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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LG-KT, 5,512명마저 실망시킨 '더티 플레이'

작성일: 2018.10.03 07: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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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업자 정신은 보이지 않았다. LG 트윈스와 KT 위즈는 보복성 더티 플레이를 반복했다. ⓒ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오른쪽)에게 KT 선발투수 김민이 2연속 사구를 던진 게 화근이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텅 빈 관중석만큼이나 씁쓸한 경기 내용이었다. 

LG 트윈스와 KT 위즈는 2일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시즌 15차전을 치렀다. 가을 야구와 멀어진 8, 9위 팀(2일 경기 전 기준)의 맞대결은 주목 받지 못했다. 올 시즌 LG 홈경기 최소 관중인 5,512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관중이 1명이든 2만 명이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뛸 의무가 있다. 한 선수는 이 의무가 곧 팬 서비스라고 했다. 팬들이 지불한 비용에 합당한 수준 높은 경기를 선물하는 게 팬 서비스의 기본이란 뜻이었다. 

LG와 KT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찾아온 야구팬 5,512명을 실망시켰다. '더티 플레이'가 쏟아졌다. 시작은 KT 선발투수 김민의 사구였다. LG 가르시아에게 1회와 3회 연달아 사구를 던졌다. 처음엔 팔꿈치 위쪽, 다음엔 머리와 가까운 등쪽이었다. 고의성이 보이진 않았다. 김민은 이날 2⅔이닝 동안 4사구 6개를 기록할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가르시아는 2번 모두 조용히 1루로 걸어나갔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3회말 1사 1, 2루에서 서상우가 유격수 땅볼로 출루할 때 1루 주자 가르시아가 2루로 깊게 슬라이딩해 들어갔다. 2루수 박경수가 다리를 들어 피하긴 했으나 충돌했으면 크게 다칠 뻔했다. 

보복이 이어졌다. 5회초 무사 1, 2루에서 윤석민이 3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2루 주자였던 박경수가 정확히 3루수 양석환의 발목을 겨냥해 슬라이딩했다. 3루에 도달하기에 이미 늦은 상황에서 나온 무리한 슬라이딩이라 고의가 다분했다. 고의가 없었다면 양석환의 몸 상태를 살폈겠지만, 박경수는 뒤돌아보지 않고 곧장 더그아웃으로 걸어들어갔다. 

양석환은 큰 부상으로 이어질수도 있었던 상황에 분이 풀리지 않은 듯했다. 6회말 1사 1, 2루에서 유강남의 투수 땅볼 타구 때 1루 주자였던 양석환은 KT 유격수 심우준을 향해 슬라이딩했다. 이 상황은 양석환의 수비 방해로 인정돼 이닝이 종료됐다. 

▲ 프로 야구 선수들에게 가장 무서운 건 팬들의 외면이 아닐까. ⓒ 곽혜미 기자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팬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은 상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지켜보는 팬들을 불편하게 했다. 동업자 정신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꼴이었다. 심한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로 서로 분풀이 하기에 급급했다.

하나 더. 프로 야구의 위기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히어로즈 구단의 트레이드 뒷돈 거래 적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논란, FA 제도 손질 관련 KBO와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신경전 등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팬 서비스의 기본을 지켜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경기장을 찾는 발길은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기가 끝난 뒤 한 야구팬이 메일을 보내왔다. 두 팀 선수단이 이 팬의 걱정에 귀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내용 일부를 적어본다.

"경기장에 어린이, 청소년도 있었을 거고, TV로 경기를 본 사람들도 많았을 텐데 씁쓸한 마음이 앞섭니다. 몸 맞는 공을 던졌다고 살인 태클을 하고, 똑같이 보복 태클을 하고. 잘잘못을 떠나 선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태클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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