 조코비치는 특별한 부상이 없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US오픈부터 올해 프랑스 오픈까지 21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할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그랜드슬램 대회 다음으로 등급이 높은 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우승(38회)은 나달(36회)과 페더러(28회)를 앞서고 있다.

나달은 희소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 및 컨디션 관리가 'GOAT 경쟁'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조코비치는 이달 열리는 윔블던에서 세 번이나 놓친 21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 왼쪽부터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 왼쪽부터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GOAT 경쟁'의 또 하나의 변수는 페더러의 복귀다. 마흔을 넘긴 그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4년 전 2018년 호주 오픈에서 우승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2019년 윔블던에서는 준우승했다.

페더러가 어떤 기량으로 복귀할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ATP는 7일 새로운 세계 랭킹을 발표했다. 이번 프랑스 오픈 우승자인 나달은 한 계단 상승한 4위로 뛰어올랐다. 준우승한 캐스퍼 루드(23, 노르웨이)는 8위에서 6위로 두 계단 순위를 높였다.

1위부터 3위는 변함이 없다. 조코비는 여전히 세계 1위를 지켰고 2위는 다닐 메드베데프(26, 러시아) 3위는 프랑스 오픈 준결승에서 발목 부상으로 기권한 알렉산더 즈베레프(25, 독일)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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