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인터뷰를 마친 이숭용 SSG 감독은 감독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곧바로 그라운드로 나갔다. 직접 보고 싶은 선수가 있었다. 이 감독은 말없이 팀의 미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조형우(23·SSG)에게 공을 던져줬다.
이 감독의 토스를 받은 조형우는 타격 자세를 가다듬으며 한참이나 외야를 향해 공을 날렸다. 사실 10분 남짓의 시간에 타격이 드라마틱하게 나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연신 조형우의 훈련을 격려하며 한참이나 공을 던져준 뒤 경기 준비를 위해 실내 공간으로 사라졌다.
SSG가 청라 시대의 주전 포수로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조형우는 지난해 부침을 겪었으나 올해 들어 기회를 잡으며 베테랑 이지영과 팀의 안방을 양분하고 있다. 시즌 초반 이지영의 햄스트링 부상 시기에 좋든 싫든 조형우를 써야 할 상황이 왔고, 조형우는 그간 준비했던 것을 하나둘씩 그라운드에 풀어놓으며 신임을 얻었다. 타격도 많이 나아졌고, 블로킹을 비롯한 수비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한 어깨는 그대로였다.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후보로도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전반기 막판부터 타격이 처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기 시작과 함께 허리 통증 탓에 2군으로 내려가며 올 시즌 첫 시련이 찾아왔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 8월 3일 1군에 돌아왔지만 이후에도 타격감이 좀처럼 살지 않았다. 나가면 무안타였다. 8월 9일까지 후반기에는 안타가 하나도 없었다. 선수의 얼굴도 점점 굳어져갔다. 웃음기 없는 얼굴로 묵묵히 훈련에 임할 뿐이었다. 스트레스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이 감독이 정성스럽게 던져준 공은 단순히 훈련을 위한 공이 아닌, 믿음과 관심, 그리고 기대가 묻은 특별한 공이었다. 감독은 직접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줬고, 최악의 타격 부진에도 불구하고 10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포수로 투입하며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리고 조형우가 이날 개인 경력에서도 기억에 남을 만한 하루를 만들며 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팀 타선 폭발의 뇌관을 직접 당겼다.
조형우는 이날 4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팀 10-1 대승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0-0으로 맞선 3회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시원하게 돌아갔다. 상대 선발 박세웅의 공을 받아쳐 깔끔한 중전 안타를 날렸다. 여기서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이후 조형우는 최정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4회에는 이날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1사 후 최지훈의 중전 안타, 2사 후 김성현의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조형우가 다시 박세웅을 두들겨 좌월 3점 홈런을 때린 것이다. 1점의 불안한 리드가 단번에 4점으로 확장됐다. 평소 너무 조용해서 탈이라는 조형우가 자신도 모르게 화끈한 ‘배트플립’을 선보였다. 그간 쌓인 응어리가 컸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드디어 가슴을 뻥 뚫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머물지 않은 조형우는 6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 그리고 8회에는 다시 중전 안타를 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4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홈런 포함 네 개의 안타 모두 굉장히 잘 맞았다. 정타에다 결과까지 좋았으니 커다란 기분 전환이 될 만한 경기였다. 경기 후 이 감독도 “형우가 좋은 리드는 물론 공격에서 4안타를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특히 4회 홈런이 승리의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형우는 팀이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에 지명한 선수다. 지명 당시부터 팀 포수진의 미래로 점찍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베테랑 포수들에 밀렸고, 공·수 모두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공·수 모두에서 개선 방안에 골몰했다. 코칭스태프가 의욕적으로 도왔고, 승부욕을 불태운 조형우 또한 혹독한 훈련을 버텨내며 올해를 별렀다.
그 결과 여러 부문에서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깨는 리그 그 누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좋지만 송구 동작이 둔하다는 단점이 있었던 조형우는 순발력 운동으로 몸을 다듬었다. 블로킹도 반복적인 훈련으로 기량을 업그레이드했다. 타격에서도 레그킥을 버리고 토탭을 도입하는 등 콘택트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다. 세리자와 배터리 코치는 조형우의 멘탈적인 부분을 잘 어루만졌고, 빠른 피드백으로 선수의 마음을 다잡아줬다.
그 결과 올해 장타율이 0.106이나 올랐고, 타율(.251)도 이 감독이 제시한 0.250을 넘어서면서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투수들의 공부도 열심히 한 결과 투수 리드에서도 자신감이 붙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조형우가 올해는 중도 포기 없이 완주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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