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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없었으면 590홈런도 없었다…박병호-오재일 맞교환, 야구인생에 거대한 변화 오나

작성일: 2024.05.29 08:22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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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가 KT를 떠나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는 개인 통산 383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KBO 리그 대표 거포타자다. ⓒKT 위즈
▲ 박병호가 KT를 떠나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는 개인 통산 383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KBO 리그 대표 거포타자다.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아무리 전성기가 지났다지만 이름값만 놓고 보면 대형 맞트레이드가 아닐 수 없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28일 박병호(37)와 오재일(37)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트레이드의 발단은 박병호의 방출 요청에서 비롯됐다. KT에서 입지가 좁아진 박병호는 KT에 남아봐야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 판단하고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이 사실이 외부에도 알려지자 KT 관계자는 "박병호가 지난 주말 구단에 공식적으로 방출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인정했다.

KT는 박병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잔류를 설득했지만 박병호는 이미 '결심'을 굳힌 터였다. 그렇다고 무작정 웨이버 공시를 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KT는 삼성과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맞트레이드에 합의할 수 있었다.

박병호와 유니폼을 맞바꾼 오재일은 여러 공통점이 있다. 두 선수 모두 1986년생으로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둘 다 거포 스타일의 타자로 데뷔 초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고 프로 선수로서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도 닮았다.

무엇보다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트레이드다. 박병호와 오재일 모두 트레이드를 통해 야구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성남고 시절 고교야구 사상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면서 초대형 거포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2005년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LG의 거포 갈증을 해결할 적임자로 주목을 받았으나 끝내 LG에서는 포텐셜을 폭발하지 못했다. 2005년 타율 .190 3홈런 21타점에 그친 박병호는 2006년에도 타율 .162 5홈런 13타점으로 부진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상무를 다녀왔지만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박병호는 2009년 타율 .218 9홈런 25타점에 머물렀고 2010년에도 타율 .188 7홈런 22타점에 그치면서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2011년 박병호의 야구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바로 트레이드가 그것이었다. LG는 가을야구에 '올인'하기 위해 송신영과 김성현을 영입하면서 반대 급부로 박병호와 심수창을 넥센(현 키움)에 내줬다. 박병호는 넥센으로 이적하자마자 4번타자 자리를 꿰찼고 LG 시절과 달리 부담감에서 해방되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타율 .254 13홈런 31타점을 기록하며 2011시즌을 마무리한 박병호는 2012년 타율 .290 31홈런 105타점 20도루를 기록하면서 생애 첫 홈런왕과 MVP에 등극하는 '드라마'를 썼다. 

▲ 오재일이 삼성을 떠나 KT에서 새 출발한다. 양팀은 28일 밤 박병호와 오재일의 맞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삼성 라이온즈
▲ 오재일이 삼성을 떠나 KT에서 새 출발한다. 양팀은 28일 밤 박병호와 오재일의 맞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삼성 라이온즈
▲ 박병호가 KT를 떠나 삼성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KT는 28일 박병호를 삼성으로 트레이드하면서 오재일을 영입했다. ⓒKT 위즈
▲ 박병호가 KT를 떠나 삼성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KT는 28일 박병호를 삼성으로 트레이드하면서 오재일을 영입했다. ⓒKT 위즈

 

박병호는 그렇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우뚝 섰다. 2013년 타율 .318 37홈런 117타점 10도루를 남긴 박병호는 2014년 타율 .303 52홈런 124타점 8도루, 2015년 타율 .343 53홈런 146타점 10도루를 폭발하며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4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하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리그의 지배자로 거듭난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국내 무대로 돌아오고 나서도 '홈런왕'의 위용을 떨쳤다. 2018년 넥센으로 돌아온 박병호는 타율 .345 43홈런 112타점을 폭발했고 2019년 타율 .280 33홈런 98타점을 남기면서 홈런왕 정상을 재정복했다.

오재일도 트레이드가 아니었다면 '만년 유망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2005년 현대에 입단한 오재일은 프로 데뷔 첫 시즌에 1경기만 나오는데 그쳤고 이후 상무를 다녀왔으나 2009년 히어로즈에서 타율 .197 4타점에 그쳤고 넥센으로 바뀐 2010년 타율 .133 1홈런 9타점, 2011년 타율 .230 1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면서 거포로서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데 2012년 이성열과 맞트레이드되면서 두산으로 건너간 오재일은 타율 .203에 그쳤지만 8홈런 25타점을 기록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고 2013년 타율 .299 3홈런 28타점, 2014년 타율 .242 3홈런 18타점을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으나 2015년 타율 .289 14홈런 36타점을 기록,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마크하면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마침내 오재일은 2016년 타율 .316 27홈런 92타점, 2017년 타율 .306 26홈런 89타점, 2018년 타율 .279 27홈런 80타점, 2019년 타율 .293 21홈런 102타점, 2020년 타율 .312 16홈런 89타점을 폭발하면서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우며 두산 야구의 르네상스에 일조했다.

두 선수는 뒤늦게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했고 이적을 선택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박병호는 2020~2021년 지독한 슬럼프를 겪고도 KT와 3년 총액 30억원에 계약을 맺었고 오재일은 2020시즌을 마치고 삼성과 4년 총액 50억원에 사인하며 '푸른 피'를 수혈했다.

이들은 FA 이적 첫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박병호는 2022년 타율 .275 35홈런 98타점을 폭발하며 홈런왕 타이틀을 되찾는 대반전을 보여줬고 오재일은 2021년 타율 .285 25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면서 삼성이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들은 FA 이적 첫 시즌의 '포스'를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나긴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다. 박병호는 올해 44경기에 나와 타율 .198 3홈런 10타점에 그치고 있고 오재일도 22경기에서 타율 .234 3홈런 8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이들이 남긴 개인 통산 홈런 개수만 590개에 달한다. 만약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하지 않았다면 박병호가 383홈런, 오재일이 207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이미 트레이드의 효험을 경험한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이들의 야구 인생에 또 한번의 전환점을 가져다줄 수 있다. 때로는 환경의 변화가 예상치 못한 대반전을 만들기도 한다. 지금은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다면 이들이 예전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 오재일이 28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9회말 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이것은 삼성에서 기록한 마지막 홈런으로 남았다. ⓒ삼성 라이온즈
▲ 오재일이 28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9회말 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이것은 삼성에서 기록한 마지막 홈런으로 남았다. ⓒ삼성 라이온즈
▲ 올 시즌 타율 .198 3홈런 10타점으로 부진한 박병호가 삼성 이적 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KT 위즈
▲ 올 시즌 타율 .198 3홈런 10타점으로 부진한 박병호가 삼성 이적 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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