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대헌(가운데)과 곽윤기(오른쪽)가 11일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선행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욱. ⓒ연합뉴스
▲ 황대헌(가운데)과 곽윤기(오른쪽)가 11일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선행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욱.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서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한국 쇼트트랙이 마지막 골든 데이를 향해 질주한다.

한국 쇼트트랙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100%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현재까지 7개 세부 종목을 치른 가운데 금메달 1개(남자 1500m 황대헌)와 은메달 2개(여자 1000m 최민정·여자 3000m 계주)를 따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선수단은 쇼트트랙 성적을 밝게 전망하지 않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워낙 풍파가 거셌던 탓이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차례로 나왔고, 그 과정에서 단합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변수는 베이징올림픽 개막 후 발생했다. 의도치 않은 외부 요인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최민정과 박장혁 등이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운도 있었지만, 황대헌이 1000m 준결선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하는 등 껄끄럽지 못한 장면이 계속됐다.

그래도 한국 쇼트트랙은 주저앉지 않았다. 첫 종목에서 억울하게 고개를 숙인 황대헌이 1500m에서 보란 듯이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최민정이 여자 1000m 은메달을 차지한 뒤 여자 3000m 계주에서 김아랑~이유빈~서휘민과 함께 값진 은메달을 합작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이제 종착역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덧 마지막 세부 종목인 여자 1500m와 남자 5000m 계주 경기가 16일 열린다. 한국 쇼트트랙으로선 마지막 골든 데이인 셈이다.

▲ 최민정과 김아랑, 이유빈(왼쪽부터). ⓒ연합뉴스
▲ 최민정과 김아랑, 이유빈(왼쪽부터). ⓒ연합뉴스

일단 여자 1500m에선 에이스 최민정을 필두로 이유빈과 김아랑이 출격한다. 가장 믿음이 가는 선수는 역시 최민정이다. 이 종목 디펜딩 챔피언으로 이번 대회에서 2연패를 꿈꾼다.

현재 감각은 좋다. 다른 남녀 동료들 모두 현재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최민정을 꼽을 정도다. 또,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2개를 획득하며 분위기도 끌어올렸다.

뜻깊은 목표 달성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한국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 등극이다. 평창 대회에서 여자 1500m 금메달과 여자 3000m 계주 3000m 금메달을 연달아 따낸 최민정은 이번 대회 여자 1500m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전이경(금4·동1), 박승희(금2·동3), 이승훈(금2·은3)과 동계올림픽 메달 5개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남자 5000m 계주도 메달 사냥을 기대해 볼만하다. 곽윤기~황대헌~이준서~김동욱~박장혁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11일 열린 준결선에서 2조 1위(6분37초879)를 기록하고 결선으로 진출했다. 박장혁이 왼손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김동욱이 착실히 채우면서 완벽한 호흡을 뽐냈다. 또, 맏형 곽윤기는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2위에서 선두로 치고 나오는 역전극을 그려내며 메달 전망을 밝혔다.

한국은 16일 결선에서 만만치 않은 나라를 상대한다. 개최국 중국을 비롯해 캐나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이탈리아와 메달을 놓고 다툰다.

역시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중국이다. 중국은 앞선 준결선 1조 경기에서 리원룽이 캐나다 파스칼 디옹과 부딪혀 넘어지면서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어드밴스를 받아 결선까지 올라왔다. 한국으로선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 그러나 물러설 수는 없다. 곽윤기를 비롯한 계주 멤버들은 14일에도 빙판으로 나와 감각을 점검했다. 마지막 골든 데이를 위해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