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한국인 최초의 ‘포수 메이저리거’라는 꿈을 안은 경기상고 3학년 엄형찬(18)의 눈에는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주위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힘찬 말투로 자신의 꿈과 포부를 하나둘 펼쳐나갔다.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한창이던 목동구장에선 반가운 얼굴이 자리했다. 최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을 통해 미국 진출을 확정한 엄형찬이 또래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짬을 내 이곳을 찾았다.
동기들보다 먼저 사회 진출을 확정한 엄형찬은 “아쉽게 이번 대회에서 일찍 떨어져서 남은 경기라도 보기 위해 왔다. 또래 친구들 실력이 궁금하기도 하고, 친한 선수들도 응원하고 싶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엄형찬은 4일 캔자스시티와 계약을 전격 발표했다. 경남고 김범석, 원주고 김건희와 함께 재능을 인정받아 고교야구 포수 빅3로 분류되기는 했지만, 미국행은 많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한 결정이라 ‘깜짝’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엄형찬은 “메이저리그의 꿈은 어릴 때부터 갖고 있었다. 기회만 오면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던 중 최근 계약 제의가 왔고, 아버지와 상의해 미국 진출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다. 어느 하나를 꼽기 어려울 만큼 주위 분들로부터 격려와 축하 연락이 많이 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2004년생으로 신장 183㎝·체중 83㎏의 신체조건을 지닌 우투우타 포수 엄형찬은 빼어난 방망이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올 시즌 성적이 이를 대신한다.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를 합한 17경기에서 타율 0.420(69타수 29안타) 3홈런 26타점 19득점 맹타를 휘둘렀고, 주말리그 후반기 서울권C 타격상(26타수 16안타 타율 0.615)과 타점상(19타점), 홈런상(2홈런)을 싹쓸이했다.
수비 역시 탄탄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공을 미트에서 빼는 속도가 남달라 도루 저지 능력에서 탁월함을 뽐내고 있다.

이러한 무기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은 엄형찬. 숨은 노력도 뒷받침됐다. 바로 영어 공부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꾸며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엄형찬은 “학원은 다니지 않았다. 대신 어릴 때부터 유튜브나 TV로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봤다. 그렇게 즐기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가 되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현지 적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음을 자신 있게 말했다.
엄형찬은 아마추어야구에서 미국 구단과 계약한 역대 59번째 선수가 됐다. 이제 다음 단계는 역대 26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되는 일이다. 만약 엄형찬이 훗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면, 포수 최초의 한국인 빅리거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엄형찬은 “아무래도 포수라는 포지션은 많은 사람들이 꺼리지 않나. 그래서 오히려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릴 때부터 마스크를 쓰게 됐다”면서 “아직 포수 출신의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없다고 알고 있다. 내가 그 첫 번째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찌감치 다음 스텝을 결정한 엄형찬이지만, 아직 고교야구에서의 시간이 끝난 것은 아니다. 8월 1일 개막하는 대통령배에서 아름다운 피날레를 장식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겠다는 포부다.
엄형찬은 “아직 고교야구에서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대통령배가 마지막이 될 것 같은데 이번 전국대회에서 동료들과 꼭 기쁨을 맛보고 싶다”면서 “미국 일정은 9월부터 시작된다. 애리조나의 훈련지로 가서 교육리그를 뛸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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