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상대가) 방심하면, 박동원도 뛸 것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가다듬고 있는 비시즌. LG 트윈스는 상대 혼을 빼놓는 활발한 주루로 시범경기를 평정하고 있다.
LG는 21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시범경기 8경기를 진행했다. 전적은 6승2패로 시범경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활발한 타선과 안정적인 마운드다. 팀 타율 3위(0.278), 최다 안타 2위(77개)를 기록 중이다. 투수진은 팀 평균자책점 2위(3.34), 자책점 2위(20점)로 빼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LG의 숨은 장점은 따로 있다. 바로 주루다. 야수들이 누상에 출루하면, 누구든지 언제라도 뛸 준비에 나선다. 또 도루가 아니더라도 적극적인 주루로 상대를 압박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18일 롯데와 경기였다. 이날 LG는 한 경기 7도루에 성공했다. 더 돋보이는 점은 도루를 성공한 선수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각기 다른 7명의 선수가 베이스를 훔쳤다.
염경엽 LG 감독은 팀의 적극적인 주루를 설명했다. “(특별한 도루 지시보다는) 캠프 때부터 준비했던 것이다. 이종범, 김민호 코치의 주도로 선수들이 잘 실행하고 있다. 상대가 LG와 경기를 펼칠 때 준비할 것이 많고, 까다로운 팀이 됐으면 한다. 그것이 LG의 컬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염 감독은 모든 선수가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시가 박동원이다. 박동원은 2010년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소속으로 1군 무대를 밟은 뒤 지난해까지 11시즌 동안 통산 10도루에 불과했다. 기록으로 볼 때 그동안 도루와 인연이 없어 보였지만, 염 감독은 박동원도 언제든지 도루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염 감독은 “(상대가) 방심하면, 박동원도 뛸 것이다. 상대가 편하게 던지면, (박)동원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박)동원에게도 투수 견제가 오도록 하는 것이 LG가 하고 싶은 야구이다. 방심할 때 뛰면 상대에게 ‘뛴다’는 이미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수가 움직일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다. 결국, 도루는 공격과 연결된다. 주자가 안 뛰면 투수는 타자와 쉽게 승부한다. 그러나 움직이게 되면, 슬라이드 스텝도 빠르게 가져가고, 주자와 타이밍 싸움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모이면 편하게 던지는 것보다 실투를 유발할 확률이 높다. 포수도 도루를 허용하면, 분명 데미지를 받는다. 상대 포수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끊임없이 주루를 강조하며 팀 경기 운영의 기본 플랜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우리는 한 베이스를 더 가고, 상대의 한 베이스를 막고자 하는 것이 LG 경기 운영의 기본 플랜이다.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구성도 된다고 생각한다. 5명 정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들을 활용해) 다양한 득점 루트를 가져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LG의 달리는 야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20~21일 열린 KIA와 2연전에서도 도루 8개를 추가하며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시범경기 기간 팀 도루는 24개로 2위 NC 다이노스(9개)와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며 눈길을 끌고 있다.
LG의 질주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듯하다. 박동원도 뛰는 LG 야구가 올 시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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