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과 마무리, 엄원상(울산 현대)이 전북 현대에 비수를 제대로 꽃았다.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울산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7라운드는 승점 6점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상대적으로 전북보다 여유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전북과 만난다는 점에서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오늘 이겨도 우승에 가까워질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라며 냉철한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그래서 주도하는 경기가 필요했다. 적어도 원정에서 무승부는 가져가야 승점 6점 차 1, 2위인 양팀의 구도에 이상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엄원상은 전반 7분 강력한 한 방을 전북에 선사했다. 미드필드에서 잡은 볼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페널티지역 안으로 치고 들어와 수비수가 멍하니 보고 있는 상태로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엄살라'라는 별명답게 페널티지역으로 향하는 속도는 대단했고 슈팅도 정확했다. 국가대표급 수비수 윤영선-박진섭-김진수 라인을 허물어버렸다.
물론 변수가 있었다. 바로 앞선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VAR)이 있었다. 바로우가 김태환과의 경합에서 밀려 넘어졌고 파울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정동식 주심은 판정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고 엄원상의 골이 인정됐다. 홍명보 감독의 환호는 당연했다.
리그 11호골에 도달한 엄원상은 지난달 골반에 문제가 생겨 어려움을 겪었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에서도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난 2일 FC서울전에서 바코의 골에 도움을 기록하며 1-1 무승부에 기여했고 전북전에서도 골을 터뜨리며 승점 1점을 선사했다.
엄원상은 골반 통증을 슬기롭게 다스리고 있었다. 홍명보 감독의 배려로 출전 시간을 조절 중이다. 그는 "통증에 대해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감독님의 배려로 조금씩 쉬면서 경기하고 있어서 많이 괜찮아졌다"라고 답했다.
자신 있게 상대 수비와 맞서라는 홍 감독의 주문을 충실하게 이행한 엄원상이다. 그는 "이전과 비교해도 자신감이 확실하게 올라온 것은 맞다. 그런 감독님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라고 전했다.
승점 6점 차 1위 유지에 대한 자신감도 충만하다. 매년 울산은 막판 뒤집히며 우승을 놓치는 경우가 잦았다. 그는 "승점 6점과 9점은 차이가 확실히 나서 아쉽다. 그래도 득점하고 승점을 앞서가고 있으니 우리가 실수만 하지 않으면 승점 차 유지가 가능하다. 남은 경기를 더 잘 준비해야 된다"라고 팀원들에게 주문했다.
11호골로 득점왕 도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13골의 조규성(김천 상무)에 두 골 차다. 그는 "어제 (김)태환이 형이 운동하면서 페널티킥 차는 연습을 해보라고 하더라. 그러나 전 페널티킥에는 자신이 없다. 다만, 공격포인트를 더 많이 올리면 팀이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나. 오늘처럼 운이 따르면 (득점왕 도전을) 할 수 있지 싶다"라고 답했다.
도전 과제는 또 있다. 9월 A매치 명단에 들어가야 11월 카타르월드컵 승선이 가능하다.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월드컵은 선수로서 나가면 정말 큰 이득이 있다. 저에게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 그렇지만, 아직 시즌 중이고 목표도 있다. 그것을 채워야 한다. 제가 더 잘해야 팀이 우승에 갈 수 있다. 그런 것들이 통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본다"라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