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르는 삼성 방망이, '국민 거포'는 이대로 잊히나… FA 앞두고 초대형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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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때 8위까지 처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야했던 삼성은 최근 들어 좋은 모습을 보이며 희망을 불태우고 있다.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이기며 모처럼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로 들어왔다.
팀 전체가 합심한 덕이지만, 역시 방망이를 빼놓고 삼성의 최근 상승세를 설명할 수 없다. 삼성은 8월 15일부터 29일까지 13경기 동안 타율 0.296, 17홈런, 9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61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다. 개인 OPS가 0.850을 넘겨도 훌륭한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아무리 13경기 구간이라고 해도 팀 OPS가 0.861이라는 것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선수들이 고루 잘 쳤다고 봐야 한다.
이 기간 구자욱(OPS 1.228)과 르윈 디아즈(1.222)라는 팀의 주축 타자들이 힘을 내며 중심을 잘 잡았고, 김성윤(.917), 김영웅(.900), 박승규(.893), 김지찬(.807) 등의 선수들도 힘을 내면서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잘 터졌다. 13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7.31점을 내는 데 좋은 승률은 당연했다. 삼성은 최근 13경기에서 10승2패1무(.833)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현재 1군에 없는 한 선수는 자연스럽게 잊히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래도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결장 기간이 길어지고 팀 타선이 잘 터지는 상황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인 박병호(39·삼성)가 그 아쉬운 선수다.
박병호는 올 시즌 타격감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1군 시즌 67경기에서 타율이 0.202까지 처졌다. 15개의 홈런을 치며 건재한 힘을 과시하기는 했지만 타율이 너무 떨어지는 와중에 그 힘이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옆구리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결장했고, 7월 29일 1군에 올라왔지만 타격 부진으로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박병호는 퓨처스리그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았으나 박진만 삼성 감독은 콜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박병호의 경험과 장타력이 필요한 순간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콜업을 코앞에 두고 공에 맞아 오른 손목을 다쳤다. 아직 실전 복귀를 못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아직 재활군에 있다”고 아쉬워했다.
경기에 뛸 수 있을 만큼 회복되더라도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처져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재활 경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9월 중 언제 콜업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 타격이 좋기 때문에 이 흐름대로라면 굳이 변화를 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손목 상태, 그리고 타격감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으면 어영부영하다 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박병호는 2022년 KT로 이적한 뒤 35개의 홈런을 치며 경력의 반등을 만들어냈다. 2023년까지만 해도 타율 0.283, 18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타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올해 부상과 타율 저하에 울고 있다. 올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에 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건재를 과시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부상 탓에 그 시간이 계속 흘러만 가고 있다.
사실 힘이 떨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힘과 타격 기술의 조합인 타구 속도 자체는 지난 2년보다 더 좋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이자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에 집계된 타구를 기준으로 할 때, 2022년 박병호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44.1㎞로 역시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이는 2023년 141.3㎞, 2024년 141.3㎞로 낮아졌다가 올해 145.7㎞까지 크게 반등한 상황이었다. 타구 수 50개 이상 기준으로 박병호보다 더 빠른 타구 속도를 보유한 선수는 맷 데이비슨(NC) 뿐이다.
헛스윙 비율이 높아지고, 존 안에 들어오는 투구에 대한 콘택트 비율이 크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볼넷 비율은 유지되는 등 눈 자체는 아직 살아있다. 이런 이론적인 데이터, 그리고 올해 유독 낮은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을 생각할 때 반등의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나 연구실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증명해야 하는 일이다. 건재를 과시할 마지막 시간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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