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손혁 단장을 비롯한 한화 관계자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과 계약할 당시 하나의 준비에 적지 않게 놀랐다. 플로리얼은 이날 정갈하게 양복을 차려 입고 한화 관계자들과 만났다.
미디어로 중계되는 입단식도 아니고, 굳이 신경을 써 양복까지 입을 필요는 없었다. 대다수의 외국인 선수들이 계약을 할 때는 편한 복장을 한다. 구단도 여기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플로리얼은 달랐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했고, 또 예의라고 생각했다. 플로리얼의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통 중남미 출신 선수들이 자유분방하다고 생각하지만 플로리얼은 오히려 진중한 편에 속한다. 어조부터가 상당히 차분하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플로리얼은 어렸을 때부터 미국으로 넘어가 야구를 했다. 특급 유망주 평가를 받으며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인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다. 공·수·주에서 두루 재능을 가진 선수임을 인정받았다. 한때 유망주 랭킹에서 양키스 1위를 다투던 시절이 있었고,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순위에서도 100위 내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양키스가 큰 기대를 걸었던 선수였다.
양키스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클럽하우스 문화를 가진 팀이다. 콧수염은 허용되지만, 턱수염은 허용되지 않는다. 지나친 장발도 마찬가지다. 고리타분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양키스는 이것도 자랑스러운 팀의 문화라고 믿는다. 어쩌면 자부심이다. 입단하는 선수도 턱수염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그런 문화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꾸준한 교육으로 이어진다. 플로리얼은 양키스에서 상대에 대한 존중을 배웠다고 했다. 당연한 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를 체득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인지 많은 관계자들은 플로리얼의 진중함과 인성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플로리얼은 이에 대해 “부모님에게 ‘모든 사람을 존경해야 하고, 나쁘게 말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 양키스에 가서도 새로운 사람들과 적응을 빨리 해야 했다. (양키스에서) 존경하는 법을 배웠다. 양키스에서도 계속 그렇게 해왔다”고 설명했다. 환경이 KBO리그로 바뀌고, 자신의 입지가 절대적인 무대로 바뀌었지만 플로리얼은 이 평범한 진리를 잊지 않고 있다.
리그에 대한 존중은 진지한 시즌 준비로 이어진다. 메이저리그보다 하위 리그로 왔지만 방심은 없다. 실제 타격 훈련이 많고, 자기 것이 확실한 외국인 선수로서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지만 플로리얼은 군말 없이 평소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한다. 플로리얼은 “단지 조금 다를 뿐이다. 힘들지는 않다”고 말한다. 리그를 존중하고, 문화를 존중하고, 동료를 존중하는 자세는 빠른 리그 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 만하다.

근래 들어 외국인 타자들이 계속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은 한화다. 플로리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단 수비와 주루는 확실하다는 평가다. 어린 시절부터 이 부문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는 이가 거의 없었다. 양키스 유망주에서도 최고의 수비와 주루 툴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자자했다. 공격도 기대치가 없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거포 스타일의 타자는 아니지만 트리플A에서는 가공할 만한 홈런 파워를 뽐냈다. 오히려 KBO리그 환경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선수가 더 어울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구장이 비대칭형이고, 그만큼 수비가 중요하다. 플로리얼은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수비는 항상 열심히 훈련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 모든 경기장에서 수비하는 게 조금 다르지만 빨리 적응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든 훈련에 진지한 모습에서 “항상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가장 큰 목표는 우승”이라는 플로리얼의 말이 단순한 인사치레나 접대용 멘트로 들리지는 않았다.
관련기사
- '동훌륭', 개 도살업자 미화 논란 뒤늦게 사과 "반려견 주인에 유감"
- 구준엽, 故서희원 떠나보내고 건강이상설 "근육 거의 사라져"
- 故서희원 1200억 상속분쟁 시작?…모친 "전쟁터에 나가려" 의미심장[이슈S]
- 클라라는 '자아도취 중'… 파격적 숏컷과 몸매 드러난 란제리 룩 공개
- 심은진♥전승빈, 파격적 신혼집 공개 "붉은 조명, 홈 바로 꾸민 응접실"(가보자고)
- '음주 뺑소니' 김호중, 수의·목발에 한숨 푹…"술타기·허위 자수 주도 안해"[종합]
- "어른들이 미안해" 아이브→한혜진, '대전 피살 초등생' 추모 물결[종합]
- "사생활 유포 협박" 김준수에 8억 뜯은 BJ, 징역 7년 선고에 '항소'
- '이혼소송' 박지윤, 시부모 거주 아파트 처분 절차→최동석 '분개'[종합]
- '러블리의 의인화' 박보영, 놀라운 한줌 개미 허리
- KBS가 버린 '홍김동전', '도라이버'로 부활시킨 넷플의 속내[초점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