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 FA로 값어치를 증명하고 있는 유강남(왼쪽)과 채은성 ⓒ곽혜미 기자
▲ 예비 FA로 값어치를 증명하고 있는 유강남(왼쪽)과 채은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2022년 시즌이 끝나면 LG는 바쁜 협상 테이블을 꾸려야 한다. 타 팀에서 나오는 프리에이전트(FA)를 살피기 이전에, 소속팀에서 나오는 내부 FA들에 대한 계산부터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등록일수 및 자격유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FA 자격 행사가 확실시되는 두 선수의 값어치는 전반기에 확실히 확인됐다. 주전 포수 유강남(30)과 우타 외야수 채은성(32)이다. 다른 LG 소속 내부 FA와 달리 전반기 내내 꾸준하게 활약을 한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팀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는 점을 공인받았다. 결국 FA 시장의 가치는 내부 평가가 기본이 된다. 대박을 향한 능선을 순조롭게 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채은성은 전반기 72경기에서 타율 0.320, 9홈런, 5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2를 기록했다. 타율 부문에서 리그 7위, OPS에서도 리그 10위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상대적으로 덜 받았을지는 몰라도, 공격 측면에서는 소리소문 없이 리그 상위권에서 꾸준하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지는 것도 긍정적이다. 전반기가 끝나고 일주일가량의 올스타 브레이크가 있는 게 가장 아쉬웠을 법한 선수였다. 채은성은 7월 11경기에서 타율 0.452, OPS 1.378의 어마어마한 공격 생산력을 남기며 LG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유강남은 팀에서, 아니 어쩌면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되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시즌 타율 0.244, 4홈런, 28타점, OPS 0.668의 성적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분명 자신의 경력 최고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리그 전체 포수 공격력 저하를 생각하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는 ‘여전히’ 건강하다. 올해도 81경기에 나와 수비에서 621⅔이닝을 소화했다. 600이닝을 넘긴 리그 유일의 포수다.

사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가치를 책정하기가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그러나 애매함보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채은성은 어마어마한 장타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지만 중장거리 유형의 선수로서 상대적으로 시즌별 기복이 적다. 올해는 1루수까지 소화하며 수비 활용폭도 증명했다. 유강남은 도루저지율 쪽에서 다소 고민이 있지만 뛰어난 프레이밍에 FA 시장에서 ‘가장 젊은 포수’라는 최고의 메리트가 있다.

시즌을 이렇게 마친다면 LG도 협상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앉을 것이 확실하다. 특히 유강남은 팀에서 대체가 불가능하다. 젊은 포수들의 성장이 더딘 가운데 유강남의 비중은 해가 갈수록 더 늘어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당장 지금 유강남이 부상으로 빠진다면 LG가 어떤 수준의 고민을 안게 될지 상상하면 쉽다. 채은성은 1루에 자리를 잡으면서 성장하는 팀 젊은 외야수들과 중복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LG의 좋은 평가는 외부 시장에서의 좋은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FA 시장은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이상 SSG) 구자욱(삼성)이라는 대어급 선수들이 다년 계약으로 눌러앉는 바람에 김이 크게 빠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전력 보강의 수요는 있을 것으로 보여 남은 선수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채은성은 FA 시장 타자 중 올해 최고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고, 유강남은 포지션 희소성에서 이미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