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스테이트의 견고한 골밑 수비에 보스턴 선수들이 당황하고 있다.
▲ 골든스테이트의 견고한 골밑 수비에 보스턴 선수들이 당황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2승 3패로 열세인 보스턴 셀틱스는 수비에서 나름 만족할 만한 수치를 드러내고 있다. 아무리 스테픈 커리가 평균 30.6점을 넣는다고 해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전체적인 공격 수치는 이전 시리즈에 비해 떨어졌다. 

이제 남은 건 공격이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동부 콘퍼런스 파이널까지 오펜시브 레이팅 111.8을 기록한 보스턴은 파이널에서 107.3까지 떨어졌다. 특히 제이슨 테이텀(23.2점 FG 37.3%)과 제일런 브라운(21.4점 FG 40.9%)의 야투 부진이 아쉽다. 골든스테이트 수비를 시원하게 뚫어내지 못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높이를 활용하는 팀이 아니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갖춘 테이텀과 브라운이 충분히 골밑을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페인트존에서 쉽게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과연 테이텀과 브라운의 공격력을 떨어뜨리는 골든스테이트의 수비는 어떤 것일까.

◆ 골든스테이트의 수비 콘셉 : 페인트존 사수

골든스테이트의 수비 전략은 골밑 사수다. 특히 페인트존 안에 반원(Restricted Area)에서 야투를 막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정규리그 당시 RA에서 야투 허용 개수가 리그 1위(13.2개)로 가장 적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1위(8.5개)를 유지 중이다. 허용 개수는 더 줄었다. 

마이애미 히트는 앞선부터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 골밑으로 들어오지 못하게끔 수비한다. 골든스테이트는 마이애미보다 앞선의 압박 강도가 적은 반면에 골밑 근처에서 쉴 새 없이 로테이션을 돈다. 오픈 기회인 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수비수에 당황하는 경우가 생기는 이유다.

◆ 제일런 브라운 : 왼쪽으로 유도하라

브라운은 매우 훌륭한 스코어러다. 간결한 플레이가 일품이다. 대신 아쉬운 건 바로 볼 핸들링이다. 상대의 강한 압박을 당했을 때 당황하면서 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골든스테이트는 오른손잡이인 브라운에게 왼쪽을 유도하고, 이후 덮치는 수비로 브라운을 괴롭히고 있다.

브라운과 그린의 매치업이다. 브라운은 공을 잡자마자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린은 브라운이 공을 잡기 전부터 왼쪽으로 가도록 일부러 열어둔 상황이다.

브라운이 돌파할 때 커리가 외곽 수비를 버리고 골밑으로 들어온다. 이를 태깅(tagging)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위크사이드(볼이 없는 쪽)에 두 명의 수비수가 버티고 있을 때 코너 쪽에 있는 선수가 골밑으로 도움 수비를 펼친다. 그렇다면 나머지 수비수는 두 명의 공격수를 막는 겟 투(get two) 상황을 맞이한다.

가뜩이나 브라운이 그린을 뚫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커리의 도움 수비까지 받게 된다. 왼쪽 드리블이 약점인 브라운이 순간적으로 수비에 갇히다 보니 외곽으로 킥아웃을 내줬는데, 이마저도 게리 페이튼 2세에게 막히고 말았다. 

다음 장면도 비슷하다. 브라운이 스테픈 커리와 순간적으로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커리는 베이스라인 쪽으로 가도록 왼쪽을 열어준다. 동료의 도움 수비가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비다.

브라운이 왼쪽으로 치고 들어갔지만 케본 루니가 페인트존을 지키고 있다. 왼손 드리블의 불안함, 순간적인 더블팀 수비, 커리의 훌륭한 손질 수비에 결국 브라운은 턴오버를 저지른다.

◆ 제이슨 테이텀 : 강한 블리츠, 골밑 도움 수비, 위긴스의 훌륭한 대인 방어

테이텀은 보스턴 최고의 에이스다. 브라운보다 테이텀에 대한 수비 전략이 더 많은 건 당연하다. 

골든스테이트는 5차전서 테이텀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골든스테이트는 댈러스 매버릭스 시리즈에서 루카 돈치치가 공을 잡으면 미리 헷지를 가서 드리블 리듬을 끊어놓고, 사이드라인이나 하프라인 근처에서는 순간적인 더블팀 수비를 펼쳤다. 패스를 하도록 유도하는 수비가 많았다. 이러한 압박 수비를 테이텀에게도 그대로 적용했다.

테이텀이 안쪽으로 들어왔을 때 골든스테이트의 도움 수비 대처도 일품이었다.

톱에서 케본 루니와 미스매치인 상황이다. 테이텀의 선택은 왼쪽이다. 왼쪽 사이드에 브라운 혼자 있는 싱글 사이드(single side)이기 때문이다. 

싱글 사이드의 수비수(그린)는 골밑으로 깊숙하게 들어오기 부담스럽다. 골밑 도움 수비 이후 외곽으로 나가는 클로즈아웃 동선이 길기 때문이다. 옆에 동료가 있다면 도움 수비를 요청할 수 있겠지만 싱글 사이드를 그렇지 않다. 테이텀은 도움 수비가 쉽게 오지 못하도록 오른쪽이 아닌 왼쪽의 싱글 사이드를 공략한 것이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이런 수비에 특화된 선수다. 테이텀이 돌파할 때 그린이 손을 쭉 뻗어주면서 손질 수비를 펼치고, 이후 톰슨이 태깅으로 골밑을 막아낸다. 순식간에 3명의 수비수 견제를 받아야 했던 테이텀이다.

또한 테이텀이 공을 잡으면 골밑 안쪽에서 미리 돌파 동선을 막아 세우는 수비까지 나왔다.

테이텀이 커리와 만났다. 골든스테이트는 도움 수비를 준비한다. 그린이 페이튼 2세에게 로버트 윌리엄스를 맡기고, 테이텀이 들어올 돌파 동선에 자리 잡는다. 테이텀은 돌파 대신 패스를 선택해야 했다.

보스턴의 공격 콘셉은 매치업 헌팅이다. 수비가 약하고 신체조건이 떨어지는 커리나 조던 풀을 공략하는 작전이다. 그러나 체력적인 부담이 커진 파이널에서 일대일의 효율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골든스테이트의 도움 수비도 점점 견고해지고 있다.

보스턴은 벼랑 끝에 몰렸다. 수비는 하던 대로 하면서 공격이 달라져야 한다. 테이텀과 브라운, 이메 유도카 감독의 카운터는 무엇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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