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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4강!” 신유빈, 세계 2위 왕만위에 또 무릎…그래도 韓 최초 그랜드 스매시 동메달 ‘역사적 쾌거’

작성일: 2025.10.05 08:30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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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여자탁구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이 다시 한번 만리장성의 벽 앞에서 멈춰 섰다. 

여자단식 세계 랭킹 1~5위를 독식 중인 '최강' 중국의 힘은 견고했다.

그러나 공중증(恐中症)을 깨기 위한 길목에서 흘린 신유빈의 땀과 눈물은 한국 여자탁구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값진 과정으로 국내 팬들 기억에 선명히 새겨졌다.

신유빈은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5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중국 스매시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2위 왕만위(중국)에게 게임 스코어 1-4(10-12 11-7 11-13 7-11 7-11)로 고개를 떨궜다.

초반 게임 스코어 1-1 팽팽한 흐름을 보여 기적을 예고했지만 결국 결승행과 동메달 기로에서 쓴잔을 마셨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그럼에도 이번 대회 소득이 적지 않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WTT 그랜드 스매시 역대 최고 성적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중국전 8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등 커리어 분기점으로 꼽힐 만한 '베이징 원정'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중국 공포증을 깨뜨린 점이다. 

그 시작은 16강전이었다. 

신유빈은 모두가 녹록잖을 것으로 예상한 세계 4위 콰이만(중국)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3-2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콰이만전 낭보는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 수확이었다. 

올해 중국 선수 8연패 늪에서 발을 빼 자신감을 크게 얻었다.

멘털 문제에서 홀가분해질 수 있는 '밑점'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서 기술과 컨디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변화는 대회 8강전부터 뚜렷이 나타났다. 2020년 중국에서 귀화한 대표팀 동료 주천희(삼성생명)를 4-2로 일축했다.

앞서 이토 미마(일본·8위) 스쉰야오(중국·12위)를 연파해 이 대회 최고 복병으로 떠오른 주천희를 제물로 한국 여자탁구 사상 최초 그랜드 스매시 4강행 역사를 달성했다. 

WTT 그랜드 스매시는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와 국제 탁구계 빅3로 꼽히는 무대다.

남녀 단식 우승자에게 두 대회와 마찬가지로 랭킹 포인트 2000점이 주어진다.

이런 최상위 이벤트서 준결승에 오른 것 자체가 눈부신 성취였다.

신유빈 선전을 더는 돌풍이 아닌 '기량'으로 평할 여지가 넓어진 셈이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실제 왕만위와 준결승도 치열했다. 신유빈은 1게임에서 과감한 포핸드 드라이브로 기선을 쥐었다.

코스와 세기 모두 일품이었다. 정교한 스매싱으로 리시브를 흔든 뒤 총알 같은 포핸드 드라이브가 연이어 왕만위 코트에 꽂혔다.

신유빈은 10-8로 앞서 게임 포인트 고지에 선착했다. 하나 끝내 10-12로 역전을 허용, 아쉬운 첫발을 뗐다.

2게임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빠른 공수 전환과 안정적인 포지셔닝으로 왕만위를 압박했고 10-7에서 대포알 포핸드가 터져 왼손을 불끈 쥐었다. 1-1, 게임 스코어 균형을 회복했다.

승부처는 3게임이었다. 10-9로 앞선 상황에서 신유빈 포핸드, 백핸드 드라이브가 연이어 아웃됐다.

결국 흐름을 헌납하고 11-13으로 3게임을 내줬다.

이후 주도권을 사실상 뺏겼다. 4게임 7-7로 팽팽히 맞선 구간에서 연이은 실책과 왕만위 2구 공격으로 연속 4실점해 고개를 숙였다.

5게임 역시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7-11로 무너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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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패배로 신유빈은 왕만위와 WTT 시리즈 상대 전적을 2전 2패로 쌓았다. 

지난해 11월 후쿠오카 파이널스에서도 1-3으로 무릎을 꿇은 바 있다.

다만 세계 1위에 버금가는 '2인자'와 대등한 승부로 다음 만남을 기대하게 했다.

왕만위는 지난해 WTT 후쿠오카 파이널스 우승을 거머쥐고 올해 아시안컵 결승에선 세계 1위 쑨잉사(중국)를 4-0으로 완파하는 등 중국 탁구 에이스로 각광받는 파워 플레이어다.

신유빈은 남자 선수 못지않은 힘과 백핸드 테크닉을 지닌 거함을 상대로 4게임까지 일진일퇴 공방을 벌여 꾸준한 성장세를 재확인했다.

비록 결승행은 실패했지만 이번 동메달은 괄목할 성과다. 

그간 WTT 시리즈에서 세 차례 준준결승 진출이 올해 최고 성적이던 신유빈은 "짜요"가 그득한 베이징에서 마의 8강 벽을 깼다.

탁구계에서 만리장성 돌파는 한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의 숙명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과 WTT 시리즈를 막론하고 중국을 꺾지 못하면 정상에 설 수 없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더는 샛별이 아닌 세계 톱 랭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때론 그들을 무너뜨리는 '현실적인 경쟁자'로 진화했음을 알렸다. 중공증 극복 단초를 마련한 점이 WTT 중국 스매시 최대 수확으로 꼽히는 가운데 신유빈은 다음 주 초 아시아선수권대회(단체전)가 열리는 인도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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