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기간 타격 부진에 빠져 있던 최지훈은 최근 경기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연합뉴스
▲ 오랜 기간 타격 부진에 빠져 있던 최지훈은 최근 경기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SSG의 올 시즌 개막전 리드오프는 최지훈(28)이었다. 출루율이 높은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올해 타격에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희망을 캠프 내내 꾸준히 봤다. 일단 나가면 높은 도루 성공률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해부터 최지훈을 꾸준하게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그간 팀의 1번을 책임지던 추신수(현 SSG 구단주 툭별보좌역 및 육성총괄)가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4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을 추신수보다는 그 다음 리드오프 자리를 지킬 선수를 찾아야 했다. 최지훈이 낙점을 받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타격 성적의 저하가 오래 갔다.

2022년 144경기에서 3할 타율(.304)을 기록했던 최지훈은 2023년 117경기에서 타율 0.268, 그리고 지난해 125경기에서 타율 0.275에 머물렀다. 지난해 시즌 중반 이후부터 꾸준하게 타격폼 교정에 매달린 것도 이 때문이었다. 실제 올해 캠프에서는 그 가능성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스윙이 경쾌하게 돌아갔다. 연습한 것이 실전에서 나온다면 3할 타자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분석까지 나왔다.

시작은 좋았다. 3월과 4월 29경기에서 타율 0.310, OPS(출루율+장타율) 0.744를 기록하며 시동을 잘 걸었다. 5월도 27경기에서 타율 0.299, OPS 0.744로 여전히 괜찮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6월 이후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6월 21경기에서 타율 0.222, 7월 20경기에서는 타율 0.186에 그쳤다. “조금 있으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만 하다 두 달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결국 리드오프 자리를 내려두고 하위타순으로 이동했다.

▲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 포함 4안타를 치며 힘을 낸 최지훈 ⓒSSG랜더스
▲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 포함 4안타를 치며 힘을 낸 최지훈 ⓒSSG랜더스

체력적인 부담이 심했다. 자신의 휴식 시간을 챙겨줄 선수가 마땅치 않았고, 팀이 계속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팀 내 최고 수비수인 최지훈을 빼기 어려운 날도 많았다. 관리를 해준다는 구상이 생각보다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하체의 피로도가 극심했고, 절뚝이며 뛸 때도 있었다. 타격 성적이 떨어지자 심리적으로도 위축됐다. 더 강하게 치려다 힘만 들어갔고, 불필요한 힘이 들어간다는 것은 대개 타격 성적에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었다.

올해 극심한 팀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SSG는 어차피 1번부터 9번까지 모두가 잘 치며 폭발력을 이어 가기는 어려운 구조다. 결국 쳐야 할 선수들이 쳐 줘야 하고, 그리고 나가서 활발한 기동력 야구로 점수를 짜내야 한다. 최지훈은 전자에도, 후자에도 걸쳐 있는 선수였다. 그런 최지훈이 좀처럼 나가지를 못하니 팀 타선의 역동성도 사라졌다.

이숭용 SSG 감독은 계속 적극적인 스윙을 주문하고 있었다. 캠프 때 준비했던 대로 하라는 주문이었다. 리드오프 자리에 있으니 자꾸 공을 보려고 하고, 그래서 소극적인 스윙이 이어지자 아예 하위타선으로 자리를 옮겨주기도 했다. 이 감독은 “확인하지 말고 앞에서 적극적으로 돌리라고 했다. 그래야 하나라도 맞고, 하나가 맞으면 자신감이 생겨 그 포인트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최지훈은 팀 수비력은 물론, 기동력과 폭발력애도 밀접한 연관을 지는 키플레이어다 ⓒSSG랜더스
▲ 최지훈은 팀 수비력은 물론, 기동력과 폭발력애도 밀접한 연관을 지는 키플레이어다 ⓒSSG랜더스

일단 자기 스윙을 해야 문제점도 알고, 포인트도 찾고, 그러면서 점점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윙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히팅포인트를 찾아가느냐는 반문이다. 최지훈은 이 주문을 가슴 속에 품었고, 공교롭게도 하루 뒤인 8일과 10일 열린 사직 롯데전에서 맹활약했다. 8일 경기에서는 이날 유일한 득점의 시발점이 되는 2루타를 친 것에 이어, 10일에는 홈런 포함 4안타 1도루 경기를 하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최지훈은 경기 후 “우선 팀 승리에 보탬이 되서 기분이 좋다”면서 “타석에서 세게 치려고 하지 않고 최대한 힘을 빼고 치려고 했던 부분이 좋은 타격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리고 올 시즌 들어서 가장 많은 타구, 그리고 힘든 타구들이 센터(중견수)로 왔다. 실수 없이 모든 타구를 처리해내서 너무 뿌듯하고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그간 자신의 타격 문제점을 곰곰이 생각하던 최지훈은 “그동안 타석에서 너무 경직되어 있던 것 같다. 타격 코치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고, 타석에서 최대한 힘을 빼려고 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직구 타이밍에 힘을 빼고 앞에서 치려고 배트를 돌렸는데, 앞에서 잘 걸려서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한 차례 감을 잡은 만큼 점차 나아지는 타격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SSG의 야구가 가장 잘 풀리고 역동적일 때는 최지훈이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날 뛸 때다. 그 야구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타격의 반등 실마리를 찾으며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는 최지훈 ⓒSSG랜더스
▲ 타격의 반등 실마리를 찾으며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는 최지훈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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