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키 프리스타일 중국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관심 폭등 중인 에일린 구(중국명 구 아이링) ⓒ연합뉴스/UPI
▲ 스키 프리스타일 중국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관심 폭등 중인 에일린 구(중국명 구 아이링) ⓒ연합뉴스/UPI
▲ 스키 프리스타일 중국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관심 폭등 중인 에일린 구(중국명 구 아이링) ⓒ연합뉴스/UPI
▲ 스키 프리스타일 중국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관심 폭등 중인 에일린 구(중국명 구 아이링) ⓒ연합뉴스/UPI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시청하는 중국 팬들은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종목에서 두각을 보이는 에일린 구(중국명 구 아이링)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TV만 틀면 에일린 구의 활약상이 등장한다. 프리라는 말 그대로 자유롭게 설원 위를 누비는 에릴린 구의 모습은 다소 통제된 삶이 있는 중국인들에게는 행복감 그 자체다. 빅에어에서 금메달, 슬로프스타일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며 능력을 보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랐던 하프파이프가 기다리고 있어 결과에 따라 더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에일린 구는 CF만 30개를 찍었다고 한다. 중국 영자 신문 '차이나 데일리'는 '에일린 구는 매력적이다. 특히 젊은층이 정말 좋아한다. TV 광고만 30개나 된다. 앞으로 더 늘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에일린 구의 매력은 그가 중국에서도 차별받는 여성이라는 성별에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자로 살다가 2019년부터 중국 국적으로 모든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외모도 이국적이라 남성팬들이 특히 많다고 한다. 

그가 택한 프리스타일 스키는 표현의 자유에 다소 억눌린 중국인들에게는 진정한 자유를 안겨다 주는 상징으로 보고 있다. 또, 여성 선수로 성공하는 모습은 인간 스토리를 만들기에 적격이다. 한마디로 중국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의 신격화의 길에 접어드는 것이다. 

현역 시절 우리에게도 쇼트트랙 라이벌로 잘 알려진 올림픽조직위원회 양양A 선수위원장은 지난 13일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아일린 구가 놀라운 경기를 보여주더라. 딸에게도 에일린 구의 경기를 보라고 했다"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국 간판 선수로 등장한 에일린 구. 광고만 30개를 찍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중국 간판 선수로 등장한 에일린 구. 광고만 30개를 찍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하지만, 에일린 구가 처음부터 주목받았던 것은 아니다. 그가 중국 국적을 선택할 당시에는 상당한 비판이 따랐다고 한다. 중국 시나스포츠 한 기자는 "에일린 구가 미국 국적이었다는 것을 일부 누리꾼이 문제 삼았다. 동계올림픽용 귀화 선수가 아니냐는 것이다"라며 "이런 비판을 실력으로 보여주며 스스로 반전을 해낸 것이 현재의 매력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즉 에일린 구가 실력이 떨어지는 등 성적이 나빠지면 언제라도 여론은 돌아서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에일린 구가 이런 압박을 견디는 것이 가능하냐는 지적도 따른다.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중국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에일린 구는 미국 국적 포기 선언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은 이런 현상을 두고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는 "중국 귀화 과정은 해당 절차를 따라 이뤄진다. 관련 국제연맹의 승인을 거친다"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뒤 "현역 시절 인터넷이 있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면 극복하지 못하고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에일린 구가 과거의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에 찬사를 보냈다. 
 
실제로 15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선 주이는 단체전에서 연이은 실수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주이 역시 미국에서 태어나 중국 국가대표가 됐고 단체전에서 연이은 실수로 누리꾼의 비판을 강하게 받아 눈물을 흘렸다. 

싱글 쇼트 연기를 위해 등장해 소개되자 환호를 받기는 했으나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치렀던 남자 싱글의 진보양이나 쇼트트랙 우다징, 판커신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진 성원이었다. 시나스포츠 관련 기사 덧글에는 '중국어부터 똑바로 하고 연기에 나서라'는 류의 글이 보였다. 

이런 분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에일린 구가 얼마든지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다. 이미 특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을 놓고 비난 몰이가 시작됐다.

외신들이 브리핑에서 에일린 구의 활약과 별개로 여성 인권이나 대중의 비판에 대해 보호가 가능한지에 조직위 측이 두루뭉술한 대답을 넘어간 것이 현재의 중국 분위기를 말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