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조영준 기자] 피겨 스케이터로 선수는 물론 지도자로 성공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브라이언 오서(53, 캐나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빙상 강국인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스케이트를 탔다. 남자 아이들 상당수는 아이스하키를 선호하지만 오서는 피겨스케이팅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내비친 오서는 시니어 무대로 진출해 승승장구 했다. 1983년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란 칭호를 받은 그는 이듬해 열린 사라예보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1987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그는 ‘필생의 라이벌’인 브라이언 보이타노(51, 미국)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맞붙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세계 정상권에 머물면서 남자싱글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현역 선수에서 물러난 뒤 아이스 출연에 매진해오던 오서는 김연아(25)를 만나면서 지도자의 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오서와 김연아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화려한 업적을 달성했고 그 정점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었다.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여자싱글 최고 점수 228.56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은 오서는 그해 서울명예 시민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오서와 김연아의 결별은 매끄럽지 못했다. 이들이 결별하면서 밴쿠버의 영광을 이룩했던 '드림팀'은 해체된다.

이후 오서는 다른 선수들을 지도하며 국제대회에 얼굴을 내비쳤다. 특히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자신의 제자인 하뉴 유즈루(일본)를 금메달리스트로 만들었다.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리스트 제자를 둔 그는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에 이어 새로운 '금메달 제조기'로 부상했다.

과거 오서는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가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의 행보와 말은 언제나 화제가 되고 있다. 오서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진정한 여자싱글 금메달리스트로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를 꼽았다. 그리고 지난 2일 러시아 국영뉴스통신사인 'R-스포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견해를 다시 한번 반복했다.

오서는 "개인적인 견해로 볼 때 소치 올림픽 여저싱글에서 가장 잘한 선수는 소트니코바와 김연아가 아닌 코스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 생각에 김연아는 자신이 출전한 2차례 올림픽 중 우승을 원한 것은 2010년 밴쿠버뿐이었던 것 같다.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 이후 은퇴를 희망했다. 심지어 올림픽이 끝나자 2010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불참하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오서는 "김연아의 소치올림픽 스케이팅에서 어떤 '의지'와 싸우는 것이 보였다. 김연아의 경기는 여전히 뛰어났다. 그러나 밴쿠버만큼은 아니었다"고 덧붙었다.

국내 팬들의 입장에서 볼 때 과거 김연아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지도자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섭섭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오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김연아와 자신이 함께한 밴쿠버 올림픽 때의 경기력이 소치 때보다 더 나아보일 수 있다. 코스트너는 27세의 나이에 소치올림픽에 도전했다. 여자 피겨 선수로는 환갑이 넘은 연령이지만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친 것은 확실하다. 코스트너의 물이 오른 연기력은 뛰어났지만 기술구성에서는 김연아와 비교해 많이 떨어졌다.

한 전문가의 개인적인 의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피겨스케이팅 계에서 선수와 제자가 헤어지고 새롭게 만나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오서와 김연아의 '아름답지 못한 이별'은 그동안 함께 이룩해 왔던 업적을 생각할 때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 

[사진 = 브라이언 오서, 김연아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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