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내홍을 겪으며 베이징까지 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달 20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최민정(성남시청), 이유빈(연세대), 김아랑(고양시청), 서휘민(고려대), 박지윤(한국체대)을 선발했다. 이중 서휘민, 박지윤은 단체전(3000m 계주)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5월 대표 선발전 1위였던 심석희(서울시청)가 있었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료를 험담한 것이 사실로 확인됐고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베이징행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3위로 선발됐던 김지유는 지난해 11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1-22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넘어졌고 발목뼈가 부러졌다. 김지유는 발목에 철심을 박는 결단을 내리며 베이징행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경기력향상위가 빙상연맹 지정병원 2곳과 선수촌 병원 의료진의 소견서에 훈련 영상, 일지 모두를 살핀 뒤 올림픽에 나설 몸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이후 김지유는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묻지 않았다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을 통해 반발했다. 그렇지만, 경기력 향상위의 결정을 뒤집지 못했고 선발전 5위 김아랑(고양시청)이 개인전, 7위 박지윤이 계주에 나서는 것으로 정리됐다. 

복잡한 상황을 안고 베이징에 온 선수들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조직력이 신기루가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올림픽 초반 혼성 계주에서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고 여자 500m는 최민정이 불의의 미끄러짐으로 탈락했다. 남자부 1000m에서 황대헌이 부당한 판정으로 실격하는 등 분위기는 겉은 밝고 속은 무거워졌다. 

그래도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앞으로 가야 했고 황대헌이 1500m 금메달로 기세를 살리자 최민정이 1000m 은메달로 뒤를 이은 뒤 13일 여자 계주 3000m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1000m 은메달을 따고 펑펑 울었던 최민정은 환하게 웃었다. 

누구보다 부담이 컸던 인물은 서휘민이었다. 처음 경험하는 올림픽의 막내였는데 함께 온 박지윤은 준결선과 결선 모두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면 팀이 메달을 따도 받을 수 없다. 서휘민이 박지윤은 물론 넓게 보면 베이징행이 좌절된 김지유의 몫까지 해줘야 했다. 

그래서 메달을 딴 뒤 눈물을 쏟았고 언니들이 위로해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것을 이겨내려 큰 노력을 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그 덕분에 자신감 갖고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올림픽이라는 중압감은 컸다. 그는 "저에게 큰 자리였고 그에 맞는 부담감과 책임감 갖고 있었는데 잘 끝냈단 안도감에 울었다"라며 속마음을 표현했다. 세계 정상권 팀과의 경기에서 그래도 경쟁력을 보여주며 다음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던 서휘민의 레이스다. 

이유빈도 같은 마음이었다. 같이 연습하고도 나서지 못했던 박지윤에게 위로를 건네며 "함께 올림픽에 와서도 마찬가지고 선수촌에서도 그렇고 합도 맞춰보고 연습하면서 서로 도움이 많이 됐다. 고마움을 느낀다"라면서도 "정말 아쉬움도 느껴진다. 은메달을 같이 안겨주지 못했다는 것이 그렇다. 미안하기도 하다.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원팀' 정신을 노래했다. 

김지유에게도 위로를 건넸다. 그는 "같이 오지 못했지만, 월드컵 티켓 확보부터 노력해준 김지유도 부상으로 출전 못 해서 정말 아쉽다. 월드컵 때도 힘겹게 (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언니가 얼른 부상 회복해서 같이 다음 올림픽을 기회를 노리고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정말 고생 많았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배려와 미안함을 동시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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