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그 궤적, 밤하늘을 갈랐다… 감격의 통산 213호 대포, 랜더스 기록이 다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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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한유섬(37·SSG)은 와이번스-랜더스로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기억될 홈런 타자다. 14일까지 1군 통산 212개의 홈런을 쳤다. 랜더스 프랜차이즈에서 역대 2위 기록(1위 최정)이자, 좌타자로서는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사나이다.
2018년 41개의 홈런을 치며 ‘40홈런 타자’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고, 2018년 SK를 우승으로 이끈 마지막 득점의 또한 한유섬의 홈런에서 나왔다. 이후에도 홈런은 비교적 꾸준하게 쳤던 선수다. 2021년 31개의 홈런을 쳤고, 2022년에도 21개의 대포를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못한다, 못한다 했던 2024년에도 24개, 지난해에도 15개의 홈런을 쳤다.
그 한유섬이 개인 통산 홈런 개수를 212개에서 213개로 늘리는 데 300일이 넘는 시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몰랐다. 힘은 여전히 장사였다. 그러나 올해 한유섬은 타격 부진 속에 좀처럼 홈런을 치지 못했다. 14일까지 올 시즌 48경기, 152타석에서 기록한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시즌 초반부터 공이 좀처럼 뜨지 않았다. 이는 홈런 개수의 급감은 물론, 타율의 심각한 저하를 불렀다. 시즌 내내 타율이 1할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1군 전력에서 제외되는 양상이 드러났다. 5월 7일부터 5월 22일까지 16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조정을 거친 한유섬은 그 효과가 드러나지 않자 6월 1일 다시 1군에서 빠져 2군에 54일을 머물렀다.
몸 상태를 가다듬는 과정도 필요했지만, 54일 전체가 그런 건 아니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계속 나섰다. 하지만 1군에 올라올 만한 명분이 부족한 성적이었고, 1군 코칭스태프도 한유섬의 상태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쉽게 콜업 결정을 하지 못했다. 정상이 아닐 때 올렸다가 다시 부진하면 이제는 말 그대로 시즌이 그대로 끝난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선수로서는 낙담할 만한 상황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5년 60억 원의 계약이 끝나는 한유섬은 계약은 물론 선수 경력을 이어 가기 위해서라도 올해 선전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1군 출전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욕을 잃을 수 있었다. 그러나 2군에 있는 동안에도 그렇다는 조짐은 없었다. 땡볕에 나가 매일 경기에 뛰었고, 찾아올 기회를 기다렸다.
그런 한유섬은 7월 25일 다시 1군에 올라왔다. 콜업 직후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8월부터는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8월 7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294로 그전보다는 한결 나았다. 이제 장타만 터지면 되는 상황에서, 그간의 응어리를 풀 만한 시원한 한 방이 나왔다.
한유섬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선발 7번 우익수로 출전, 0-1로 뒤진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2회 첫 타석에서도 아웃은 됐으나 비교적 잘 맞은 타구를 외야로 날린 한유섬은 4회 박시원의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스윙스피드를 그 거구가 주체 못할 정도의 빠른, 우리가 기억하는 그 호쾌한 스윙, 그리고 특유의 홈런 궤적과 비거리가 모처럼 다시 나왔다. 타구는 시속 171.6㎞의 빠른 속도로 잠실구장 외야를 향하기 시작했고, 비거리 135.4m의 대형 홈런으로 이어졌다. 한유섬의 홈런은 2025년 9월 16일 NC전 이후 처음이었다. 랜더스 프랜차이즈의 좌타자 최다 홈런 기록은 그렇게 212에서 213으로 수정됐다.
모처럼 보는 손맛, 그리고 모처럼 한가하게 도는 그라운드였다. 아마도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간의 노력과 고생을 잘 아는 더그아웃의 동료들은, 213개의 홈런을 때린 이 타자를 ‘무관심 세리머니’로 맞이했다. 이번에는 멋쩍은 듯 허공에 홀로 세리머니를 했지만, 남은 시즌 동료들과 함께 홈런 세리머니를 하는 일이 많아질지 주목된다. 원래 첫 시작이 가장 힘든 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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