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볼러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파이어볼러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2년 KBO리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투수 중 하나는 안우진(23‧키움)이다. 그간 거대한 그릇에 비해 완성도가 다소 떨어졌던 안우진은 점차 발전하더니 올해 전반기 최고 투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단순히 성적의 나열보다는, 같은 전장에서 뛰는 최고 선수들에게 모두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선 구위 자체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김광현(SSG)이나 양현종(KIA)과 같은 대선배들도 이 명제를 부정하지 않으며 나란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다. 원로들 중 일부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스터프”라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안우진은 시속 150㎞ 이상의 공을 100구까지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예전에도 공은 빨랐지만, 이 공의 유지 능력과 완급조절 능력까지 향상되며 가파르게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꿈의 160㎞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워낙 신체조건이 좋고, 유연성과 스태미너를 갖추고 있으며, 스스로 이를 의식하지 않기에 중요한 순간에서 무의식적으로 스피드가 나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

빠른 공은 모든 투수들의 로망이다. KBO리그의 구속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양상문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우리 때(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속 140㎞만 던져도 강속구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140㎞ 이상을 꾸준하게 던지는 투수가 흔치 않았다”고 했다. 이 상징적인 문턱은 시대의 발전에 따라 150㎞로 상향 조정됐다. 이제 150㎞를 던지는 투수들이 제법 늘어나는 상황에서 160㎞에 대한 꿈이 커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제외)에 따르면, 안우진의 전반기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무려 153.4㎞에 이르렀다. 최고 구속은 158.6㎞였다. 마음만 먹으면 160㎞를 던질 수 있다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혼자 달리면 외로운 법인데, 뒤를 따르는 선수들도 있다는 건 긍정적이다. KBO리그에 ‘스피드’ 화두를 이끌 트로이카들이다.

2년차 장재영(20‧키움)과 신인 문동주(19‧한화)가 안우진의 길을 따라간다. 두 선수 모두 고교 시절부터 150㎞대 중반의 공을 던지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드래프트 순번과 계약금으로 이어졌다. 올해 전반기 수치만 봐도 이들이 파이어볼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문동주는 측정된 155개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53.4㎞에 이르렀다. 표본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작기는 하지만, 로버트 스탁(두산‧153.5㎞)과 안우진에 이어 3위였다.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올해 구속을 줄이고 제구를 먼저 잡는 쪽으로 선회한 장재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심패스트볼평균 152.7㎞을 기록했다. 키움 관계자는 “그맘때 안우진보다 구속 자체는 더 나온다”고 했다.

문제는 제구다. 특급 변화구의 시대에도 타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공은 물리적으로 빠른 공이다. 그러나 ‘제구가 잘 된’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제구가 되지 않으면 독이 되기 쉽다. 두 선수 모두 계속해서 볼넷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발전할 것이라는 데는 관계자들의 이견이 없다.

한 구단 투수코치는 “문동주의 경우는 스윙이 큰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빠른 공을 던진다. 스윙과 익스텐션은 보는 이들마다 평가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체구와 구속을 고려했을 때 밸런스가 나쁜 선수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장재영은 밸런스만 잘 잡힌다면 그만한 재능이 없다고 본다”면서 “파이어볼러나 거포는 키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안우진도 그랬다. 심준석이나 김서현 등 아마추어에도 공이 빠른 선수들이 많다고 하니 기대가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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