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오프로 출전해 3출루 및 주루와 수비에서도 공헌한 SSG 최지훈 ⓒSSG랜더스
▲ 리드오프로 출전해 3출루 및 주루와 수비에서도 공헌한 SSG 최지훈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SSG 외야수 최지훈(25)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1번 타순에 배치됐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였다.

선발 라인업은 전날 경기가 끝난 뒤 일찌감치 나오기도 하고,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하는 경우는 라인업 교환이 이뤄지는 시기까지 미뤄지기도 한다. 최근 경기의 피로도 때문인지 이날 SSG의 라인업 오더 결정은 조금 늦은 편에 속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쯤 결정돼 선수들에게 통보됐다. 

올 시즌 거의 리드오프 타순에 출전했던 추신수가 3번으로 내려가고, 최지훈이 1번에, 전의산이 2번에 배치돼 근래 보기 어려웠던 신개념 테이블세터가 완성됐다. 하지만 최지훈은 리드오프 자리가 다소 부담되는 듯했다. 비교적 경험이 많은 자리이기는 하지만 추신수의 가세 이후로는 2번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1‧2번 타순에서의 성적 차이도 꽤 났다. 최지훈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2번 타순(362타석)에서 타율 0.307, 출루율 0.368, 장타율 0.417을 기록했다. 그러나 1번 타순(53타석)에서는 타율이 0.229, 출루율이 0.302까지 떨어졌다. 그 때문일까. 최지훈은 “1번 타순 같은 건 전날 미리 좀 알려달라”고 장난스럽게 난색을 지었다.

그러나 경기 전 난색과 다르게 최지훈의 몸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수비에서의 공헌도는 여전했고, 타격에서도 많은 출루를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리드오프로서 만점 활약이었다.

1회 첫 타석부터 내야를 살짝 빠져 나가는 중전안타를 기록한 최지훈은 팀이 3-5로 뒤진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안타를 때려 동점의 신호탄을 쐈다. 최지훈은 전의산의 우익수 옆 2루타 때 빠른 발을 이용해 3루까지 갔고, 추신수의 1루수 땅볼 때는 전력으로 홈으로 뛰어들어 홈을 먼저 쓸었다. 마지막 다이빙 순간까지 속도 손실 하나 없이 최고의 속력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고급 주루 플레이였다.

5-5로 맞선 6회에는 1사 후 볼넷을 고르며 이번에는 역전의 발판을 놨다. 김윤수의 몸쪽 패스트볼에 고전하기는 했으나 이후에는 이를 차분하게 커트해냈고, 결국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최지훈은 전의산의 짧은 중전 안타 때 재빨리 2루를 돌아 3루까지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가며 삼성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후 최정의 밀어내기 볼넷 때 역전 점수를 올렸다. SSG는 끝내 7-6으로 이기고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최지훈이 타순이 앞으로 1번에 고정되는 건 아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출루율이 더 좋은 추신수가 앞으로도 주된 리드오프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추신수의 현역은 아쉽게도 분명 조금씩 끝이 다가오고 있고, 현시점에서 향후 SSG의 리드오프를 맡을 가장 적합한 선수가 최지훈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여러 차례 고비에서도 버텨내며 완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최지훈이 숙제를 하나둘씩 풀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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