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포항, 최민우 기자] 이번에도 안 좋았던 과거만 되풀이했다.
한화 이글스는 28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다 잡았던 승리를 허무하게 날려버려 더 뼈아프다. 전날 경기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자멸했는데, 이틀 연속 아쉬움만 남긴 채 짐을 싸야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한화는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사실 한화는 포항에서 좋았던 기억이 없다. 2012년 삼성이 처음 포항을 제2구장으로 사용했는데, 첫 상대가 한화였다. 그해 3경기를 치렀고 1승 2패를 기록했다. 2014년 3연전에서는 1승 2패로 루징시리즈. 2015년에도 2경기 모두 패했고, 2016년에도 역시 1승 2패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단 한 번도 위닝시리즈를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한화는 포항에 치러진 11경기에서 3승 8패를 기록했다. 승률로 따지면 0.272에 불과하다. 유독 포항만 오면 더 맥을 못 추린 한화다.

포항 악몽은 올해도 이어졌다. 26일 시리즈 첫 경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번만큼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선발 투수 장민재가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타선에서는 하주석이 4타수 3안타 2타점, 장진혁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출발이 좋았지만, 한화는 스스로 무너졌다. 27일 경기에서는 실수가 이어졌다. 4회 2사 만루 때 김태연이 판단 착오를 저질러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를 뒤집은 8회에는 하주석의 송구가 손에서 빠져 더그아웃으로 공이 날아갔다. 그사이 주자가 연이어 홈을 밟아 역전을 당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역시 “핑계를 댈 수 없다. 실력이 부족하다기 보단 멘탈적인 실수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28일 경기에서 한화는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리드를 유지했다. 전날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일찍 선취점을 뽑아내며 리드도 잡았다. 1회 삼성 선발 원태인이 흔들리는 틈을 타 3점을 먼저 앞서 나갔다. 비록 3회 예프리 라미레즈가 2점을 헌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이어 등판한 윤호솔과 강재민도 7,8회를 책임지며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9회 마무리 장시환이 흔들렸다. 빠르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올렸지만, 대타 투입된 김재성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대주자 김성윤이 도루를 성공해 실점 위기에 몰리자, 후속타자 김현준 타석 때 폭투가 나왔다. 포수 박상언의 대처도 아쉬웠다. 결국 2사 3루 상황에서 김현준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눈앞에서 승리를 놓쳤다.
이번 시리즈까지 포함하면 한화는 포항에서 14경기 4승 1무 9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0.307로 소폭 향상됐지만, 포항에서 첫 위닝시리즈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