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득점에 이어 첫 홈런도 기대를 모으는 롯데 이대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하필 공이 발밑으로 쏙 들어가더라”

롯데 간판타자 이대호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진기명기를 연출했다. 1-0으로 앞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박종훈의 2구째 커브에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여기까지 보면 있을 법한 일이지만, ‘몸에 맞는’ 과정이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종훈의 커브가 솟구치지 못하고 이대호의 왼발로 향한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가라앉으며 이대호의 발밑으로 쏙 들어갔다. 느린 커브이기에 이대호도 대처할 시간이 충분했다. 마지막 순간 안전하게(?) 공을 밟았는데 이 또한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타자의 신체에 맞았기 때문에 당연히 결과는 몸에 맞는 공. 이대호는 유유히 걸어 나갔고, 박종훈은 당황스러운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

펜들은 이대호의 ‘볼트래핑’ 실력을 칭찬했다. 축구 스타들의 이름과 조합한 별명도 쏟아졌다. 양상문 롯데 감독 또한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양 감독은 “공이 발밑으로 쏙 들어가더라”면서 “어쨌든 아프지도 않고, 나갔으니 좋지 않았나”고 웃었다. 그러면서 대뜸 “이대호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날아오는 공을 막은 선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전 롯데 우완 투수였던 윤학길 한화 육성군 투수총괄코치가 주인공이다. 윤학길 코치는 1986년 롯데에 입단, 1997년 은퇴까지 통산 117승을 따내며 롯데의 황태자 계보를 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뛰었던 양 감독은 “날아오는 타구도 스파이크로 많이 막았다”고 믿지 않는(?) 취재진에 재차 강조했다. 대개 타구는 투구보다 더 빠른데 발을 잘 갖다 대 타구를 막은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진기명기는 이대호의 시즌 첫 득점으로 이어졌다. 팀 간판타자인 이대호는 시즌 초반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편이다. 3일까지 10경기에서 타율 2할2푼9리, OPS(출루율+장타율) 0.616에 머물고 있다. 10개의 타점을 수확하기는 했지만 화끈한 장타는 부족한 편이다. 

잔부상이 있어 100% 몸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확실한 자기 것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 만큼 양 감독은 아무런 걱정이 없다고 강조한다. 마운드의 힘으로 5할 승률에 복귀한 롯데는 이대호의 첫 홈런포를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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