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조영준 기자, 영상 김태홍 기자] 한국 여자 골프가 세계를 정복할 때 선구자 소임을 해낸 이는 박세리(41)였다. 이후 한국은 여자 골프 최강국으로 성장했고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는 국가의 도전도 받게 됐다.

올 시즌 태국 여자 골프를 전 세계 알린 에리야 쭈타누깐(23, 태국)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쭈타누깐은 지난달 30일(한국 시간) 막을 내린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박인비(30, KB금융그룹)를 밀어내고 13개월 만에 롤렉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했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LPGA의 최강자는 단연 쭈타누깐이다. 올해 19개 투어 대회에 출전한 그는 3번 우승(킹스밀 챔피언십, US여자오픈, 스코티시 오픈)했고 11번 톱10을 올랐다. 쭈타누깐은 롤렉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는 물론 상금 순위 1위, 올해의 선수상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평균 타수, 퍼팅 부분에서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 2014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한 모리야(왼쪽) 에리야 쭈타누깐 자매 ⓒ Gettyimages

한국 골퍼들은 LPGA 무대를 장악하면서 최강자들도 배출했다. 박세리-신지애-박인비로 이어진 한국 최강 골퍼 계보에 외국 골퍼들은 도전장을 던졌다. 2012년에는 LPGA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뉴질랜드 교포 '천재 소녀' 리디아 고(21, 한국 이름 고보경)가 혜성처럼 등장했고 이후 18살의 나이에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박인비는 다시 한번 '골프 여제' 자리에 되찾았다.

쭈타누깐은 2016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이해 5번 LPGA 투어에서 정상에 등극한 그는 '쭈타누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2승에 그치며 주춤했지만 올 시즌 3번 정상에 오르며 세계 랭킹 1위를 되찾았다.

그는 한 살 위인 친언니 모리야와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모리야 쭈타누깐은 지난 4월 JTBC LA 오픈에서 박인비(30, KB금융그룹)와 고진영(23, 하이트진로)을 제치고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쭈타누깐 자매는 올해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오는 10월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 클럽에서 열리는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한다. 쭈타누깐 자매는 2014년 제1회 대회와 2016년 2회 대회에 모두 태국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4년만 해도 에리야는 세계 랭킹 34위, 모리야는 80위였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에리야는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고 모리야는 11위로 급상승했다.

에리야 쭈타누깐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자매는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세 번째로 출전한다.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며 "팀으로 경기를 펼쳐 다른 측면이 있다. 태국을 대표해 대회에 참가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고 말했다.

▲ 에리야(오른쪽) 모리야 쭈타누깐 자매 ⓒ Gettyimages

자신의 약점을 꼽아 달라는 질문을 받은 그는 "나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약점은 있다. 그러나 당장은 생각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 시즌 에리야 쭈타누깐의 상승세는 심상찮다. 또한 올 시즌 세 번 우승은 모두 5월 이후에 진행됐다. 5월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최근까지 그의 경기를 보면 약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모리야 쭈타누깐은 올해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물이 오른 상태다.

쭈타누깐 자매는 이미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두 번 치르며 국가 대항전 경험을 쌓았다. 여기에 올해는 두 자매가 모두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6번 시드를 받은 태국은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B그룹 배정을 받았다. 조별 예선에서 태국은 한국을 만나지 않지만 결선에서 맞붙을 경우 치열한 접전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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