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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처럼? 근사한 ‘두산의 52번 등번호’ 책임감… 두산의 미래, 현재까지 잡으러 간다

작성일: 2025.02.14 14: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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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내야의 미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박준순 ⓒ두산베어스
▲ 두산 내야의 미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박준순 ⓒ두산베어스
▲ 김재호의 등번호 52번을 이어 받은 박준순은 향후 팀 내야의 사령관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는다 ⓒ두산베어스
▲ 김재호의 등번호 52번을 이어 받은 박준순은 향후 팀 내야의 사령관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는다 ⓒ두산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태우 기자] 두산의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행사는 업계의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최근 들어 신인드래프트가 전체적으로 ‘투수 판’이 된 가운데, 리그에서 야수를 가장 호명했기 때문이다. 두산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내야수를 지명한 것도 실로 오래간만의 일이었다.

두산의 왕조는 탄탄한 내야가 이끌었다. 좌측부터 허경민 김재호 오재원 오재일로 이어지는 내야는 오랜 기간 두산을 지키며 팀의 기둥 몫을 했다. 하지만 이들도 영원할 수는 없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거나, 혹은 은퇴를 선택했다. 오재일은 삼성으로 갔고, 오재원도 김재호는 차례로 은퇴했으며 허경민도 올 시즌을 앞두고 kt로 이적했다. 왕조의 내야를 기억 속으로 접어두고, 새 내야를 구축해야 할 시기였다. 그리고 두산은 1라운드에서 덕수고 출신 내야수 박준순을 지명하며 새 시대의 기수를 선발했다.

고교 시절부터 공·수 기량은 물론 리더십까지 호평을 받았던 박준순은 등번호 52번을 달았다. 두산에서만 KBO리그 1군 통산 1793경기에 나간 뒤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김재호의 번호다. 나름대로 두산에서는 특별한 번호 물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박준순을 향한 두산의 기대치는 크다. 그리고 박준순은 호주 1차 캠프에 합류해 가능성을 뽐내고 있다. 의욕적인 캠프 속에 코칭스태프도 활용 방안을 눈에 담느라 바쁘다.

박준순은 캠프 소감을 묻자 설레는 눈빛을 반짝이며 “다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신인으로서 주눅이 들고, 일정이 힘들 법도 하지만 박준순은 오히려 “형들과 운동을 하는 게 재밌다”고 이야기했다. 캠프 초반에는 팔이 조금 좋지 않아 송구에 제약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실제 12일 청백전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박준순은 “지금은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다”며 주위를 안심시켰다.

12일 청백전에서는 잘 맞은 안타까지 치면서 선배들의 박수를 받았다. 박준순은 “여기 와서 타격감이 괜찮았는데 지나고 나니까 체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조금씩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합에 들어가니까 또 달라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콘택트에 집중하고, 그라운드를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박준순의 기량이 잘 드러난 안타였다. 안타 하나로 더 자신감을 얻고, 그 자신감은 기나긴 캠프를 버틸 수 있는 원동력으로 이어진다.

박준순은 수비로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두산은 현재 주전 유격수와 주전 2루수 자리가 공석이다. 김재호가 은퇴했고, 허경민이 떠나면서 강승호가 3루로 자리를 옮겼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수비가 중요한 중앙 내야라는 점을 고려하면 박준순은 번지수를 잘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박준순은 “타격으로 뽑힌 게 아닌, 수비도 잘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면서 “선배님들 몸을 보면 다 크시고, 멀리 치신다. 고등학생과 성인의 힘의 차이가 있다. 적응하면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과제를 짚었다.

등번호가 보여주듯, 김재호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은 영광스럽지만 또 어떨 때는 선수에게 잔인한 압박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박준순도 이 번호가 주는 무게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김재호가 그랬던 것처럼, 탄탄한 수비 기본기를 익혀 팀 내야에 자리를 잡는다는 각오다. 고교 시절에는 2루수로 뛰었던 박준순은 지금도 수비는 2루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두산은 언젠가는 이 선수가 유격수로 내야 사령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박준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도전해 볼 생각이다.

▲ 올 시즌 활약과 미래 성장 단계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준순 ⓒ두산베어스
▲ 올 시즌 활약과 미래 성장 단계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준순 ⓒ두산베어스

당장 올해도 기대가 크다. 주전 2루수가 비어 있는 가운데 박준순이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미래는 물론 현재까지 잡을 수 있다. 지난해 1라운드 지명자인 김택연이 팀 불펜이 어려울 때 마무리로 승격해 좋은 활약을 했던 기억도 있다. 2년 연속 신인 대박을 노려볼 수 있다. 

52번 등번호에 대해 “감회가 남다르다”고 이를 인정한 박준순은 “시키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2루가 편하다. 송구에서 그런 부분도 있고 고등학교 내내 그 포지션을 보다 보니 적응도 됐다”면서도 “유격수도 엑스트라를 할 때 펑고를 받는다. 펑고를 받아보니 유격수도 못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차분하게 단계를 밟아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목표는 1군 진입이다. 박준순은 “최선을 다해서 백업으로든 최대한 빨리 1군에 등록되는 것이 목표다. 열심히 해보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재호의 길을 밟아 나가려고 하는 박준순의 여정이 호주에서 힘차게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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