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두호는 UFC 3연승을 달리고 해외 여러 매체의 인터뷰에 응했다. '코리안 슈퍼 보이'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13연승(전적 15승 1패)에 UFC에서만 3연승, 그것도 모두 1라운드 펀치 TKO승. 3경기 시간의 합은 겨우 4분 33초.

UFC 페더급을 뒤흔들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25,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통증의학과)의 등장에 옥타곤이 들썩인다.

최두호는 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디 얼티밋 파이터 시즌 23(TUF 23) 피날레' 페더급 경기에서 원투 스트레이트에 이은 파운딩 한 방으로 1라운드 2분 42초 만에 티아고 타바레스(31, 브라질)를 무너뜨렸다.

타바레스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10연승 무패 전적을 쌓고, 최두호가 프로로 데뷔(2009년)하기도 전인 2007년 UFC에 입성한 베테랑. 이번 경기가 최두호의 연승 가도에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최두호는 아주 손쉽게 타바레스를 바닥에 눕혔다.

최두호는 경기가 끝나고 더 바빴다. 미국의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최두호는 ESPN과 인터뷰에서 "예상했던 내용과 거의 비슷하게 경기가 진행됐다. 그래플링 게임도 하고 싶었는데 그 상황에선 일어나 타격전을 펼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UFC에서 모든 경기 시간이 5분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경기력은 어떻게 나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최두호는 "많은 선수들이 상대를 끝내기 위해 싸운다고 말한다. 그런데 난 '진짜로' 상대를 끝내기 위해 경기에 나선다"고 답했다.

곧바로 "이런 경기력을 보여 주고 있으니 UFC에서 날 확실히 밀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은근슬쩍 덧붙였다.

"상위 랭커와 대결도 이길 자신이 있다. 명분이 없어서 싸우지 못했지만 이번 승리로 실력자들과 겨룰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컵 스완슨과 경기하고 싶었다. 그와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스웨덴 종합격투기 전문 매체 MMA 니트와 인터뷰에선 "1라운드에서 타바레스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쁘지만 예상 외 결과는 아니다"며 "실력도 실력이지만 (양성훈 감독님의) 완벽한 전략이 뒷받침돼 자신감이 더 생긴다. 누구나 정확하게 맞으면 쓰러진다. 난 정확하게 맞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마크 헌트의 워크아웃 KO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기자의 말에 "타바레스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보였지만 심판이 등 뒤에 있어 돌아서 오고 있었기 때문에 한 대 더 때렸다"고 TKO 상황을 차분히 설명했다.

최두호는 앞으로 두 경기면 타이틀전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컵 스완슨에게 이기고 도전권을 받을 때까지 몇 경기를 더 하게 될까"라는 질문에 "스완슨을 이기면 5위 안에 들 수 있다고 믿는다. 상위 랭커 한 명만 더 이기면 타이틀전 기회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기 때문일까? 미국의 대표적인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인 MMA 파이팅의 아리엘 헬와니 기자는 '코리안 슈퍼 보이'를 찾아와 "너무 잘나가다가 '스타병'에 걸릴 수도 있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최두호는 씽긋 웃더니 "난 스타병에 걸릴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 팀에 형들이 많다. 그리고 훈련하다가 (실력에 눌려) 당할 때가 많다. 스타병에 걸리려면 우리 팀부터 정리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고 답했다.

최두호가 소속된 부산 팀 매드는 김동현, 함서희, 김동현B, 강경호, 최두호 등 UFC 선수만 5명이 있는 세계적인 명문팀이다. '스턴건' 김동현은 UFC 웰터급 9위로 아시아 최강자로 평가 받는다. 최두호가 '정리'할 수 없는 선배다.

"자신이 있었다. UFC에서 내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최두호는 "미국 온라인에서 반응이 뜨겁다"는 헬와니의 말에 "굳이 온라인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서 보진 않는다. 그렇지만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신다니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최두호는 대회 후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연승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실력"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짧게 답하고 미소를 띠자, 회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최두호는 "아시아도 좋고, 미국도 좋다. 주목 받을 수 있는 경기를 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백스테이지에서 가진 UFC 인터뷰에서 '이제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경기는 예상대로였다. 자기의 능력에 자신이 있다면 의심하거나 긴장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내 강점은 타격이다. 하지만 훈련할 때 타격보다 그라운드 게임을 더 즐기고 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얼른 랭킹에 올라가고 싶을 뿐이다. 내가 계속 싸워 이겨 나가면 우리나라와 해외에서 날 알아봐 줄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싸운다. 그리고 아시아를 대표해서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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