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선 ⓒ 연합뉴스
▲ 김민선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김민선(23, 고려대)에게 롤모델을 물으면 망설임이 없다.

'빙속 여제' 이상화(33)를 주저없이 꼽는다. "긴 시간 동안 1등을 지킨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정말 존경스럽다"며 환히 웃는다.

김민선은 중국 베이징에서 메달을 노렸다. 생애 첫 올림픽이던 평창 대회 경험을 거름 삼아 포디움 피니시를 겨냥했다. 하나 뒷심이 조금 달렸다. 4년 뒤 밀라노를 바라보게 됐다. 

김민선은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60를 기록해 7위를 차지했다.

고 아리사(일본)와 10조에 편성된 김민선은 아웃코스로 출발했다. 스타트는 눈부셨다. 100m 기록은 10초43으로 10조까지 20명의 선수 중 3위.

이후에도 뒷심을 발휘해 점점 속도를 높였다. 나란히 달린 고와 격차를 조금씩 벌렸다. 하지만 결국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20명 선수 중 7번째로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김민선은 경기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크게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 다만 '열심히 준비하면 메달을 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맘으로 훈련했다"고 덤덤히 말했다.

"내가 세계 랭킹 1위를 달리는 (최정상급) 선수는 아니니까 부담보다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자는 생각이 더 컸다"며 "그래도 두 번째 올림픽이라 메달이 목표였는데 불발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차분히 인터뷰를 이어 가던 김민선 목소리가 어느 순간 떨렸다. 왼손으로 오른눈을 슥 훔쳤다. 옅게 눈물이 고였다. '괜찮다'를 반복하면서도 지난 4년간 흘린 땀과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맘을 요동하게 한 듯했다.

"평창올림픽 전후로 허리가 너무 아파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럼에도 포기 않고 스케이트를 놓지 않아 뿌듯하다. 지금 눈물은 (슬퍼서 흘리는 게 아니라) 후련해서 흐르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상화 언니와 이강석 코치님이 연습 주행 때마다 찾아와 주셔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4년 동안 준비한 게 오늘(13일) 어느 정도는 경기력으로 나온 것 같다.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선 좀 더 좋은 결과 거머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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