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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방출, 연봉 1억 꿈도 못 꿨다"…왜 한화 210승 레전드에게 감사할까

작성일: 2024.02.15 06:41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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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윤대경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윤대경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군대에서 방출 소식을 듣고, 일본 독립리그에 갔다가 한화 이글스에 왔을 때 최저연봉이었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연봉 1억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죠."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윤대경(30)은 억대 연봉자로 올라서기까지 험난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지금은 그 시절을 웃으며 말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고,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지 않을 자신도 있다. 윤대경은 이제 한화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윤대경은 프로 데뷔 12년 만에 연봉 1억원을 넘겼다. 1억원은 팀의 핵심 선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윤대경은 지난해 연봉 9000만원에서 올해는 2000만원 인상된 1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윤대경은 지난 시즌 47경기에 구원 등판해 5승1패, 2홀드, 47⅔이닝,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현재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윤대경은 구단을 통해 "아직 첫 월급이 들어오기 전이라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계약 당시에 정말 너무나도 기뻤다. 연봉 1억원이라는 것이 야구선수에게는 상징적인 의미이다 보니 기쁨을 감추기 어려웠고, 이제 나도 더 열심히 하면 더 큰 연봉을 받을 수 있겠다는 욕심과 자신감이 생겼다. 거기에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신 팀에게 큰 책임감도 함께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2년이 순탄하진 않았다. 윤대경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65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을 때는 내야수였다. 그런데 단 한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2018년 시즌 뒤 방출되는 아픔을 경험했다. 방출 통보를 받을 당시 군 복무를 하고 있었기에 윤대경의 마음은 더 쓰라렸다. 

윤대경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전역한 뒤 일본 독립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 갔고, 포기하지 않은 결과 한화 이글스에 투수로 입단할 수 있었다. 내야수 시절에도 어깨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윤대경이기에 투수 전향은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선택이었다. 

윤대경은 2020년 투수로 데뷔 시즌을 보내면서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55경기, 5승, 7홀드, 51이닝,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1군에서 투수로 생존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다. 2021년과 2022년은 2년 연속 70이닝 이상 투구를 펼쳤다. 그 여파로 지난 시즌 어깨에 이상이 생겼지만, 등판한 47경기에서는 충실히 임무를 다하며 연봉 인상자가 될 수 있었다. 

▲ 윤대경 ⓒ 한화 이글스
▲ 윤대경 ⓒ 한화 이글스

연봉 1억원은 윤대경이 앞으로 더 위를 바라볼 수 있는 선수라는 증거가 됐다. 윤대경은 "군대에서 방출 소식을 듣고, 일본 독립리그에 갔다가 한화에 왔을 때 최저연봉이었다. 뛰어난 선수들은 데뷔 2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기도 하지만, 나는 정말 돌고 돌아 연봉 1억원을 넘겼는데 그래도 그런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연봉 1억원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운도 많이 따랐고, 생각지 못한 기회도 많이 받아서 지금 호주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연봉 2억원을 위해 노력하면 현실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좌절도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은 내가 이런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연봉 이상의 수확"이라고 힘줘 말했다. 

투수로 성공할 수 있었던 공을 송진우 전 코치에게 돌렸다. 송 전 코치는 한화는 물론,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좌완 레전드다. 통산 210승으로 역대 최다승 투수의 자리를 지금도 지키고 있다. 송 전 코치는 투수로 걸음마 단계였던 윤대경에게 체인지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대경은 "사실 나는 복이 많았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도 받고 기회도 얻었다. 그 많은 도움 중에서 그래도 내가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한 게 있다면 당시 송진우 코치님이 '너에게는 체인지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해 주셨다. 반년 동안 매일 훈련 끝나고 나머지 공부하듯 체인지업을 파고들었다. 나에게 필요하다고 하니 정말 체인지업 한 우물만 계속 팠던 것 같다. 매일 한 박스씩 체인지업을 던지니 힘도 들었지만 지금은 그게 내 새로운 무기가 됐다. 그 시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조언할 수 있을 정도로 윤대경은 여러모로 성장했다. 그는 "나는 방출도 경험한 선수다. 어쩌면 막연한 얘기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한번은 꼭 온다고 믿었다. 나 같은 경우는 시행착오를 굉장히 세게 겪은 케이스"라고 말하며 웃은 뒤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보다 지금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선수들이 몇 배나 더 많다. 그런 선수들이 거기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더 단단해지게 만드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지난해 어깨 부상은 윤대경이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 윤대경은 "나에게 지난 시즌은 '경각심'의 한 해였다. 작년에 투수로 전향한 후 어깨를 처음 아파봤는데, 아프기 전까지 몸 상태가 너무 좋아서 나 스스로 기대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어깨 통증이 오면서 그 기대가 꺾이면서 충격도 컸다. 그렇게 되니 초반에 좋았던 게 아무리 해도 돌아오지 않더라. 그래서 솔직히 운 좋게 꾸역꾸역 막아내는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경각심이 들었다. 내 공으로, 내가 가진 무기로 상대 타자와 승부해야 하는데 운으로 뭔가 힘겹게 막는 투수는 신뢰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후반기를 기억하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는 건강히 한 시즌을 뛸 수 있도록 차근차근 몸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윤대경은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경기와 이닝을 기록하고 있다. 그걸 위해 지금 부상 관리와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나는 내 퍼포먼스를 기복 없이 유지해야 한다.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간다면 다른 성적은 알아서 따라와 줄 것이라 믿는다. 팀이 이기는 경기에서 안정감 있게 뒤를 받쳐주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한화 이글스 투수 윤대경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투수 윤대경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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