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빈이 4차까지 끝내고 홀가분하게 헬멧을 벗었다. ⓒ연합뉴스
▲ 윤성빈이 4차까지 끝내고 홀가분하게 헬멧을 벗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성연 기자] ‘아이언맨’ 윤성빈(28·강원도청)의 2연패가 좌절되면서 한국의 설상 종목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 도전이 무산됐다. 

메달이 결정되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3·4차 시기가 11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렸다. 디펜딩 챔피언 윤성빈과 정승기(23·카톨릭관동대)가 나섰지만 각각 12위, 10위에 머물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윤성빈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설상 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썰매 종목의 첫 아시아 금메달리스트인 만큼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스타트 부진에 빠진 윤성빈은 “메달 획득은 힘들 것”이라고 비관했고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였다. 윤성빈은 10일 펼쳐진 1차 시기에서 1분1초26, 2차 시기에서는 1분1초17을 기록하며 합계 2분4초43으로 12위에 그쳤다.

오히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정승기가 더 높은 순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그는 이달 초 있었던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6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떠오르는 신예다.

좋은 흐름은 베이징올림픽까지 이어졌다. 1차 시기에서 1분1초18, 2차 시기에서는 1분1초04로 10위(2분2초22)에 올랐다.

▲ 정승기. ⓒ연합뉴스
▲ 정승기. ⓒ연합뉴스

상위 20명만이 기회를 얻는 4차 시기에는 두 명 모두 무난히 진출했다. 먼저 3차 시기를 치른 정승기는 1분00초69로 10위, 윤성빈은 1분01초03으로 12위를 유지했다. 

마지막 런은 순위 역순으로 진행됐다. 윤성빈이 20명 중 9번째, 정승기가 11번째로 출발해 마지막까지 힘찬 레이스를 펼쳤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4차 시기에서 1분00초63를 기록한 윤성빈은 총합 4분04초09로 경기를 마쳤다. 시기를 거듭할수록 기록을 단축시켰지만 메달권에서는 다소 멀어진 순위에 머물렀다. 

정승기는 1분00초83의 마지막 시기를 포함해 총합 4분03초74로 마무리 지으며 '선배' 윤성빈을 딛고 새로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아이언맨’은 볼 수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새로 정한 규정에 따라 윤성빈과 거북선 헬멧을 준비한 정승기 모두 검은색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섰다. 윤성빈은 “경기력과는 상관이 없다”라고 말했지만 8년 만에 착용한 새로운 헬멧의 어색함은 떨쳐내지 못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탑1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룬 정승기는 더 높은 곳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1·2차 시기를 마친 후 그는 “운동선수라면 정상을 찍었을 때 만족감을 느껴야 한다. 결과가 만족스럽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앞으로 기록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다음을 기약했다.

한편 메달권에는 큰 이변은 없었다. 금메달은 1차 시기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던 크리스토퍼 그로터(독일)에게 돌아갔다. 같은 독일 선수인 악셀 융크가 은메달, 홈이점을 살린 중국의 옌원강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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