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캡틴 채은성이 쐐기 3점포를 터트리면서 친정팀 LG 트윈스를 울렸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캡틴 채은성이 쐐기 3점포를 터트리면서 친정팀 LG 트윈스를 울렸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LG 트윈스 2선발 임찬규를 무너뜨리는 홈런 2방을 날렸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LG 트윈스 2선발 임찬규를 무너뜨리는 홈런 2방을 날렸다.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가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에 일격을 가했다. 

한화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와 시즌 2차전에서 8-4로 역전승했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홈런 2방을 터트리며 반등을 이끌었다. 한화는 23일 에이스 류현진을 내고도 LG에 2-8로 대패하면서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는데, 하루 뒤 설욕에 성공하면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한화와 LG는 나란히 시즌 성적 1승1패를 기록하고 개막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 선발 라인업

한화: 정은원(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2루수)-하주석(유격수)-이재원(포수)-임종찬(중견수),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

LG: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선발투수 임찬규 

▲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홈런 2방을 쏘아 올리며 올해 히트상품을 예고했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홈런 2방을 쏘아 올리며 올해 히트상품을 예고했다. ⓒ 한화 이글스
▲ 홈런 타구를 지켜보고 있는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 ⓒ 한화 이글스
▲ 홈런 타구를 지켜보고 있는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 ⓒ 한화 이글스
▲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는 요나단 페라자에게만 홈런 2방을 허용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 LG 트윈스
▲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는 요나단 페라자에게만 홈런 2방을 허용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 LG 트윈스

# "배트 플립 계속" 페라자 홈런쇼, 100만 달러 투자 이유 증명했다

페라자는 왜 한화가 지난 시즌을 마친 직후 100만 달러(약 13억원)을 투자해 데려왔는지 증명했다. 한화는 지난해 외국인 타자 부진에 애를 먹었다.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타율 0.125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22경기 만에 짐을 쌌고, 닉 윌리엄스는 68경기에서 타율 0.244, 9홈런, 45타점을 기록했으나 재계약을 할 수준은 아니었다. 

한화가 KBO 다른 구단과 경쟁을 펼치면서까지 페라자를 데려왔던 이유는 결국 공격력이었다. 페라자는 충분히 타선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는 화력을 갖춘 타자로 평가했고, 시범경기 기간 타율 0.280(25타수 7안타), 7홈런, 7타점으로 활약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페라자는 0-1로 뒤진 4회초 벼락같은 홈런을 쐈다. LG 선발투수 임찬규는 페라자의 2번째 타석 전까지 3⅓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있었다. 페라자는 1사 후 볼카운트 1-2에서 임찬규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2.6m에 이르는 큼지막한 홈런이었다. 타구 속도는 169.3㎞로 총알처럼 빠르게 뻗어 나갔다. 페라자는 KBO리그 데뷔 홈런으로 1-1 균형이 맞춰지자 배트를 던지고 베이스를 돌면서는 가슴을 치며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페라자는 지난 9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결승포를 터트린 뒤에도 화끈한 배트 플립을 보여주며 한화 팬들을 즐겁게 했다. 페라자는 당시 배트 플립과 관련해 "우선 홈런이 나올 때마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할 것"이라고 했는데, 전날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한 방이 터지자 시원하게 배트를 던지며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페라자의 홈런은 잠들어 있던 한화 타자들을 깨웠다. 5회초 선두타자 채은성이 좌익수 왼쪽 2루타로 역전의 물꼬를 텄고, 다음 타자 문현빈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2-1로 뒤집었다. 

페라자는 홈런 하나로 만족하지 못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임찬규에게 홈런 하나를 더 뺏었다. 임찬규의 초구 커브를 걷어올려 한번 더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5.7m로 첫 홈런보다는 짧았지만, 타구 속도는 165㎞로 여전히 빨랐다. 덕분에 한화는 3-1로 달아날 수 있었다. 

LG 선발투수 임찬규는 6이닝 93구 7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선발투수로서 기본 의무는 다했다. 직구(38개)와 커브(23개), 체인지업(26개), 슬라이더(6개)를 섞어 던지면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까지 나왔고, 슬라이더는 130㎞대로 형성됐다. 커브는  최저 구속 98㎞를 기록했다.

▲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가 팀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가 팀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 한화 이글스
▲ 페냐는 6⅔이닝 95구 6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 한화 이글스
▲ 페냐는 6⅔이닝 95구 6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 한화 이글스

# '151㎞ 전력투' 페냐, 류현진 몫까지 다했다

페냐는 류현진을 대신해 팀에 첫 승을 안겨주며 왜 복덩이인지 증명했다. 페냐는 2022년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합류해 13경기 5승4패, 67⅔이닝, 평균자책점, 3.72, 지난해 32경기, 11승11패, 177⅓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면서 또 한번 재계약에 성공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최고 105만 달러(약 13억원)였다. 

페냐의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한 안정감이다. 페냐는 지난해 무려 19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팀 내 독보적 1위, 리그 6위에 올랐다. 또 최다 이닝 6위, 다승 공동 9위, 탈삼진 공동 6위, 평균자책점 14위에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고른 성적을 냈다. 류현진이 국내 복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페냐는 올해도 부동의 1선발이었다. 

페냐는 6⅔이닝 95구 6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까지 나올 정도로 전력을 다했다. 직구(44개)에 주 무기 체인지업(39개)을 적극적으로 섞으면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슬라이더(9개)와 투심패스트볼(3개)도 조금씩 보여줬다. 

