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픈 커리는 올타임 랭킹 몇 위에 놓일까. 넉 달 전 순위는 16위였다.
▲ 스테픈 커리는 올타임 랭킹 몇 위에 놓일까. 넉 달 전 순위는 16위였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스테픈 커리(34,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논란에 익숙하다.

'외곽슛'으로 미국프로농구(NBA) 패러다임을 바꿨다. 사상 유일 만장일치 MVP 선정과 단일 시즌 외곽슛 400개, NBA 한 시즌 역대 최다승과 통산 최다 외곽슛 기록을 보유했다.

당대 최고 빅맨 없이도 왕조를 구축한 마이클 조던이 농구는 높이 싸움이란 인식 체계에 균열을 낸 개척자라면 커리는 허물어뜨린 전파자다.

센터도 3점슛을 던지는 시대, 7피트 거구가 코너에서 드리블 돌파를 꾀하고 킥아웃과 풀업 점퍼를 시도하는 장면 내력에 커리가 있다. 농구 신기원을 연 인물로 꼽힌다.

다만 힐책도 만만찮았다. 떨어지는 수비력과 73승 시즌에 파이널 우승에 실패한 점, 정규 시즌과 견줘 들쑥날쑥한 플레이오프 퍼포먼스, 이로 인한 파이널 MVP 0회 선정 등이 비판 근거로 활용됐다.

지난 17일(한국 시간) 통산 4번째 파이널 우승으로 여러 지적을 잠재웠다. 숙원이던 파이널 MVP에도 이름을 올려 MVP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정규 시즌과 올스타전, 서부지구 파이널에 이어 NBA 파이널까지 석권하며 '안티 팬' 비판 구실을 하나 덜어냈다.

ESPN에 따르면 우승반지 4개, 정규 시즌 MVP 2회, 파이널 MVP 1회 이상 거머쥔 선수는 커리가 역대 여섯 번째다.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카림 압둘자바, 르브론 제임스, 팀 던컨이 그보다 앞서 대기록을 쌓았다. 

여기에 안 그친다. 꼬리표처럼 붙던 '케빈 듀란트 그림자'도 말끔히 씻었다. 

CBS스포츠는 "2015년 우승은 케빈 러브와 카이리 어빙이 다쳐 이룬 업적이고 이후 2차례 우승은 듀란트 합류 후 달성한 것이란 목소리가 (해이터 사이에서) 등등했다"며 커리를 둘러싼 치열한 의견 공방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 탓에 '리더 커리'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0년대 중반 잠시 형성된 조던과 비교는커녕 동 포지션 매직, 오스카 로버트슨보다 등급이 낮고 밥 쿠지, 존 스톡턴, 아이재이아 토마스와 묶여야 할 가드란 평가가 힘을 얻었다. 

실제 지난 2월 ESPN이 NBA 출범 75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위대한 75인'에서 커리는 16위를 차지했다. 포인트가드로는 매직(4위) 로버트슨(9위)에 이은 3위였다. 12위에 오른 듀란트보다 랭킹이 낮았다.

패러다임 선구자 이미지에 가려 커리를 향한 평가에 얼마간 프리미엄이 붙은 게 아니냐는 시선이 상당했다.

이번 우승은 그래서 더 상징적이다. 슈퍼팀이 아닌 대부분 핵심 선수가 프랜차이즈 드래프티로 구성된 팀으로서 파이널 우승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외려 이젠 듀란트가 커리 없이 우승할 수 있느냐는 역질문이 생겨난 모양새다.

CBS스포츠도 "커리는 듀란트 합류 전후로 (한 차례씩) 우승반지를 끼우는 데 성공했다. 우승 횟수는 르브론, 샤킬 오닐과 타이"라면서 "오닐 옆에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드웨인 웨이드가 있었고 르브론에겐 웨이드와 크리스 보시, 앤서니 데이비스가 함께했다. 골든스테이트 사이드킥이 상대적인 측면에서 저들보다 뛰어난가. 이번 파이널에서 (커리를 보좌한) 실질적 2옵션은 앤드루 위긴스였다"며 등 번호 30번 커리어를 높이 평가했다. 

"이제 올타임 랭킹에 커리를 어디에 놓아야 할지 논쟁이 재시작할 것이다. 스티브 커 감독 말대로 이번 우승은 최고의 성취(crowning achievement)이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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