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양재동, 홍지수 기자, 박대현 기자] 많은 기록이 나왔다. 외국인 선수 세 명이 골든글러브를 탄 것은 KBO 리그 처음으며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은 10번째 골든글러브로 역대 최다 수상자로 금자탑을 쌓았다.

8일 서울시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10명의 골든글러브 주인공이 결정된 가운데 여러 기록이 나왔다. 이승엽은 지명타자 부문 2년 연속 수상과 함께 39세 3개월 20일로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버가 됐다.

NC의 간판 투수 에릭 해커, 2015년 정규 시즌 MVP 에릭 테임즈(NC), 48개로 역대 2루수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등 외국인 선수 세 명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는 1998년 KBO 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다 기록이다. 

첫 번째로 호명된 선수는 외야수 김현수(전 두산). 이어 나성범(NC), 유한준(kt)이 황금장갑의 영예를 안았다.

FA(프리에이전트)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현수는 “5년 만의 수상에 기분이 좋다. 제가 어느 팀으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에이전트에게 전화가 왔는데 조금 더 기다리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4주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나성범을 대신해 상을 받은 동료 박민우는 “(나성범이) 국방의의무를 다하고 있다. 골든글러브를 잘 전해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데뷔 첫 골든글러브 영예를 안았으나 친정팀 넥센이 아닌 새 팀 kt 소속으로 수상한 유한준은 “오랜 시간이 걸려서 받은 상이라 감회가 새롭고 기쁘다. 가족들은 물론 늘 아낌없이 응원해 주신 넥센 팬분들께 감사 드리고 넥센 관계자들, 좋은 습관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해 주신 염경엽 넥센 감독께 감사 드린다. kt에서 조범현 감독님을 비롯한 선수단, 팬들과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뒤이어 유격수 황금장갑 주인공은 3할 유격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재호(두산)였다. 김재호는 “올해 너무나 감사한 일들이 많았는데 2015년 어떻게 더 감사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 김태형 감독님께서 절 많이 믿고 의지해 주셔서 제가 플레이를 하는 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항상 팀을 위해 도움을 주시는 사장님, 단장님께 감사 드린다”며 “제가 잘하거나 못하거나 항상 응원해 주신 두산 팬들께도 감사 드린다. 12일 결혼하는데 아직 프러포즈를 못했다. 사랑한다. 널 만나서 이 결과가 나올 수 있어 행복하다. 좋은 일만 있도록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열심히 사랑하겠다”며 수상 소감을 프러포즈로 장식했다.

역대 최초의 외국인 2루수 골든글러브 주인공이 된 나바로를 대신해 김용국 삼성 코치가 단상에 올랐다. 김 코치는 “현역 11년 간 매년 후보만 오르다 이번에 대리 수상을 하게 됐다”며 “5일 밤 께 꿈에 나바로가 나왔다. 꿈에서 '기자분들께 감사한다'고 하고 '시즌 초반 성적 안 좋았는데 감독님께서 믿고 밀어 주셨다'라고 하더라”라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김 코치는 “코칭스태프 사랑한다고 선수들 좋아한다고 했는데 선수들의 이름을 다 알아듣지는 못했다. 대신 이승엽과 박석민(NC)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는 말로 끝까지 웃음을 이끌었다.

나바로의 '꿈 속 감사'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박석민은 NC 소속으로 3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박석민은 감사 인사를 하다 울컥한 듯 눈물을 흘리며 “지금까지 절 많이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삼성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류중일 감독님 감사 드리고. 죄송합니다. 정말 감사 드립니다”라고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뒤이어 박석민은 “김경문 감독님께 배운다는 설레는 마음도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부모님, 장인,장모님께 감사 드리고 제가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을 준 아내에게 많이 고맙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테임즈의 1루수 골든글러브는, 2루수 후보였으나 수상에 실패한 뒤 두 번째로 대리 수상한 박민우가 전달 받았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주인공은 지난해에 이어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였다. 지난해 신혼여행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양의지는 “올해 고생하신 김태형 감독님께 감사 드리며 항상 야구장에서 부모님처럼 다독여 주신 강인권 코치님께 감사 드린다”며 “지난해 소감을 직접 말하지 못했다. 부모님과 장모님과 장인 어른, 사랑하는 아내에게 감사한다. 내년에도 두산 팬들께서 행복할 수 있도록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해커를 대신해 투수 골든글러브를 받아 든 한문연 고양 다이노스(NC 퓨처스팀) 감독은 “미국에 있는 해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주인공은 이승엽이었다. 이호준(NC), 최준석(롯데) 등 각 팀 주포들과 경쟁에서 수상자로 우뚝 선 이승엽은 이 골든글러브로 역대 10번째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또한 최고령 기록까지 갈아 치우며 다시 한번 '국민 타자'의 수식어를 확인했다.

이승엽은 수상 소감으로 “정말 감사 드린다. 개인적으로는 10번째다. 정말 감사 드리며 저도 40대에 접어들었는데 같은 40대 사람들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뒤에서 도와주신 스태프, 배팅볼 투수들에게 감사한다”며 많은 이들에게 고마워했다.

외국인 선수 두 명 이상이 골든글러브를 한자리에서 수상한 것은 1999년 외야수 펠릭스 호세(당시 롯데), 지명타자 댄 로마이어(당시 한화) 이후 16년 만이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가 한자리에서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각 팀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서 활약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2015 골든글러브 수상자

투수-에릭 해커(NC)

포수-양의지(두산)

1루수-에릭 테임즈(NC)

2루수-야마이코 나바로(삼성)

3루수-박석민(NC)

유격수-김재호(두산)

외야수-김현수(두산), 나성범(NC), 유한준(kt)

지명타자-이승엽(삼성)

ADT 캡스 플레이어-오지환(LG)

페어플레이상-차우찬(삼성)

골든포토상-유희관(두산)

사랑의 골든글러브-강민호(롯데)

[사진] 스포티비뉴스=양재동, 한희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