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22일 잠실 두산전 도중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 롯데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22일 잠실 두산전 도중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위기의 남자’ 글렌 스파크맨(30·롯데 자이언츠)이 일단 운명의 한 주를 버텨냈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물음표는 완전히 지워내지 못했다.

스파크맨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5⅓이닝 5피안타 5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1-3으로 뒤진 6회말 마운드를 내려가 패전 위기로 몰렸지만, 9회 극적인 5-4 역전승으로 패배는 기록하지 않았다.

스파크맨은 올 시즌 롯데 마운드의 아픈 손가락으로 통했다. 1선발 기대를 안고 KBO리그로 뛰어들었지만, 좀처럼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록이 이를 대신 말해줬다. 이날 경기 전까지의 성적은 7게임 1승 2패 평균자책점 5.88(26이닝 17자책점). 무엇보다 이 기간 볼넷이 14개로 많았고, 피안타율도 0.317로 높았다. 아직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부문 1위가 0.299의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부정적인 인상을 풍긴 날도 많았다. 대표적인 경기는 어린이날이었던 5일 수원 kt전. 이날 스파크맨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0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6실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계속된 부진으로 구단이 대체 외국인투수까지 알아볼 정도로 퇴출 위기로 몰린 스파크맨은 운명의 한 주를 맞았다. 화요일과 일요일 연속 등판이 가능한 1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과 이날 두산전이 시험대였다.

일단 스파크맨은 KIA전에선 6이닝 4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고 희망을 되살렸다.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KBO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6이닝을 채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어 스파크맨은 나흘 휴식을 취한 뒤 두산전을 맞이했다. 이날 등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직전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토대로 자신감 있게 던지길 바란다. 꾸준함이 오늘의 키다”며 응원을 보냈다.

▲ 롯데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 롯데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스파크맨은 경기 초반 잠시 흔들렸다. 1사말 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우월 2루타를 맞은 뒤 강승호에게 중전안타를 내줘 1사 1·3루로 몰렸다.

위기를 맞은 스파크맨은 다시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김재환과 허경민에게 연속해 볼넷을 내줬다. 밀어내기 1실점. 이어 박세혁의 1루수 땅볼 때 1점을 추가로 헌납했다.

2회에는 수비 도움도 받지 못했다. 1사 후 박계범의 땅볼을 유격수 이학주가 1루로 악송구했다. 이어 박계범이 2루를 훔친 상황. 여기에서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2루수 김민수가 놓쳤다.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공이 외야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그 사이 박계범이 홈을 밟아 실점은 3개로 늘어났다.

이렇게 흔들린 스파크맨. 그러나 이후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3회와 4회, 5회를 큰 위기 없이 넘겼다.

이어 6회에도 마운드를 밟은 스파크맨은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박세혁과 김재호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다시 흔들렸고, 결국 정수빈 타석에서 서준원과 교체됐다. 일찌감치 몸을 푼 서준원은 정수빈과 대타 양석환을 각각 삼진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스파크맨의 추가 실점을 막았다.

올 시즌 가장 많은 102구를 이날 던지면서 기록한 운명의 일주일을 11⅓이닝 9피안타 9볼넷 6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버텨낸 스파크맨. 과연 반전 드라마는 쓰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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