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베이징, 이성필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18, 수리고)이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유영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을 합친 70.34점을 받으며 6위에 올랐다.
73.51점으로 5위에 오른 히구치 와카바(일본)와 점수 차는 3.17점이다. 3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 79.84점)와는 9.5점이다. 히구치에는 역전 가능한 점수 차, 사카모토에는 기술 싸움에서 접전을 벌여 뒤집기를 노리기에 나쁘지 않은 간극이다.
유영의 이번 올림픽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하는 것이다. 또 다른 목표는 '피겨 여왕' 김연아(32)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4년 전 2018년 평창 올림픽에 출전한 최다빈(22, 고려대)은 여자 싱글에서 최종 7위에 올랐다. 그는 김연아(2010년 밴쿠버 금메달, 2014년 소치 은메달) 이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유영은 17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를 피할 경우 최다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부담스러운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경험했기 때문에 위축된 마음을 어느 정도는 털어낼 자신감도 얻었다.
만족한 연기를 해낸 유영도 "이제 무대를 중점으로 제가 좀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많이 긴장됐지만 그래도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그점을 좋게 생각한다"라며 100%는 아니여도 부족함 없는 무대였음을 강조했다.
문제는 트리플 악셀 성공이다. 올 시즌 유영의 트리플 악셀 성공률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달 열린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베이징 올림픽 2차 선발전) 쇼트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을 정복했다.
평소 훈련에서 유영의 트리플 악셀 성공률은 높다. 실전에서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는 점이 문제로 꼽히는데 베이징 입성 후 연습에서는 정확한 회전과 안전한 착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연습 링크와 메인 링크의 빙질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괜찮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전망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하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유영은 트리플 악셀에 대해 "회전 부족이 나왔지만 넘어지지 않고 잘 착지한 것 같다. 그 점에는 만족하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연습 때처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의 프리스케이팅 기술 구성은 (약물 파문을 일으킨 카밀라 발리예바를 예외로 ) 러시아 선수들을 제외한 다른 경쟁자와 비교했을 때 떨어지지 않는다.
유영은 트리플 악셀은 물론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비롯한 세 번의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한다. 단독 트리플 루프와 트리플 플립 등도 모두 성공했을 경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유영(총점 개인 최고점 223.23점)은 5위 히구치(총점 개인 최고점 207.46점)보다 총점 개인 최고 점수가 높다. 3위 사카모토(총점 개인 최고점 228.07점)와는 4.84점 차다. 유영이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성공은 물론 무결점 경기를 달성하면 충분히 뒤집기도 가능하다.
다른 변수는 쇼트 4위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7, 러시아올림픽위원회)다. 트루소바는 다양한 4회전 점프를 구사하지만 기복이 심하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플립에서 모두 흔들리며 74.60점으로 4위에 그쳤다. 트리플 악셀을 다시 잡았을 시 성공 여부가 전체 연기를 가늠할 중요 요소다.
기초 기술 구성점이 높은 트루소바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선전하면 충분히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유영이 사카모토와 히구치를 제치고 최종 4위에 오를 경우 예상치 않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카밀라 발리예바(16, 러시아)는 금지 약물 도핑 논란 속에 출전했다. 그는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남은 요소를 무난하게 해내며 82.16점으로 1위에 올랐다. 약물을 빼고 고면 점프의 높이나 스핀의 회전력이 현역 선수 중에서는 최상위다.
경쟁자인 안나 쉐르바코바(17,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80.20점으로 2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두 선수의 점수 차는 크지 않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발리예바가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불명예스러운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발리예바의 우승은 대중들의 정서에서 크게 벗어났다. 도핑 문제에 휩싸인 선수가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할 경우 논란의 소용돌이는 훨씬 거세질 기세다. 정당성 논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연아를 비롯해 피겨계 구성원은 물론 스포츠인들이 발리예바의 출전 당위성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올림픽이 끝난 뒤 발리예바는 어떤 색깔의 메달을 획득해도 박탈당할 위기와 마주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영이 4위에 오를 경우 '행운과 노력이 함께 담긴 동메달'을 목에 걸 기회가 열린다.
이런 조건을 완성하려면 유영의 트리플 악셀이 정상적으로 작동함과 동시에 프리스케이팅 무결점 연기가 필수적다. TES가 좋은 선수라는 점에서 기대감은 커진다.
대회를 대하는 자세에서 믿음이 더 생긴다. 유영은 발리예바를 두고 "신경이 안 쓰였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제 스케이팅이 우선이라 연기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라며 자신에게만 집중했음을 강조한 뒤 "여러 사건들을 신경 쓰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는 만큼 잘해서 끝냈으면 좋겠다"라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강조했다.
한편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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