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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동안 지켰던 두산의 울타리를 떠났다… “내가 좋은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겠다”

작성일: 2025.02.24 07: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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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중반에 이적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한 허경민은 kt가 자신을 선택할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각오 속에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다 ⓒkt위즈
▲ 30대 중반에 이적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한 허경민은 kt가 자신을 선택할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각오 속에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다 ⓒkt위즈
▲ 허경민은 올해 주전 3루수는 물론 중심타선에서 활약하며 kt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kt위즈
▲ 허경민은 올해 주전 3루수는 물론 중심타선에서 활약하며 kt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한 울타리 안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남부럽지 않은 경력도 쌓았고, 팬들의 큰 사랑도 받았다. 때로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울타리 안에서의 애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시간이 자그마치 16년이었다.

허경민(35·kt)은 2009년 두산의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해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다. 오랜 기간 팀의 주전 3루수로 활약했고, 국가대표팀 3루수로도 자리를 지키는 등 리그 정상급 선수로 뛰었다. 중간에 한 차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해 팀에 잔류하기도 했다. 두산과 인연은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다. 하지만 2025년 시즌을 앞두고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다. 첫 번째 FA 자격 행사와 달리, 두 번째 FA 자격 행사에서는 선수와 구단의 생각이 맞지 않았다.

결국 더 좋은 조건을 제안한 kt의 손을 잡았다. 4년 총액 40억 원에 새 유니폼을 입었다. 15년간 지켰던 루틴이 많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새로운 동료를 비롯한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두산에 있던 시절과는 스프링캠프 풍경도 많이 달랐다. 새로운 경기장과 새로운 시간표를 마주했다.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수에게도 만만치 않은 첫 캠프였다. 한 팀에서 16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관성이 생긴 만큼 더 어려운 과제였다.

다행히 적응이 어렵지 않은 팀이었다. 베테랑 야수들이 많은 kt의 팀 구성이 허경민을 반겼다. 허경민은 모든 것이 낯설었을 질롱 1차 캠프에 대해 “좋은 날씨에서 열심히 잘 했다. 동료들하고도 이제 많이 가까워졌다. 이제 (실전) 경기에 들어가는데 잘하고 싶은 그런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서 “선·후배 사이의 나이 차이가 있다. 베테랑 선수들도 있고, 어린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너무 가깝게 잘 지내는 것 같다. 훈련 분위기나 이런 것도 너무 유쾌하다. 재밌는 선수들도 많고 그래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첫 한 달의 여정을 총평했다.

동기이자, 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팀 시절에 함께했던 김상수가 옆에 선다는 것도 신기하다. 허경민은 주전 3루수, 김상수는 주전 유격수로 올 시즌을 함께 한다.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난 게 신기하다. 허경민은 “내가 적은 나이가 아닌데 옆에 같이 뛰는 친구가 있다는 게 너무 큰 힘이 된다. 나랑 상수가 이제 몇 년을 더 할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를 그만두고 나서도 이 기억은 잊히지 않을 만큼의 소중한 시간들이 될 것 같다”면서 김상수가 팀 적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캠프도 즐겁게 보내고, 팀 적응도 수월하게 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걱정은 신인 때나 베테랑이 된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중요한 몫을 하게 될 것이에 그렇다. 이강철 kt 감독은 올해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강백호를 조합해 테이블세터를 만들고, 여기에 허경민을 3번에 투입하는 안을 고려 중이다. 허경민이 통산 0.293의 타율을 보유할 정도로 안타 생산 능력이 있고, 주자가 깔린 상황에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로 보고 결정한 구상이다.

허경민은 “감독님이 어떤 구상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에 맞게끔 노력을 해야 한다. 내 머릿속에는 무조건 잘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말고는 없다. kt가 이기는 데 역할을 할 뿐이지 타순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연습 경기에 들어가고 하는데 겨울 동안 준비한 게잘 나오는지를 체크해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두산에서는) 앞에서 많이 뛰어줬던 선수들이 있었다고 하면, 지금은 잘 치는 타자들이 앞에 있다. 내 뒤에 누가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벌써부터 걱정하고 싶지는 않고 좋은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 오랜 기간 정들었던 두산을 떠나 kt와 4년 총액 40억 원에 계약한 허경민ⓒ kt 위즈
▲ 오랜 기간 정들었던 두산을 떠나 kt와 4년 총액 40억 원에 계약한 허경민ⓒ kt 위즈

두산에 있었다면 지금 모습 그대로만 유지해도 박수를 받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적했기에 이야기는 또 다르다. 팀이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30대 중반에 이른 선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펼쳐진다는 게 내심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허경민은 고개를 젓는다. 계속해서 편견과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는 것을 안다. 새로운 과정이 아닌, 익숙한 과정의 연장선상이라고 이야기한다.

허경민은 “항상 편견과 맞서 싸워왔다. 똑딱이 3루수라는 이 소리를 정말 한 10년째 듣고 있다”면서 “나름대로 이 소리를 이겨내고 증명하기 위해 매년 노력을 해왔다. 아마 이 이야기는 내 선수 경력이 끝날 때까지 꼬리표로 따라다닐 것이다. 그것을 잘 이겨내서 내가 좋은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선수라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매년 있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증명대에 올라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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