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청부사' 허일영, 입담까지 챔프전 MVP다웠다 "조상현 감독님이요? 피곤한 스타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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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맹봉주 기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해냈다. 창원 LG가 1997년 창단 후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LG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서울 SK를 62-58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3연승 후 3연패, 그리고 7차전 접전 끝 최종 승자는 LG였다.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는 1985년생 허일영(40)이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80표 중 32표를 받았다. 프로농구 역사상 최고령 챔피언결정전 MVP다.
칼 타마요(23표), 아셈 마레이(22표)를 모두 제쳤다. 챔피언결정전 누적 기록만 보면 허일영의 MVP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7차전 너무나도 결정적인 3점슛 포함 강렬한 활약을 펼쳤다.
허일영은 이날 3점슛 4개 포함 14득점 5리바운드로 양 팀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올렸다. 무엇보다 득점 순도가 높았다.
승부처마다 허일영이 3점을 터트렸다. 성공률은 80%에 달했다.
챔프전 후 만난 허일영은 "매번 조연이었다. 상 처음 받아본다. 신인상은 공동 수상이었다. 상금도 반반 나누더라. 3점슛 1등했을 때는 해당 상이 없어졌다. 상이랑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오늘(17일) 유독 감이 좋았다. 몇 번 더 던질 찬스가 있었는데 참았다. 1, 2개 넣었는데도 상대가 안 막고 다른 선수에게 도움수비를 가길래 더 자신 있게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교롭게 허일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SK에서 LG로 이적했다. 친정팀에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허일영은 "솔직히 SK에서 전혀 나갈 생각이 없었다. 너무 좋아서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소리를 들어서 많이 심란했다. 같이 우승, 준우승을 했는데...비즈니스인 걸 알면서도 아쉽더라"고 마음 속 담아뒀던 얘기를 털어놨다.
이어 "LG에서 증명해보자고 결심했다. 처음엔 수비 못한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 41살 먹고 욕을 정말 많이 먹었다. 감독님과 얘기해봤는데, 저 분도 한 고집 하지 않나. 안 바뀌더라. 내가 바뀌는 수밖에 없었다. 이후 수비에서 더 열심히 따라갔다. 출전 시간에 대해선 욕심이 없다. 내가 잘하는 걸 코트 위에서 보여줘야 하는데 그럴 여건이 안 되니까 스트레스를 받았다. 가족들과 처음 떨어져 지내는 것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고양 오리온(현 고양 소노), SK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허일영은 LG 유니폼을 입고도 마지막에 웃었다. 서로 다른 세 팀에서 우승을 거둔 선수는 프로농구 역사상 허일영이 처음이다.
세 번의 우승 중 가장 기쁜 순간을 묻자 "당연히 지금이다. 내 농구 인생에서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LG 조상현 감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허일영은 시즌 중 팀 내 역할 문제로 조상현 감독과 마찰을 빚었다.
챔프전이 끝나고 조상현 감독은 허일영에 대해 "생각 차이로 트러블이 분명히 있었다. 개인적으로 왔었고 좀만 이해해달라고 했다. 팀이 졌을 때 (허)일영이가 분위기 걱정하지 말고 감독님은 전략 짜는데만 신경쓰라고 하더라. 너무 고마웠다. 그때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LG가 원팀으로 오는데 일영이가 많은 역할을 해준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허일영은 "감독님은 정말 하나하나 다 지적한다. 걱정도 너무 많다. 솔직히 좀 피곤한 스타일이다. 우승했는데 뭔 말을 못하겠습니까?"라고 웃었다.
챔피언결정전 MVP 상금 1000만 원으로 무엇을 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허일영은 "나도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상은 처음이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일단 오늘을 즐기고 생각하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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