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최원영 기자] '뜨겁게 안녕.'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리며 정규시즌 최종 4위를 확정했다.

이날 삼성은 이재현(유격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김지찬(중견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이성규(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였다.

이번 경기는 올해 정규시즌 홈 마지막 게임이자, 영원한 끝판 대장 오승환의 은퇴식이라 더욱 뜻깊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을 특별엔트리로 등록했다. 경기 전 박 감독은 게임 상황을 살핀 뒤 오승환을 9회에 등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승환은 9회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로 대타 최형우를 만났다.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 르윈 디아즈 ⓒ삼성 라이온즈
▲ 르윈 디아즈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최고의 타자 디아즈는 1회부터 대기록을 작성하며 축포를 터트렸다. 디아즈는 1회 3점 홈런을 때려내며 팀에 3-0을 안겼다. 시즌 50번째 홈런을 완성하며 꿈의 '50홈런-150타점'을 달성했다. 리그 역사상 최초의 쾌거다.

시즌 50홈런도 외인 타자 최초다. 국내 선수까지 범위를 넓혀도 단일시즌 50홈런 타자는 3명뿐이었고, 5차례 있었다. 디아즈는 현재 156타점을 기록 중인데, 이 역시 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박병호(현 삼성)가 작성한 146타점을 가볍게 넘어섰다. 

디아즈는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 후라도는 7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93개로 완벽한 호투를 펼쳤다. 시즌 30번째 등판서 23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15승째를 챙겼다.

▲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원정팀 KIA는 김호령(중견수)-윤도현(3루수)-박찬호(유격수)-나성범(지명타자)-패트릭 위즈덤(1루수)-오선우(좌익수)-한준수(포수)-김규성(2루수)-박재현(우익수)으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신인 김태형이었다.

1회말 삼성은 1사 후 김성윤의 좌전 안타, 구자욱의 우전 안타로 1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 디아즈는 김태형의 3구째, 152km/h 패스트볼을 강타해 비거리 123m의 우중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단숨에 3-0을 이뤘다.

삼성은 5회말 한 걸음 더 달아났다. 선두타자 이성규의 우전 2루타,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후속 김성윤의 땅볼 타구에 2루수 김규성의 포구 실책이 나와 이성규가 득점했다. 점수는 4-0이 됐다. KIA는 김태형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투수 이준영을 투입했다. 이후 디아즈의 우전 안타에 우익수 박재현의 포구 실책이 나오기도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8회말 삼성의 공격, 여느 때처럼 라이온즈파크엔 '엘도라도'가 울려 퍼졌다. 삼성 팬들은 한목소리로 "최강 삼성 승리하리라"를 외쳤다. 그리고 불펜엔 몸을 푸는 오승환의 모습이 포착됐다.

KIA에선 투수 김시훈이 등판했다. 1사 후 김영웅이 전력 질주해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세이프로 번복됐다. 김지찬의 1루 땅볼엔 1루수 오선우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1사 1, 3루서 강민호의 1루 땅볼에 김영웅이 득점해 5-0을 빚었다.

▲ 왼쪽부터 오승환,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 왼쪽부터 오승환,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9회초 드디어 오승환이 불펜에서 뛰어 나왔다.

삼성 투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나와 양쪽으로 도열했다. 마운드를 향해 달려가는 오승환을 향해 박수를 보냈고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마운드엔 박진만 삼성 감독이 직접 올라왔다. 오승환을 안아주며 그를 응원했다. 오승환은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인사한 뒤 투구를 준비했다.

KIA는 선두타자 김호령 대신 대타 최형우를 내보냈다. 오승환과 최형우는 과거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로 우애가 무척 깊다. KIA는 최형우의 뜻을 존중하고 레전드인 오승환을 예우하기 위해 오승환이 등판할 경우 최형우를 대타로 기용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두 선수의 현역 마지막 맞대결에선 오승환이 웃었다.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승환의 마지막 투구는 그렇게 끝났다. 오승환은 최형우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고, 강민호를 비롯한 삼성 내야수들과도 안으며 작별 인사를 했다. 강민호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듯했다.

오승환에 이어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등판해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 선수들과 포옹하는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 선수들과 포옹하는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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