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연패에 성공한 최민정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연패에 성공한 최민정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연패에 성공한 최민정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연패에 성공한 최민정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몸 관리 하느라고 맛있는 것도 못 먹었는데 먹고 자고 싶어요. 푹 쉬고 싶네요.”
 
혼신의 레이스를 펼쳐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취재진 앞에 나타난 최민정(성남시청)의 얼굴에는 후련함과 기쁨이 동시에 묻어 나왔다. 

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무결점 질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대회에 이어 2연속 금메달이다. 

기쁨을 감추지 않은 최민정은 "정말 좋아서 믿기지 않는다. 주변에서 제 이야기를 하거나 여러 상황 등이 그랬다.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더라. 그것이 좋은 결과로 나와서 정말 뿌듯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후미에서 선두를 보다가 순식간에 치고 올라와 3바퀴를 남기고 선두에서 속도를 더 높였고 완벽한 1위로 웃은 최민정이다. 그는 "경우의 수가 많았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며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풀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 정도 다 맞아떨어졌다. 준준결선부터 결선까지 경기가 잘 풀렸던 것 같다”라며 전략의 승리였음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준준결선에서는 당황하는 일이 있었다. 레이스 도중 바퀴수와 시간이 표출되지 않았다. 결승전을 통과하고 두 팔을 벌려 '이것이 무슨 상황이냐'라며 황당하다는 자세를 보였던 최민정이다. 

그는 "경기 시작하고 나서 계속 랩타임을 도는데도 11바퀴에 멈춰있더라. 그래서 바퀴 수 가늠이 되지 않았다. 기록판도 안 나오더라. 코치 바퀴 수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때 듣고부터 생각했다. 바퀴 수가 안 보이면서 완급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잘돼서 다행이다"라고 위기 돌파의 힘을 전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했던 올림픽이다. 혼성 계주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500m에서는 코너를 돌다 미끄러졌다. 1000m는 수잔 슐팅(네덜란드)에게 아깝게 금메달을 내줬다. 눈물을 펑펑 쏟았던 최민정이다. 그는 "정말 힘들었다. 1000m 끝나고 많이 울어서 후련했다. 그때 잘 털어냈기에 3000m 계주랑 오늘 1500m는 마냥 기뻤다”라고 고백했다. 

2018 평창올림픽 1500m에 이어 2연속 금메달이다. 그는 “(당시와) 정말 다르다. 마지막 종목이기도 했고, 금메달이 없는 상황에서 평창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상황이었다.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더 기쁘고 뿌듯하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번째 올림픽을 경험한 최민정이다. 그는 "평창 때 처음이어서 힘들지만 잘 이겨냈다. 베이징은 경험이 쌓였으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올림픽답게 생각 이상으로 힘든 것 같다. 마무리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평가했다. 

라이벌 슐팅,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개인전 금메달을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최민정도 "경기 후 폰타나, 슐팅이 ‘평창 때와 결과가 같다’고 말하더라. 정말 좋은 선수들과 4년 동안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발전하니 선수로서 굉장히 좋은 일인 것 같다”라며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쇼트트랙은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지킨 최민정이다, 책임감으로 무장한 최민정은 "사실 좋은 성적이 따라오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한계를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과거의 저를 계속 넘어서는 것이 관건이다 그 생각으로 계속 준비했고 마지막까지 잘할 수 있었다”라며 계속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쉽지는 않다. 상향 평준화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정말 치열한 쇼트트랙 구도다 그는 "초반에 잘 풀리지 않았을 당시 당황하지 않고 최대한 침착하게 풀었던 것이 경기 후반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것이 두 번째 올림픽에서 달라진 점이었다. 속도에서도 부분에서 평창 당시와 비교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상향평준화여도 어느 정도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라이벌 네덜란드 수잔 슐팅, 이탈리아 아리아나 폰타나과의 추격을 꺾고 쇼트트랙 1500m 금메달을 손에 넣은 최민정 ⓒ연합뉴스
▲ 라이벌 네덜란드 수잔 슐팅, 이탈리아 아리아나 폰타나과의 추격을 꺾고 쇼트트랙 1500m 금메달을 손에 넣은 최민정 ⓒ연합뉴스

 

평창, 베이징에서 총 5개의 메달을 수집한 최민정이다. 그는 “평창올림픽 당시 베이징은 생각도 못했다. 베이징을 준비하면서도 (4년 뒤) 밀라노를 생각하지 못했다. 천천히 생각해봐야 겠다. 성적에 연연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준비하는데 결과가 따라왔다. 저 혼자 잘해서 딴 것은 절대 아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라며 주변인들에게 공을 돌렸다. 

1500m는 올림픽, 세계 기록 모두 최민정의 것이다. 그는 "준결선에서는 올림픽 신기록 나올 줄 몰랐다. 타다 보니 나와서 좋다. 이름이 남겨져 있어서 좋다"라면서도 "사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 같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이 많이 도와준 것도 감사한 일이다. 그는 "곽윤기가 여자 계주를 앞두고 ‘내가 힘을 줄테니 여자 계주 잘 해봐라'라고 하더라. 그런데 남자 계주를 앞두고 기를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오빠가 잘하니까 내가 좀 더 쓰겠다’고 하고 안줬다. 그랬더니 은메달 땄다고 뭐라 하더라”라며 웃었다. 

올림픽은 남녀 대표팀의 결과에 따라 서로 영향을 받는다. 최민정은 황대헌의 1500m 금메달을 분위기 전환점으로 꼽았다. 그는 "선수들이 경기가 절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마음 강하게 먹었다. 초반 결과 따라오지 못했더라도 잘 버텼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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