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정현 기자] “한국시리즈 2아웃 때보다 기분이 좋았지만, 좋아하지 못했다.”
오재일(36·삼성 라이온즈)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팀의 8-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첫 타석부터 오재일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쳐 선취점의 물꼬를 텄다.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 타일러 애플러의 시속 144㎞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비거리 110m 2점 홈런을 쳐 3-0을 만들었다. 이후 5-0으로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는 싹쓸이 2루타를 쳐 8-0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뒤 오재일은 “한 달 동안 너무 힘들었다. 홈런을 쳤을 때 이기겠구나 생각했지만, 연패 중이라 조심스러웠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 프로 선수에게 경기를 지는 것이 가장 힘들다. 한 달 내내 졌다.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8-0으로 앞서고 있던 9회말 2아웃이 한국시리즈 2아웃 때보다 기분 좋았지만, 좋아하지 못했다. 삼성 팬 분들께 너무 죄송했다. 웃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연패를 끊어 기쁜 마음과 팬들을 향한 죄송한 감정을 동시에 내비쳤다.
타선에 오재일이 있었다면, 마운드에는 21살의 막내 허윤동이 있었다. 이날 6이닝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이 13연패를 끊는 중책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오재일은 “연패 중이라 (허)윤동이가 잘 던진 것은 생각 못했다. 공 하나에 집중했다. 어느 누가 잘 치고, 못 치는 것보다 계속 전광판만 바라보며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다. 윤동이가 오늘(24일) 큰일을 했다. 앞으로 더 큰 일을 많이 할 선수다.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얘기했다.
한편 삼성은 4번타자로서 진가를 보여준 오재일의 활약으로 13연패를 탈출하며 7월의 첫 승을 거뒀다. 연패의 터널을 벗어난 삼성이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