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 ⓒ 넥센 히어로즈
[SPOTV NEWS=목동, 박현철 기자] “타율 2할6~7푼에 15홈런을 기록한다면 첫 시즌 성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 2할6~7푼은 10년 전 마쓰이 가즈오(당시 뉴욕 메츠, 현 라쿠텐)의 시즌 타율과 유사하다. 일본인 내야수에게도 전례를 따져보면 쉽지는 않았던 목표치. 여기에 아시아 리그를 거친 내야수로는 첫 메이저리그 두 자릿수 홈런을 목표로 삼았다. 목동의 A-ROD 강정호(27)가 이제는 메이저리거로서 더 큰 꿈을 키운다.

지난 20일 포스팅 금액 500만2015달러(한화 약 54억9971만원)의 입찰가를 통보받은 뒤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가 이 금액을 수용하면서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입성이 현실화되었다. 개인 몸값 협상이 남아 있으나 아시아 야수로는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좋은 평가를 받은 강정호임을 감안하면 개인 몸값에서도 좋은 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1일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에서 강정호는 간단한 인터뷰를 가졌다. “적응이 우선이다”라며 신중함을 잊지 않은 강정호는 만약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첫 시즌 어떤 성적이 무난한 연착륙으로 보일 지에 대해 묻자 “유격수로서 타율 2할6~7푼에 15홈런 이상”이라고 답했다. 강정호가 국내 리그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미국 현지에서 다재다능한 장타형 유격수로 평가했음을 감안하면 다소 소박한 수치일 수도 있다.

“첫 시즌부터 유격수로 뛰고 싶어요. 만약 팀에서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시킨다면 3루수를 맡고 싶고 3루 자리가 편하거든요”. 그러나 수비 부담에 있어 유격수는 타구의 강도 뿐만 아니라 범위까지 신경 써야 하는 어려운 위치인 만큼 유격수로 타율 2할대 중반에 15홈런 가량을 때려낸다면 첫 시즌 유격수로서 나쁘지 않은 활약으로 볼 수 있다.

주목할 만 한 대목은 15홈런. 국내 무대에서 내야수가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전례가 없어 일본인 내야수로 비교해야 하는데 일본인 내야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전례는 없다. 세이부 시절 한 시즌 3할-30홈런-30도루를 기록했던 마쓰이의 메이저리그 커리어하이 홈런은 2009시즌 9개. 첫 시즌이던 2004시즌 홈런은 7개였다. 유격수는 아니었으나 일본에서 한 시즌 44홈런도 때려낸 이와무라 아키노리(탬파베이-피츠버그-오클랜드)의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7개다.

전례로 보면 쉽지 않은 목표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현지가 주목하는 강정호의 무기는 바로 장타력이다. 리그의 직접적 비교는 힘들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주목한 것도 한 시즌 40홈런을 때려낸 ‘유격수’였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 선수 에이전시에서 근무 중인 롯데 출신 우완 라이언 사도스키나 현지 언론에서도 강정호의 파워툴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있음은 충분히 알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건 강정호가 언급한 첫 시즌 15홈런은 목표가 아니라 ‘이 정도면 그래도 메이저리그 유격수의 타격으로 인정받을 만하지 않을까’라는 점이다. 강정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목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과 들리는 목소리를 알고 있는 강정호였던 만큼 그는 조심스럽게 유격수로서 첫 시즌 15홈런이면 걸맞는 수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선수 본인도 자신에 대한 현지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정호가 5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제시받은 부분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의 배팅 파워다. 자신을 알고 더 큰 무대 입성을 꿈꾸는 강정호는 과연 다음 시즌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내야 중심부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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