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파이팅!” 별난 외국인이 있네… ‘땜빵 용병’이 트윈스의 전설이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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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2)은 LG의 정규시즌 우승 전선의 상당히 큰 분수령이었던 25일 울산 롯데전에서 대활약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오스틴은 홈런포 하나를 포함해 5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 타선의 뇌관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오스틴이 결정적인 순간 하나하나씩 해결하자 경기가 그렇게 쉽게 풀릴 수가 없었다.
사실 직전 경기였던 24일 창원 NC전에서 6회 역전의 빌미를 주는 포구 실책성 플레이로 고개를 들지 못했던 오스틴이었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평소보다 조금은 굳은 얼굴로 경기장을 배회하던 모습도 있었다. 그러나 오스틴의 기량에 대한 의심은 없었다. 하루 만에 맹활약하며 팀의 분위기를 바꿨고, 스스로도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평소 특유의 활발함과 사교성, 그리고 한국 문화에 완벽히 적응된 듯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오스틴은 이날 경기 후 “오늘 팀이 한마음이 되어 너무 잘해줬고, 어제의 경기를 다같이 극복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 이제 5경기 남았는데 남은 일정 열심히 해서 팬 여러분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한 뒤 “LG 트윈스 파이팅!”이라고 큰소리로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외국인 선수답지 않은 인터뷰이기도 했다.
현재 팀 상황에 완전히 몰입한 모습은 26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나왔다. 이날 비록 팀은 역전패했으나 오스틴은 6회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포를 치며 자기 몫을 했다. 홈런임을 확인하고 포효하는 모습은 오스틴이 이날 경기에 임하는 각오, 그리고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완전히 초집중 중인 오스틴의 방망이는 27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시원하게 터졌다. 첫 타석부터 3루수 노시환의 옆을 총알 같이 빠져 나가는 안타를 치며 감을 조율하더니, 6회에는 팀 승리를 예감케 하는 홈런까지 터뜨리는 등 3안타 1볼넷 1타점으로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패배로 2위 한화와 경기차가 2.5경기로 줄었던 LG는 이날 다시 경기차를 원위치로 돌려놓으며 정규시즌 우승까지 매직넘버 하나를 남겼다.
LG가 시즌 중반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 위치에 있는 것은 팀 구성원 모두가 합심한 결과다. 선수단, 프런트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오스틴이 없는 이 성적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오스틴은 올 시즌 113경기에서 타율 0.317, 31홈런, 9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2를 기록 중이다. 부상으로 조금 많은 경기에 빠진 것은 아쉽지만 자기 관리 실패의 문제는 아니었고, 뛴 경기에서는 리그 최정상급의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면 갈수록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2023년 팀에 합류한 오스틴은 139경기에서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 OPS 0.893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골인했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에는 140경기에서 타율 0.319, 32홈런, 132타점,OPS 0.957을 기록하며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올해 OPS는 1.002다. 리그가 지난해보다 다소간 투고 성향이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조정득점생산력(wRC+)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LG 타선의 든든한 축으로 자리한 이 선수가 원래는 LG에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더 아찔하고 흥미롭다. 당초 2023년 LG의 첫 외국인 타자 선택은 외야수 아브라함 알몬테였다. 하지만 메디컬테스트에서 오금 쪽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고, LG는 고심 끝에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 데려온 선수가 바로 오스틴이었다. 원래 1순위 선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되려는 집은 어떻게서든 되는 것과 같이, LG의 오스틴 선택은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지금까지 외국인 타자 걱정 없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LG는 오스틴 이전 외국인 타자들의 결과가 그렇게 썩 좋지는 않은 팀이었다. 드넓은 잠실을 극복하려고 거포를 영입하면 콘택트가 떨어졌고, 중거리 유형의 선수는 팀 장타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타 구단 외국인들과 비교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오스틴은 LG와 잠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다 갖췄다.
그간 LG 외국인 타자 역사상 최고 선수는 보통 로베르트 페타지니로 기억되지만, 이제 오스틴이 이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페타지니는 2년간 좋은 활약을 했으나 정작 LG에서 뛴 경기는 183경기였다. 누적보다는 임팩트가 뛰어났다. 오스틴은 LG 입단 후 392경기에서 타율 0.316, 86홈런, 321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페타지니는 근처에도 못간 ‘한국시리즈 우승 외국인’이라는 근사한 타이틀도 달고 있다. 그 타이틀 벨트가 두 개가 되면, 트윈스 외국인 타자 역사의 원조 전설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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