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마이크 트라웃(31·LA 에인절스)으로선 악몽 같은 하루였다. 경기 전부터 들려온 비보를 슬퍼할 새도 없이, 경기 중에는 홈런 뒤 부상이라는 아찔한 일을 8일(한국시간) 하루 사이 겪어야 했다.

이날 에인절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조 매든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최근 계속된 12연패의 책임을 물었다.

올 시즌 초반 순항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까지 노렸던 에인절스는 지난달 26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2-7 패배를 시작으로 내리 12경기를 졌다.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연패 타이. 결국 분위기 쇄신을 위한 초강수는 2020년부터 함께한 사령탑 해임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에인절스 선수들 역시 이 소식을 들었다. 취재진의 질문 세례 역시 피할 수 없었다.

먼저 오타니 쇼헤이는 “모든 것이 감독님의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몫을 다하지 못한 내가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매든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감독님과 매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엇이 최선인가를 의논했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에인절스를 대표하는 트라웃도 스승에게 감사를 표했다. 트라웃은 “힘들었다. 나 자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힘든 시기이지만,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며 동료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무거운 속에서 맞이한 이날 보스턴전. 경기 초반 먼저 힘을 낸 선수는 역시 트라웃이었다. 1회말 1사 후 오타니가 좌전 2루타로 출루한 뒤 타석으로 들어서 중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포. 또, 이달 들어 처음으로 담장을 넘긴 타구이기도 했다.

트라웃의 방망이는 더 뜨거워졌다. 3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중간 2루타를 때려낸 뒤 다다음 맥스 스태시의 타석에서 급히 코칭스태프를 불렀다. 원인은 왼쪽 사타구니 통증. 2루로 뛰면서 밸런스가 잠시 무너졌고, 결국 의료진과 상의 후 급히 벤치로 물러나고 말았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트라웃이 빠진 에인절스는 이 변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3회 1점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경기 막판 동점을 허용한 뒤 10회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결승 우전 적시타를 맞아 결국 5-6으로 졌다. 구단 역사상 최다 타이인 13연패 악몽이 쓰이는 순간이었다.

감독 경질 소식을 들은 날 홈런으로 최근 부진을 만회하려고 했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13연패를 지켜만 봐야 했던 트라웃은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지만, 얼마 뒤 약간의 경련을 느꼈다. 지금은 현명하게 대처하려 하고 있다”고 말한 뒤 구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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