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그것이 알고싶다'의 추적으로 15년째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는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다뤘다. 2003년 11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실종된 여중생 엄유정(가명) 양은 실종 95일만인 2004년 2월 8일 배수로에서 알몸을 웅크린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성폭행 피해가 의심됐지만 외관상 상처나 범인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에서 눈에 띈것은 손톱과 발톱에 칠해진 새빨간 매니큐어. 엄양 친구와 가족은 평소 엄양이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았고,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매니큐어는 더더욱 바를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부검의였던 조선대 김윤신 교수는 "이렇게 어린 여학생의 곤톱과 발톱에 빨간 매디큐어가 칠해진 사건은 처음"이라며 "상당히 깔끔하게 발라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매니큐어를 칠했을 뿐 아니라, 이후 손톱을 깎은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엄양 노트 등에서 이름이 모두 찢긴 데 대해 "지인관계였기 때문에 피해자를 알 수도 있고 부모님이 알 수도 있고 발견이 쉽게 되지 않도록 위한 노력이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견된 시신과 관련해 "비틀어진 욕망이 굉장히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몸 안에서 제3자의 정액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성범죄가 아니라는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 출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처음부터 성폭행이 아니라 성적 유린 행위가 범행의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거기에서 성적쾌감이나 만족감을 얻는 형태의 도착증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이 손톱 발톱을 자른 점을 두고 "일종의 '트로피', 범행 성과물로 그것을 가져가는 형태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사건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추가 증언도 나왔다. 이웃 여성은 엄양 실종 1주일 전 엄양이 사라진 것과 비슷한 장소에서 낯선 남성이 태워주는 차를 탔다가 탈출했다며 이제야 증언에 나서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문제의 남자가 창백할 만큼 하얀 피부에 갈색 눈을 지녔고, 털이 거의 없고 손에 투명한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다고 밝혔다.

한 대형마트에서 매니큐어를 바른 남자가 매니큐어를 사갔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매장에서 일했다는 여성은 "남자 분이 오셔서 빨간 매니큐어를 두 개를 주며 어떤 게 더 진하냐고 물었다"며 "만약 부인이 시켰더라면 '우리 와이프가 어떤 색 좋아할까'라고 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새롭게 나온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프로필을 새롭게 작성해 공개했다. 용의자는 2003년 전후 경기도 포천 혹은 의정부 인근에 거주하거나 연고가 있으며, 흰색 승용차를 운전하고 키 170~175cm에 밝은 갈색 눈동자를 지녔을 것으로 추정됐다. 가느다란 손가락과 깔끔하게 정리된 손톱, 수염과 털이 거의 없다는 특징도 더해졌다.

제작진은 단독범행 가능성과 초범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범인은 겉으로는 매우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을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roky@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