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양현종 경쟁자' 日 1군 에이스 공략한 56억의 진가…1번타자는 걱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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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정수빈(34, 두산 베어스)을 대표하는 계절은 가을이다. 가을야구에서 승부처에 영양가 높은 타격을 펼쳐 '가을 영웅'이라는 별명도 있다. 그런데 올해는 봄부터 타격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정수빈은 25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연습 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두산은 24일 소프트뱅크 2군을 상대로 타선이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9-1로 대승했던 좋은 흐름을 이어 가지 못했다. 소프트뱅크 1군에는 투타 모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면서 1-6으로 패했는데, 정수빈이 타점을 올린 덕분에 영패 수모는 면했다.
소프트뱅크 선발투수는 에이스 아리하라 고헤이였다. 아리하라는 올해 개막전 선발 등판 일정에 맞춰 이날 실전 전검에 나섰다. 아리하라는 2021년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선발 경쟁을 펼쳐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아리하라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텍사스와 2년 620만 달러(약 82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당시 양현종은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해 아리하라와 선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려웠지만, 아리하라가 부진하다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양현종이 대체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아리하라는 메이저리그에서는 2022년까지 2시즌 통산 15경기, 3승7패, 60⅔이닝, 평균자책점 7.57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와 계약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17경기, 10승5패, 120⅔이닝,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하면서 미국에서 무너졌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허경민(3루수)-양석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김민혁(1루수)-김인태(좌익수)-김기연(포수)-박준영(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김재환, 양의지 등 베테랑들은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고, 포지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젊은 백업 요원들 위주로 경기에 투입됐다.
정수빈은 그런 아리하라를 상대로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부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중전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다음 타자 라모스가 1루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득점 기회는 무산됐다. 2사 후에는 허경민이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아리하라는 1이닝 7구 1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한번씩 섞었다. 아리하라는 정수빈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무결점 피칭을 보여줬다.
정수빈은 0-3으로 끌려가던 3회초 장타를 치면서 이날 팀의 유일한 타점을 올렸다. 1사 후 박준영이 좌익수 2루타로 출루한 가운데 정수빈이 우익수 쪽으로 뻗어가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1-3으로 쫓아갔다. 정수빈은 5회에는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는 등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일본 투수들의 공에 전혀 밀리지 않는 타격을 펼쳤다. 두산이 2021년 시즌을 앞두고 6년 56억원에 FA 계약을 진행한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준 경기였다.
정수빈은 지난해 반등하는 시즌을 보냈다. 137경기에서 타율 0.287(498타수 143안타), 출루율 0.375, 75득점, 39도루를 기록하면서 1번타자의 임무를 완벽히 해냈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한 정수빈은 프로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정수빈은 데뷔 때부터 공수주 능력을 두루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다. 큰 경기일수록 더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는 배짱도 큰 장점이다.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기복 있는 타격이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그 기복이 줄면서 훨씬 타석에서 안정감 있는 타자가 됐다. 올해도 두산의 1번타자는 걱정이 없는 이유다.
한편 타선에서는 이날 정수빈 외에도 양석환이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감을 보여줬다. 두산 야수 세대교체의 주축인 박준영과 김대한은 나란히 2루타를 하나씩 날렸다. 24일 경기에서 4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던 김민혁은 이날 4타수 1안타 2삼진으로 다소 잠잠했다.
투수는 김동주(2이닝 3실점)-이영하(1이닝 1실점)-김유성(1이닝)-이병헌(1이닝 1실점)-최지강(1이닝)-박치국(1이닝)-정철원(1이닝 1실점)이 이어 던졌다. 시드니 1차 캠프에서 최고 구속 151㎞를 기록하며 강속구 기대주로 눈길을 끈 최지강은 이날도 최고 구속 150㎞를 찍으면서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다. 1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하면서 투구 수는 22개로 많았지만,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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