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지현 감독 ⓒ곽혜미 기자
▲ 류지현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LG는 20일부터 22일까지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주말 3연전에서 1승2패로 물러났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모두 출격하는 등 선두 SSG와 경기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오히려 한 경기가 더 벌어지고 말았다.

열세 3연전의 표면적 원인으로는 불펜이나 실책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패한 20일과 22일 경기 중반까지 앞서 있다가 역전패했다. 20일에는 마무리 고우석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수비진의 실책이 나오며 끝내기 패배했다. 22일에는 1-0으로 앞선 8회 2사 후 추신수의 동점 홈런을 시작으로 연이어 3실점하며 1-3으로 졌다.

LG의 강점은 마운드에 있고, 그 마운드 중에서도 불펜이다.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진은 리그 최고로 뽑힌다. 이들 사이에 중간중간 끼어들어갈 수 있는 좌완 원포인트 및 필승조 못지않은 구위를 자랑하는 선수도 꽤 많다. 일단 6회까지만 앞서 있으면 승률이 높은 팀임은 분명하다. 그런 불펜이 무너졌으니 눈에 크게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꼭 불펜 탓일까. 어쩌면 타격 부진이 이번 시리즈의 열세로 이어진 결정적인 원인일 수도 있다. LG는 세 경기에서 모두 선취점을 뽑고도 그 흐름을 추가점으로 이어가지 못했고, 그러더니 불펜이 쫓겼으며, 결국 두 경기에서나 역전패를 당했다. 간신히 이기기는 했으나(4-3) 21일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역시 추가점이 안 나와 어려운 경기를 했다.

LG는 20일에는 2회까지 뽑은 4점이 전부였다. 3회부터 9회까지는 무득점이었다. 21회에도 전체 득점 4점이 모두 5회까지만 나왔다. 6회부터 9회까지는 0만 새겼다. 22일에는 2회에 뽑은 1점이 전부였다. 공격은 일을 안 했고, 사실 어떤 팀이든 1득점 경기에서는 거의 다 진다. 추가점이 안 나올수록 불안감은 더 커졌을 것이다. 차라리 쫓아가는 게 더 편안할 법한 흐름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LG의 이런 흐름이 비단 이번 3연전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잠재적인 불안감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의 올 시즌 타격 지표는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22일까지 팀 타율 리그 2위(.261), 팀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리그 2위다. 그러나 이런 타격 지표와 별개로 허점도 있다는 게 생각보다 너무 자주 드러난다.

LG의 7~9회 타율은 0.246으로 리그 5위에 머물고 있고, 불펜이 막아내지 못하면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마운드가 4실점 이상을 한 경기에서는 6승15패다. 리그 중위권 팀들과 비슷한 승률이다. 공격이 만회를 못해준다는 이야기다. 팀 홈런은 늘어났지만, 코칭스태프가 그렇게 강조한 ‘짜임새’는 아직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런 타격은 강했던 불펜마저 잡아먹을 가능성이 있다. 점수차가 넉넉하지 못하면 자연히 필승조 소모가 클 수밖에 없고, 이 필승조가 144경기 레이스에서 신선함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때로는 고비 때 도망가고 대량 득점을 하는 날이 있어야 필승조들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다. 새로운 투수를 실험할 여유도 생긴다.

빈공은 투수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준다. “4~5점 줘도 괜찮다”가 아닌, “4~5점 주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심리가 지배하는 순간 투수들이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기 어려워진다. 타격과 마운드는 따로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야구에서 최선의 공격은 투수들의 맹렬한 공격이 될 수 있듯이,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다. LG가 대권 도전에 나서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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