빼어난 콘택트 능력을 자랑하는 LG 타선은 페냐의 공을 좀처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1회말 박해민-홍창기-김현수, 2회말 오스틴-오지환-문보경을 연달아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경기 초반 팽팽한 흐름을 유지해줬다. 

순항하던 페냐는 3회말 꼬였다. 1사 후 문성주가 2루수 왼쪽 내야안타로 출루하면서 실점했다. 2루수 문현빈이 안타가 될 뻔한 타구를 잘 막았는데, 정확히 송구하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이어 신민재가 우중간 안타를 쳐 1사 1, 3루가 됐다. 2루를 훔치던 신민재를 잡으면서 2사 3루까진 버텼는데, 박해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0-1이 됐다. 

타선이 4회부터 6회까지 매이닝 1점씩 뽑으면서 페냐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자 더 힘을 냈다. 페냐는 4회 김현수-오스틴-오지환, 5회 문보경-박동원-문성주까지 또 한번 연속 범타 처리를 하면서 LG의 공격 흐름을 완전히 끊었다. 

6회말과 7회말은 고비였다. 6회말은 또 박해민이 문제였다. 1사 후 박해민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고, 2사 1루 김현수 타석 때는 2루를 훔치며 페냐를 괴롭혔다. 페냐는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리나 싶었는데, 2사 1, 2루에서 오스틴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7회말에는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았다. 문보경을 좌익수 뜬공, 박동원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면서 또 한번 위기에서 벗어나나 싶었는데, 문성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해 3-2로 쫓겼다. 페냐는 김범수와 교체됐고, 김범수는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 쐐기포를 터트린 한화 이글스 채은성 ⓒ 한화 이글스
▲ 쐐기포를 터트린 한화 이글스 채은성 ⓒ 한화 이글스
▲ 천천히 시동을 걸고 있는 지난해 홈런왕 한화 이글스 노시환 ⓒ 한화 이글스
▲ 천천히 시동을 걸고 있는 지난해 홈런왕 한화 이글스 노시환 ⓒ 한화 이글스

# LG 페라자는 걸렀지만…노시환·채은성은 못 막았다

한화는 8회초 LG 3번째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임종찬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최인호가 희생번트로 2루로 보냈다. 1사 2루에서 LG는 홈런 2방을 터트릴 정도로 타격감이 좋은 페라자를 자동고의4구로 걸렀다. 1사 1, 2루에서 안치홍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페라자를 거른 작전은 통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홈런왕이자 타점왕 노시환까지는 막지 못했다. 노시환은 중전 적시타를 날려 4-2로 다시 거리를 벌렸다. LG는 결국 마운드를 유영찬으로 교체했는데, 이번에는 캡틴 채은성이 나섰다. 채은성은 볼카운트 1-1에서 유영찬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3점포를 터트렸다. 채은성은 친정팀인 LG를 울리면서 7-2까지 거리를 벌렸다. 승리에 확실한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한화는 9회초 추가점을 뽑으면서 LG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선두타자 하주석이 좌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다. 2사 3루에서는 이원석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8-2가 됐다. 

페라자는 4타수 2안타(2홈런) 2타점 3득점, 채은성은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면서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하주석은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한화는 9회말 6점차에도 마무리수투 박상원을 올려 경기를 완벽히 마무리하고자 했다. 문성주에게 1타점 적시 2루타, 박해민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8-4까지 쫓겼으나 승리는 지켰다. 

▲ LG 트윈스가 정주현 코치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 LG 트윈스
▲ LG 트윈스가 정주현 코치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 LG 트윈스
▲ 친구인 한화 이글스 채은성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은 정주현 ⓒ LG 트윈스
▲ 친구인 한화 이글스 채은성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은 정주현 ⓒ LG 트윈스

# LG 정주현 은퇴식…"울컥했다"

LG는 이날 경기에 앞서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정주현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정주현은 경상중과 대구고를 졸업한 뒤 2009년 시즌을 앞두고 드래프트 5라운드 36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고등학교 졸업반이던 2008년에는 오지환과 함께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오지환과는 이후 LG에서 주전 2루수와 유격수로 키스톤 콤비 호흡을 맞췄다. 

입단 후 2023년까지 LG트윈스에서만 뛴 원클럽맨으로 은퇴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정주현 코치는 프로 통산 15시즌 동안 762경기에 출전하여 통산 타율 0.237, 392안타, 153타점, 260득점, 68도루를 기록했다. 은퇴한 뒤에는 LG 잔류군 주루코치로 인생 2막을 열었다. 

LG는 이날 정주현 코치에게 감사패, 기념 액자, 꽃다발, 사인 유니폼 액자 등을 전달했고, 전달식 후에는 시구 행사를 진행했다. 

정주현 코치는 은퇴식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부담스러워서 최대한 간단하게 해달라고 구단에 이야기했다. 해보니까 울컥하긴 한다. 가족들의 영상을 보니까 조금 놀랐다. 울컥했다. (오)지환이가 나올 때도 울컥했다"고 이야기했다. 

새로 도전하는 코치 생활과 관련해서는 "2개월차인데 진짜 힘들다. 선수 때는 그냥 진짜 밥 떠주면 떠먹기만 했는데, 코치는 훈련 준비부터 끝나고 또 준비, 내일 준비 이런 것들이 정말 힘든 것 같다. 코치님들이 정말 고생 많이 하셨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제2의 인생에도 빨리 적응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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