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스몰츠는 오타니가 투수에 전념하면 엄청난 선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
▲ 존 스몰츠는 오타니가 투수에 전념하면 엄청난 선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존 스몰츠(55)는 한 시대를 풍미한 투수로 2015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대투수다. 통산 213승과 154세이브를 기록하며 8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애틀랜타 소속이었던 1996년에는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런 스몰츠는 현재 FOX스포츠의 해설위원으로 재직하며 여전히 현장과 가까운 곳에 있다. 최근에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제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스몰츠는 지난 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 LA 에인절스의 경기를 중계했는데,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의 타석 때 투수에만 전념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스몰츠는 “만약 그가 다시 치지 않고(타자로 활약하지 않고) 오직 투구에만 전념한다면, 그는 아메리칸리그의 제이콥 디그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투수다. 오타니가 투수에만 전념하면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가 될 것이라는 게 스몰츠의 생각이다.

사실 스몰츠의 이런 의견은 처음 개진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오타니가 투‧타 겸업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때도 스몰츠는 투수에 전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놨다. 타자보다는 투수로 더 큰 성공을 거둘 재목이라는 것이다.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 9경기에 등판해 47⅓이닝을 던지며 3승4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23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 3.18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투구 내용을 뜯어보면 고무적인 부분도 적지 않다. 전체적인 세부 지표에서 지난해보다 더 나아진 구석도 여럿 보이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0.8개였는데 올해는 12.4개로 더 뛰었다. 반대로 9이닝당 볼넷 개수는 지난해 3.0개에서 올해 2.1개로 떨어졌고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 또한 지난해 3.52에서 올해 3.35로 낮아졌다. 평균타구속도도 지난해 88.4마일에서 올해 87.8마일로 소폭 하락했다. 

여기에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지난해 95.6마일에서 올해 97.1마일까지 오르는 등 전체적인 속도도 증가했다. 헛스윙 비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는 40% 이상의 헛스윙 비율을 자랑하는 구종이 스플리터(48.5%) 하나뿐이었지만, 올해는 스플리터(45.3%), 커브(48.4%), 슬라이더(42.3%)까지 세 개나 된다. 구종의 완성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실 투수와 야수는 쓰는 근육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오타니의 제대로 된 투‧타 겸업이 경이로운 이유다. 선발투수는 자신만의 루틴을 철저히 지키는데, 오타니는 그 중간에 타자로 계속 나서면서 선발 준비를 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스몰츠는 오타니가 그 중간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투수로 더 철저히 준비한다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보고 있다. 당분간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계속되겠지만, 향후 나이가 들어 어느 하나를 선택한다고 하면 어떤 것을 택할지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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