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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마님 장염 이탈에…39살 노장, 무더위에 공 맞고 쓰러져도 끝까지 버틴 투혼

작성일: 2023.06.18 11:47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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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도환 ⓒ곽혜미 기자
▲ 허도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허도환(39, LG 트윈스)이 무더위 속 응급처치까지 받는 악재 속에도 끝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끝내는 투혼을 보여줬다. 

허도환은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9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안방마님 박동원(33)이 장염으로 경기에 나서기 어려웠기 때문. 박동원은 링거를 맞고 경기장에 출근은 했으나 컨디션 관리가 필요했다. 염겸엽 LG 감독은 허도환이 박동원을 대신해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34)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17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경기 개시 시간은 낮의 열기가 조금은 식은 오후 5시였지만, 해가 완전히 다 지지 않아 무더위는 계속됐다. 무거운 장비를 차고 공 하나를 받을 때마다 앉았다 일어나야 하는 포수들에게는 최악의 날씨인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모두가 체감할 만한 날씨였다. 

무더위 속 안방을 묵묵히 지키던 허도환은 3회초 뜻밖의 상황에 깜짝 놀랐다. 2사 2루 양의지 타석. 켈리의 공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크게 튀는 볼이 됐는데, 튀어 오른 공이 허도환의 오른쪽 목을 강타했다. 허도환은 누상에 2루주자가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공을 흘리지 않고 글러브에 포구까지는 했으나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주심과 타석에 있던 양의지, 투수 켈리까지 모두 깜짝 놀라 허도환에게 달려왔다. 주심은 허도환의 쓰러진 몸을 뒤집어 호흡을 확인했고, 양의지는 허도환의 바지 벨트를 푸는 응급처치를 했다. 가장 당황했을 켈리는 옆에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허도환을 지켜봤다. 

의료진까지 빠르게 뛰어나왔는데, 허도환은 이내 호흡을 가다듬으며 정신을 차렸다.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상태는 심각하지 않았다. 허도환은 오히려 놀랐을 켈리와 주변 동료들은 안심시키며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다. LG 벤치는 허도환의 휴식을 고려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동원 역시 컨디션이 온전하지 않은 탓에 쉽게 교체할 수 없었다.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는 허도환을 믿고 더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허도환은 우려를 지우고 9회 끝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고 투수들을 리드했다. 타석에서는 올 시즌 첫 타점을 생산하기도 했다. 1-3으로 뒤진 4회말 2사 1, 2루 기회에서 중견수 오른쪽으로 툭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날려 2-3으로 거리를 좁혔다. LG는 끝내 4-7로 경기를 내줘 5연승 행진을 마감했으나 허도환의 투혼은 높이 살 만했다. 

허도환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해 단 7번밖에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개막부터 줄곧 2군에서 기회를 기다리다 이달 3일에야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올해 FA로 영입한 안방마님 박동원이 14홈런으로 부문 리그 공동 선두를 달리는 등 활약상이 빼어나 허도환에게 기회가 갈 틈이 없었다. 

나이와 팀 상황을 고려하면 어쩌면 올해가 허도환의 마지막 해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올해로 LG와 FA 2년 계약이 끝난다. 이날 투혼은 한 타석, 한 경기가 소중한 베테랑의 간절한 마음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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